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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업유목민 Aug 18. 2022

이것부터 숙지하자

본격적인 업무 시작 전이라면

이 글의 독자들은 크게 세 분류로 나뉠 것이다.


예비 신입사원

이제 막 업무를 배우기 시작한 신입사원

업무 때문에 힘들어하는 신입사원


만약, 당신이 언제 어느 때나 칼퇴하는 신입사원이라면, 당신은 업무 능력이 무척 뛰어난 사람이거나, 그게 아니라면 무관심 속 방치된 사람 중 한 명일 것이다. 회사라는 조직은 언제나 최소의 인력으로 최대의 결과를 뽑아내기 위해 궁리하는 집단이다.



 그런데 항상 칼퇴가 가능하다?


그렇다면 당신에게 늘 1인분 미만의 일들만 주어지는 건 아닌지 되돌아봐라. 만약, 당신이 그 경우에 해당한다면, 남들보다 더더욱 분발해야 한다. 신입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이 용서되는 기간은 길어야 6개월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당신은 이 기간 동안 최대한 많은 것을 경험해봐야 한다. 만약, 직접 경험할 기회가 없다면 질문을 하거나 어깨너머로라도 간접적으로 배워놓아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는다. 당신이 수습을 면하는 순간, 주변의 상사나 동료들은 당신이 월급 받는 만큼의 일은 해내길 기대하게 될 테니까.     


노파심에 서론이 좀 길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신입사원이 된 당신이 본격적인 업무 시작 전 반드시 숙지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 알아보자.

 





1. 부서 내 팀장 및 자리가 가까운 상위 직급자의 이름을 외워라.


힘든 취준을 거쳐 입사한 당신.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 달 여의 시간을 지나 팀에 배정되었으나, 실질적으로 받은 업무가 없다. 게다가 배정된 자리도 복도 쪽이라 지나다니는 모두가 당신의 모니터를 쳐다볼 수 있다.  인터넷 서핑도, 카카오톡 하기도 눈치가 보여 이미 읽었던 가이드라인만 배경처럼 켜놓은 당신의 모습이 너무나 눈에 훤하다.


하지만, 이렇게 어영부영 흘러갈 수 있는 시기일수록 사소한 것 하나만 잘해도 센스 있는 신입이 될 수 있다. 몇 가지 상황을 예로 들어보겠다.



[상황 1: 사수가 무언가를 시키는 상황]

"신입 씨, 이거 1팀 김 차장님한테 서류 좀 가져다줘."

"아, 1팀 김경력 차장님 말씀하시는 거죠?"

"맞아. 신입 씨, 김경력 차장님 어떻게 알아?"

"미리 좀 외워놨죠~"


[상황 2: 다른 사람의 전화를 대신 당겨 받은 상황]

"안녕하세요. OO팀, 김신입입니다."

"아, 거기 김 차장 좀 바꿔줘."

"1팀 김 차장님 말씀하시는 거죠? 아, 잠시 자리 비우신 것 같은데 메모 남겨드릴까요?"

"OO팀 김상무한테서 연락 왔었다고 해."



실제로, [상황 2]와 같은 경우가 종종 일어난다. 회사 임원들은 보통 장기 근속자인 경우가 많고, 그렇기 때문에 다짜고짜 본론만 얘기해도 기존 직원들이 찰떡같이 알아듣고 일을 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하필이면 당신이 전화를 받았고, 그들의 존재도 눈치채지 못했으며, 말하는 바도 알아듣지 못했다. 만약, 운이 없는 경우, 당신은 "아까 전화받은 게 누구야?" 라며 추궁하고 돌아다니는 김 차장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2. 전화기 사용법을 숙지해라.


'따르릉' 울리는 전화소리. 당신은 빠릿한 신입처럼 보이기 위해 얼른 '*' 버튼을 두 번 눌러 전화를 당겨 받았다. 하지만 막상 당겨놓고 보니 그 사람이 부재중이 아닌 상황이라면?


당신은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시선에 당황할 것이고, 당신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수화기 너머 발신자는 '여보세요? 여보세요?' 라며 수신자를 찾아 헤맨다. 쩔쩔매는 표정으로 '혹시 내선 번호가...'라고 물으니 그 사람이 '742 요.'라고 대답한다.


당신은 대기 중이던 발신자에게 '잠시만요. 전화 돌려드릴게요.'라고 말하고 이런저런 버튼을 누른다. 하지만 여전히 당신의 수화기에서는 여전히 발신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패닉에 빠진 당신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려던 사이 결국 발신자는 나중에 다시 걸겠다며 전화를 끊고, 당신은 이런 말을 듣게 된다.



아니, 입사한 지 며칠이 지났는데 아직 전화 돌릴 줄도 몰라요?   

  


당신은 이 상황이 억울하게 느껴지는가? 지극히 정상이다. 누구도 당신에게 전화 당겨 받는 법, 전화 돌리는 법, 휴대폰으로 착신을 전환하거나 해제하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고, 그래서 몰랐을 뿐이다.


하지만 회사란 원래 그런 곳이다. 당신의 상사나 동료나 모두 당신과 똑같이 회사에 고용된 처지이고, 이런 사소한 것들 하나하나까지 당신에게 나서서 알려줘야 할 의무는 없다. 만약, 당신이 경력직 신입인 경우라면 더더욱 그렇다. 아예 신입인 경우에는 '그래. 모를 수도 있지.'라고 넘어갈 수 있지만, 당신에게 경력이 있는 경우 '회사 안 다녀 봤어요?'라는 소리를 듣게 될 수도 있다. 그러니,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자리 배치도부터 출력해서 한쪽 벽면에 붙여놓아라. 대부분의 자리 배치도는 내선번호를 포함하고 있으니, 주변 사람들 이름 외울 때 당신 팀장이나 사수의 내선번호 정도는 알아두는 게 좋다.

   



3. 자주 사용하는 파일들의 경로를 외워라.


같은 부서 내에서는 공통된 파일 서버를 사용할 확률이 높고, 여러 명이 동시에 하나의 파일을 검토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당신은 사수의 가르침에 따라 서버에 있던 파일을 바탕화면으로 복사했고, 나름대로 신중히 고민하며 검토 의견을 남기는 중이다. 이제 한 절반쯤 작성했을까? 사수가 기지개를 켜며 당신 자리로 오더니 작성한 파일을 열어보라고 한다. 그러나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사수는 당신에게 서버에 있는 어떤 파일을 열어보라고 말한다.


하지만 당신은 파일 경로를 몰라 엉뚱한 폴더를 계속해서 클릭한다. 한 번, 두 번 반복되자 한숨을 내쉰 사수가 직접 마우스를 움직여 필요한 경로를 찾아간다. 그리고 이렇게 얘기한다.



즐겨찾기라도 좀 해놓지...



사실, 자주 사용하는 폴더를 즐겨찾기에 추가하면, 클릭 한 번에 원하는 경로에 도달하니 무척 유용하다. 나 역시 즐겨찾기 기능을 자주 애용한다. 그러나 아무리 즐겨찾기 기능이 편리하더라도, 파일 경로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 팀장이나 사수가 당신을 자리로 부를 수 있고, 그 경우 당신은 그들의 컴퓨터를 이용해 파일로 접근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럴 때마다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일 건가?  

 





이번 글 '이것만은 숙지하자'에서는 본격적인 업무 투입 전 신입이 알아두면 좋을 것들에 대해 다뤄보았다. 다음 글에서는 업무를 막 시작한 신입이 가지면 좋을 습관들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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