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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와소나무 Jul 30. 2023

고비사막여행-뛰뛰빵빵 전에

이런 점은 주의하세요!

남편이 여행 중에 가족단톡방에 웃픈 일갈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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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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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를 배워두면 좋다.

초원에선 차가 말처럼 뛰다가

고속도로 나오면 적토마가 되기 때문에


평소 냉온탕을 즐기면 좋다.

사막의 새벽은 참 춥고, 낮에 따가울 정도의 햇빛이 쏟아지기 때문에


고지혈증이 있어도 좋다.

건조해서 얼굴의 기름기가 쫘악 빠지므로


백내장이 있어도 좋다.

선글라스가 없어도 되니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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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사막을 여행할 때는

이런 점을 고려하면 좋을 듯싶다.


우선 심혈관계 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주의가 필요하다.

평균적으로 해발 2000미터 이상이 되는 건조한 지역을 여행하는 것이라

얼굴은 부푼 호빵이 되고,

커피믹스는 통통하게 살이 쪄 있으며

물티슈 담은 통은 럭비공이 되어 튄다.

장백산(중국에서 부르는 백두산)에 올라간 사람들은 알 것이다.

얼굴은 보톡스 맞은 것 같이 되

반지가 손가락을 꽤 압박한. 

지병이 악화될 위험에 대비하는 게 좋겠다.


그리고 매우 건조한 공기를 호흡하다 보니

콧속이 건조하여 딱지가 앉고 코피가 나는 사람이 있다.

건조함과 먼지가 인후 깊숙이 들어가서 기침하는 사람도 있다.


그뿐이랴!

하루에 사계절 온도가 오가다 보니

기력이 약한 사람은 쉽게 지치고 급기야 앓는다.


후각이 예민한 사람도 힘들 것 같다.

사막에서 주로 먹는 것은 염소고기나 양고기다.

메뉴도 제한적이라 그 고기가 든 칼국수나 만두, 덮밥 정도가 매 끼니 제공된다.

햇반이나 김, 밑반찬 캔 등을 준비하지 않으

 음식적응이 여행에서 제일 힘든 일일 수 있다.

평소 익숙하지 않은 누린내

때론 심하게 맡게 되며,

기름이 떠있는지라 시각적으로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예상과 달랐던 점도 있었다.

나는 차멀미가 심해 시내버스를 못 타서 지하철을 타고 다녔던 사람이다.

나의 차멀미 3종 세트는 

체한 것 같은 소화불량과 어지럼증을 동반한 앞머리통증, 사지말단이 차고 오그라지는 증상이다. 

그래서 하루에 4~7시간씩 차를 타고 다녀야 하는 고비사막여행에 대해 염려가 컸다.

그런데 뜻밖에도 멀미를 하지 않았다.

비포장길이 대부분이었던 게 영향을 줬던 것일까? 아니면 선글라스 덕분일까?

(원리를 아는 분은 댓글 부탁드려요)


고비사막의 한국인여행객들 90%가 2~30대였다.

그들이 겪었을 고생을 생각하면  장한 젊은이들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부부에게 고비사막은

더 늙기 전에 다녀올 수밖에 없는 여행지였다.

남은 날 중에 오늘이 제일 젊은 날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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