어느 날 드라이브를 하다가 아빠가 말했다.
나이가 들면 살아온 세월이 얼굴에 나타나기 마련이라 우리는 그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그 이야기를 들은 엄마는 옆에서 역시 아빠는 엄마를 만나고 나서 인상이 아주 착해졌다고 덧붙였다.
아빠도 옆에서 웃으며 동의했다.
나도 착하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나는 생일을 아주 좋아한다. 내 생일 말고도 누군가의 생일을 축하해 주는 것도 말이다.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도 축하받을 수 있다는 건 참 특별한 일이라 생각이 들기 때문에.
내가 빠른 년생이라 좋은 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생일이 연초에 있다는 것이다.
나는 내 생일 한 달 전부터 기분이 좋고 들뜬다. 1월이 되면 뭔가 나이를 먹고 또 일 년이 지났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내 생일이 곧 돌아온다는 생각에 항상 기분 좋게 연초를 보낸다.
이런 이야기를 엄마에게 했다. 엄마는 내가 생일을 좋아한다니 참 다행이라고 했다.
엄마는 나이가 들면서 생일이 싫어지고 우울해졌다고 했다. 왜냐는 물음에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생각나서라고 했다.
엄마가 외할머니를 그리워하듯 나도 엄마를 그리워할 거란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