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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업유목민 Dec 10. 2022

대기업 vs 중소기업: 둘 중 어디가 나을까?

신입으로 두 곳 모두 다녀보고 적는 리얼 후기



오늘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궁금했을 법한 주제에 대해 다뤄보려고 한다.


바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차이 및 장단점이다.


나는 꽤 여러 직장을 다녀보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에서 모두 신입으로 일해본 경험이 있다.


여기저기서 일해보고 느낀 점은,

다소 진부하겠지만 100% 좋은 회사라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분명 각각의 장단점은 존재하므로, 이번 글에서는 직접 느껴본 회사의 규모에 따른 특징 및 장단점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대기업의 장점


 

사실 아무리 포장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기업을 선호한다.

물론 나도 그랬고 내 주변 모두가 그랬다. 그렇다면 대체 이유가 뭘까?



1. 연봉 (+ 성과급) 


대기업 초봉 평균이 4천만 원 중반인데 비해 중소기업 연봉은 잘 주면 3천 초반, 심하면 2천 중반에서 후반대도 많다. (IT 직군 제외)


대기업은 인센티브까지 짭짤하다. 인센티브까지 계산하면 중소기업의 연봉 2배를 넘어가기 십상이다.  


즉, 아직 복사기 사용법도 모르는 대기업 신입사원이 밤새 야근하며 사수 노릇까지 해야 하는 중소기업 대리보다 많이 받는다는 말이다. 그러니 돈을 모으고 싶은 사회초년생이라면 대기업이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2. 복지


대기업은 복지 좋은 편이다. 회사 자체 복지몰도 있고 어린이집도 있다. 야근수당이나 휴일수당도 절차를 귀찮게 만들어 놓긴 했지만 신청하면 받을 수는 있다. 명절 상여금도 중소기업보다는 많이 주는 편이고, 출퇴근 셔틀버스도 있으며, 자녀 학자금은 물론 직원 본인의 학자금도 지원해준다.



3. 사회적 지위


대기업에 다녀서 좋은 또 다른 점은, 사람들한테 어디 다닌다고 길게 말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그냥 어디 다닌다고만 말하면 '아, 그러시구나.'라고 바로 알아들으니 일일이 뭐하는 회사인지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회사가 잘 나가는 것뿐인데 마치 내가 잘난 사람인 것처럼 대우받고 주변의 보는 시선이 달라진다. 그리고 이럴 때만큼은 애사심이 샘솟는 경험을 할 수 있다.



4. 입사 동기


공채로 입사하는 경우 입사 동기가 적게는 수십 명에서 많게는 수백 명에 이른다. 대기업은 신입 교육 커리큘럼에 막대한 비용을 쏟는데, 직원들은 이 교육을 받으면서 부여받는 여러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자연스레 타부서 동기들과 협업하게 된다.


원했든 원치 않았든 최소 몇 주에서 몇 달 동안 매일 보면 친해지기 마련이고, 교육 수료 후 부서에 투입되고 나서부터는 서로의 정보원 역할을 해주는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또 누군가 회사생활로 힘들어할 때면 함께 맥주 마시며 누가 더 힘든지 배틀을 하다가 어느새 고민이 무엇이었는지도 잊어버리게 된다.




대기업의 단점



1. 업무 난이도


예를 들어, 직원이 10명인 회사의 인사팀 직원과 직원이 1500명인 인사팀 직원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회사에서 월급을 줘야 하는데 실수로 수치를 잘못 입력한 경우, 직원 수가 10명일 때는 어찌어찌 사과를 하고 전화나 메일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직원이 1500명인 대기업이라면 그 실수가 상부에 보고되고 사유서를 쓰고 전사 직원들에게 공문을 돌려야 할 수도 있다.  


즉, 중소기업이나 대기업 직원이 하는 업무 자체는 비슷하지만, 규모 차이로 인해 개개인이 지는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우리나라 정부에서 정한 대기업의 조건에는 매출은 5조 원이다. 이 천문학적인 액수는 국내 시장만 타깃으로 잡아서는 만들어내기 힘든 수치다. 그렇기에 많은 대기업들은 외국어가 가능한 인재를 뽑는다. 한글로만 하기도 어려운 일을 외국어로도 하라고 한다. 실무적인 능력 외에 언어적인 능력까지 요구하는 것이다.



