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에 충실한 경영
Managed Cloud Platform (MCP/MSP)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업에 납품하는 역할을 하는 영업회사들이다. Microsoft Azure, Amazon AWS 등등 클라우드 서비스들은 웹에서 신용카드만 입력해도 바로 사용이 가능한데 MCP가 왜 필요할까. MCP들은 직접거래 방식에 비해 최소 사용량 계약을 통한 할인, 서비스 조합 추천, 그리고 더 신속하고 안전한 장애 대응을 추가로 제공한다. 신용카드를 입력하여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것이 소매 방식이라면 MCP와 계약해서 사용하는 것은 도매 방식인 것이다.
문제는 MCP들 간에 차별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서비스 조합은 기술 영업직들보다는 각 고객사 기술진들이 더 잘 아는 경우가 많고, 서비스 제공과 장애 대응은 어차피 클라우드사에서 직접 하는 것이니까 어느 MCP를 쓰던 차이가 없다. 그래서 고객사들은 무조건 싼 MCP를 고르게 되었다. 반대로 생각하면 MCP들은 적자 영업을 하면서 몸집을 키워나갈 수밖에 없었고 거래액은 빠르게 성장하는데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되었다.
하지만 2022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MCP들 사이에서도 변화의 기류가 읽힌다. 일단 M&A를 통한 경쟁 완화를 시도하고 있다. 경쟁적 할인은 많이 사라지고 있고, 선불에 한해서만 연간 12% ~ 20% 정도의 할인을 해주고 있다.
한 편으로는 고객사가 클라우드를 사용 후 제 때 내지 않은 돈에 대해 연 10% 내외의 이자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고객사가 MCP와 연계약을 하면 고객사들이 MCP에 돈을 제 때 내지 않아도 클라우드 서비스들은 일단 고객사에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고 나서 MCP에 그 비용을 청구해 왔다. 그래서 이자가 없던 시절 고객사들은 편의에 따라 대금을 미루고는 했다. 하지만 자금시장 경색으로 매출채권에 부실 가능성이 생기자 이자를 10% 씩 붙여서 리스크 헷징을 하고 금리 상승에 따른 자본 비용 청구에 나선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차별성을 갖추기 힘들어 가격할인에만 몰두하던 MCP들에게 클라우드 매출채권 회수 문제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다. 기업 신용평가를 잘할 수 있다면 최적화를 통해 고객사마다 더 싼 가격에 계약하여 점유율을 늘리거나, 이자를 통해 이익을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앞으로 기업 신용평가 실력이 경쟁력이나 이익의 폭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관점에서 MCP는 점점 금융회사가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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