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사이버대학교에 편입을 했다.
코로나로 대부분의 대학들이 온라인 강의를 하고 있다. 나는 원래부터 사이버 대학생이라 달라진 것이 없다. 나도 20살 때는 실물로 존재하는 대학교를 다녔지만 33살에는 사이버 세상에 존재하는 대학교(알고 보니 실물로도 있다!!) 선택해서 지금도 강의를 듣고 있다. 이전 학교 학점이 인정이 되어 3학년으로 편입할 수 있었고, 총 70점의 학점을 들으면 학사를 취득할 수 있게 된다. 총 70점은 주전공 42, 교양필수 3, 나머지 25를 채워서 들어야 한다.
교양수업이야 예전 학교 다닐 때도 많이 들었고, 요즘에는 유튜브다, TED다 워낙 많은 동영상들이 있어서 자주 접하고 있어서 그런지 이 학교에서까지 그런 교양을 듣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나머지 25학점도 거의 교양으로 채워서 들으려고 한다. 전공과목은 1학년부터 다닌 학생 대비 기초 지식이 부족할 테니 개론 과목들과 청소년상담사 3급 시험 과목이라던가, 다른 자격증들에 필요한 과목들 위주로 골라서 들었다. 남은 학기 동안에는 관심 있는 분야 위주로 들을 예정이다.
2019년 1학기 (18학점), 2학기 (15학점),
2020년 1학기 (12학점), 하계 학기 (3학점-수강 중)
이렇게 지금까지 48학점을 들어서 이제 22학점 남았다. 계속 18학점씩 4학기 들으면 졸업이 가능하지만, 너무나도 다른 분야의 회사원인 나에게 18학점은 무리라는 것을 1학기를 들어보면서 깨달았다. 그리고 2학기에 한 과목을 줄여보았지만 그거도 너무 힘들었어서 3번째 학기에는 4과목만 듣고, 대신 하계 학기를 신청해보았다. 아직 다 완료한 것이 아니어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를 잘 모르겠다.
강의라는 것은 예전 수능 준비할 때 자주 들었던 인터넷 강의와 다르지 않다. 최대 2배속까지 가능하고(제일 중요), 정해진 시간까지 들어야 출석 인정이 된다. 실제 만나지는 않지만 온라인 상에서 토론도 하고 과제도 제출한다. 책이나 영상을 보고 생각을 적으라는 것도 있고, 어떤 질문에 대한 의견을 적으라는 것도 있고, 예상 시험문제를 만들어 보라는 것, 미술치료에서는 내가 직접 만든 다음에 사진을 찍어서 올리는 것도 있었다. 의외로 적응이 빨리 되었고, 스케쥴링하는 요령도 생겼다. (비슷한 날짜에 마감인 토론/과제들은 하루에 다 몰아서 하기, 강의는 쉬운 것, 어려운 것을 나눠서 그 날 그 날 체력에 맞게 듣기 등등)
시험은 오픈북이고 인터넷으로 보는 것이라서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았다. 시험이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예전에 나는 문과여서 대부분 시험이 문제는 한 줄인데 답안지는 몇 장을 엄청나게 손으로 써야만 했음) 변별력을 위한 몇 문제의 헷갈리는 것들이 있다. 오픈북이라고 해도 어디에 뭐가 있는지를 모르면 못 푸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어디에 무슨 내용이 있는지를 파악하고 재빠르게 찾아서 써야 하는데, 나중에 자격증 시험은 이러지 않을 테니 공부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은 앞으로 갈 길이 멀다. 학점도 많이 남았고, 원래대로라면 다음 학기만 들으면 졸업하겠지만 어쩔 수 없이 내년까지 들어야 할 것 같다. 아직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고, 지식도 많이 쌓이지 않았다. 회사도 계속 다닐 것이고 (당분간 이직이나 퇴사 생각 없음...), 혹시라도 아기가 생긴다면, 아마 이 미래는 많이 늦어지게 될지도 모르겠다.
중간에 담당 교수님이라고 하시면서 전화가 한 통 왔었다. 내가 3학기 동안 강의를 일부러 2개나 찾아 들었던 온라인 상으로만 뵈었지만 강의를 너무 잘하셔서 좋아하던 교수님이었는데, 그 교수님이 연락을 주셔서 엄청 반가웠던 기억이 난다. 아무튼 나는 지금 하는 일도 이 일과는 관련이 없고, 당장 뭔가 되려는 마음도 없기는 하지만 석사를 해야하는지 그 다음 진로를 어찌해야하는지, 나이가 너무 든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고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교수님께서는 내 나이 (30대 초중반)가 전혀 늦은 것은 아니고 이 분야 공부는 나이 들어서 하시는 분들이 많은 편이라고 하셨다. 또, 기존 학사와 지금 하는 일이 이 쪽과 관련이 없으니 석사를 하면서 공부를 더 하는 것을 추천하셨다. 전화를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그리고 전화 덕분에 공부를 더 해야겠구나, 긴 호흡으로 해도 괜찮겠구나 다짐과 안도를 동시에 했다.
+ 일단 이 공부를 1차적으로 다 마치는 날 다시 한번 사이버대학교에 대해 마무리로 쓰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