2. 보수적인 문화


몇몇 아닌 기업들이 있긴 하지만, 대기업 문화는 보수적인 편이다. 복장 규정이 있는 경우가 많고 직급 체계도 여전히 건재하다. 또한, 업계에서 자리 잡은 만큼 최선이라고 판단한 Best Practice가 있어 새로운 시스템이나 절차를 도입하는데 오래 걸리는 편이다.



3. 낮은 승진 기회


무슨 말이냐 하면, 아주 성과가 뛰어난 인재가 아닌 이상 특정 직급보다 위로 올라가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유는 잘난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오래 버티려면 결국 꾸준히 승진해야 하는데, 기존 관리자급들이 퇴사하지 않는 이상 계속 팀원급으로 머무르거나, 전혀 다른 부서의 팀장으로 발령받기도 한다.


때문에 승진에서 누락되었거나 발령받은 부서의 직무와 맞지 않는 경우, 조금 더 작은 규모의 회사에 보직을 달고 이직하거나 더 많은 연봉을 제시하는 경쟁사로 이직하기도 한다.




중소기업의 장점 및 단점



중소기업의 장단점은 굳이 대기업처럼 나눠서 적지 않겠다.

 

왜냐하면, 

중소기업 장점=대기업 단점,

중소기업 단점=대기업 장점이기 때문이다.


즉,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연봉, 복지, 사회적 지위, 회사 내 인적 인프라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는 반면 대기업보다 업무의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덜 보수적이며, 윗사람이 퇴사하거나 인력난으로 인해 승진 기회가 빨리 찾아온다는 장점이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에서 모두 일해본 결과 나는 중소기업이 더 취향에 맞는 사람임을 깨달았는데, 그 이유는 내 성취 욕구가 강한 편이기 때문이다.


나는 쉬운 일보다는 도전적인 일이 좋고, 배움에 대한 갈망이 있으며, 주도적으로 일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대기업에서 그런 업무를 맡으려면 너무 오랜 기간 기다려야 한다. 그때까지 버틴다고 해도 내가 그 업무를 맡게 될 거란 보장이 없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대기업만큼 대규모 인재 채용을 할 여력이 없고, 상대적으로 인력 부족에 시달린다. 그로 인해 일 좀 한다 싶은 사람들은 종종 불합리해 보일 정도로 많은 일들을 떠안게 된다.


누군가는 그 월급 받고 왜 그러고 사냐고 물을 수도 있지만, 보다 더 중요한 건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 직장 동료들이 소시오패스가 아니라면, 돈 좀 적게 받더라도 본인이 성장할 수 있는 업무를 하는 게 장기적으로 볼 때 더 이득이기 때문이다.


남들보다 더 많이 일하고 직급에 비해 어려운 일을 맡긴다는 것이 회사 차원에서는 인건비를 줄일 목적이겠지만, 그게 직원 개인에게 꼭 나쁜 일만은 아니다. 직원은 그 일을 해냄으로써 우선순위를 배우고, 시간 관리 능력을 배우게 되며 상사와 잦은 교류를 함으로써 상위 직무에 대한 예행연습을 하게 된다.


중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규모와 매출의 차이가 있을 뿐 회사라는 조직은 이익집단이므로, 당연히 같은 월급이라면 더 많은 경험과 인사이트를 가진 직원을 채용하고 싶어 한다.


현재는 중소기업에 있지만 추후 대기업에 이직하고 싶은 경우라면, 현재 있는 회사에서 보다 많은 경험을 하고 실력을 키운 뒤 그 점을 어필하여 이직하면 된다.










만약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가 별 볼일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내가 사용하는 방법 하나를 알려주겠다.


바로, 당신이 그곳에서 몇 등 정도의 인간인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우리 어머니는 내게 "어딜 가나 1등은 있다."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아무리 하찮아 보이는 집단에도 실력자가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실력자만큼 되기 전까지는 함부로 그 집단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운이 좋게도 현재 다니는 직장에는 일을 정말 잘하는 팀장님들이 계신다. 내가 현재 분야에 관심을 잃지 않고, 롤모델인 팀장님들만큼 실력이 늘기 전까지 내게 그 회사는 충분히 가치가 있는 회사인 셈이다.  


나는 그분들을 페이스메이커 삼아 열심히 배우고 실력을 쌓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목표했던 수준을 넘어섰을 때, 계속해서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해준다면 남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떠나면 된다. 그때에는 회사가 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회사를 선택하게 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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