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와 진심 사이 그 어딘가
상담을 종결한 내담자에게서 결혼식 초청을 받았다.
눌러쓴 한글자 한글자에, 용기 내어 건넨 말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윤리적인 이유로 함께하지 못한다는 말씀을 전했지만 내심 마음이 무거웠다.
거절로 와닿을 수도 있는 말이니까...
상담자에게 거절을 받는 느낌은 내담자에게는 훨씬 민감하게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에, 윤리적인 이유를 들어 말씀 드리긴 했지만 한동안 계속 생각날 수밖에 없었다.
심리상담에서 '이중관계 금지'는 중요한 윤리 기준 중 하나다.
상담 관계 바깥으로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면, 그게 아무리 좋은 이유라고 해도 자칫 내담자에게 혼란이나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지인이나 아는 사람에게 심리상담을 해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이중 관계에는 내담자의 상품을 팔아주는 것 같은 '긍정적 도움' 조차 포함한다고 읽었던 기억이 난다.
도움이 되는 행동처럼 보이는 것들에 대해서도, 상담자는 언제나 조금 더 거리를 지켜야 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우리 내담자의 결혼식 바로 전 날이었다.
그날따라 읽은 책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상담의 대가가 쓴 책인데,
어떤 대단한 기법으로 했던 치료보다 내담자는 상담사의 지극히 개인적인 말과 행동을 오래 기억하고 위로받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지극히 개인적인 행동은, 내가 알고 있는 윤리 기준에서 조금 비켜나 있었다.
지금의 타이밍에 이 글을 읽게 된 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래서 나는, 마음으로만 품고 있던 축하 인사를 문자로 전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지금은, 표현하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 ^^
윤리는 분명 내담자를 위한 것이지만, 진정으로 내담자를 위하는 게 무엇인지 민감하게 알 수 있는 눈을 키우고 싶다. 윤리를 벗어나지 않되, 사람 대 사람으로서의 마음을 놓치지 않기를 스스로에게 다짐해 본다.
이 글을 보실 수는 없겠지만...
다시 한번,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앞날에 따뜻하고 평화로운 시간이 가득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