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be/as, 어떤 걸 쓰는 게 맞아요? (3)

연결자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동사다

앞선 두 편에서 우리는 to be와 as의 차이를 문법 용어가 아니라, 의미 연결 방식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이번 글에서는 이 둘이 혼용되어 사용되는 경우와, to be가 생략되는 경우, 그리고 as에 형용사가 쓰이는 이유에 대해서 정리해 보고자 한다. 먼저 가장 중요한 것은 to be나 as의 선택은 동사의 의미에 따라간다는 것이다.



■ consider 다시 보기


consider는 기본적으로 판단 동사다. 그래서 기본적인 구조는 목적어 뒤에 to be가 쓰이거나 생략되는 것이 기본 패턴이다. 이 생략은 두 인자 A/B(목적어/목적격보어)를 상대적으로 더 압축적이고 결론 제시에 가까운 어감을 지닌다.

예를 들어 1편에서 살펴본 seem을 다시 보면 다음과 같다.

· He seems tired. (그는 지쳐 보인다.)

→ 지금 보이는 상태가 피곤한 쪽으로 보인다. (즉각적·관찰 기반)


· He seems to be tired. (그는 피곤한 것 같다.)

→ 여러 정황을 종합해 피곤하다는 판단에 이르렀다. (설명적·추론 강조)


이 두 문장은 의미 차이가 크지는 않지만, 전달되는 어감에는 차이가 있다. seem은 판단 동사 중에서도 판단의 힘이 약한 편이기 때문에 to be 유무에 따른 어감 차이가 비교적 잘 드러난다. 이런 특징은 consider에도 유사하게 적용된다.

· They considered the plan (to be) risky. (그들은 그 계획을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to be가 없어도 의미 전달에는 문제가 없다. to be는 판단 내용을 풀어 설명하는 역할을 할 뿐, 의미의 방향을 바꾸지는 않는다. consider는 seem보다 판단의 의미가 강하기 때문에 to be 유무에 따른 어감 차이도 상대적으로 작고, 그만큼 생략되는 경우도 많으며 회화 등에서는 더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다.



■ consider + as가 쓰이는 이유


중/고등학교 수험 영어를 넘어 더 깊이 공부하다 보면 consider A as B가 쓰이는 경우도 발견하게 된다. 이는 consider와 regard의 의미 영역이 인접해 있어 실제 사용에서 기능적으로 혼용되는 현상에 가깝다. 한국어에서 ‘다르다’와 ‘틀리다’가 실제 사용에서 섞여 쓰이거나, 일본어에서 覚える(오보에루 - 외우다)가 学ぶ (마나부 - 배우다)나 勉強する(벤쿄-스루 - 공부하다)의 의미로 쓰이는 경우 와도 유사하다.

즉 consider A as B는 머릿속에서는 regard의 개념을 떠올리되, 표현 단계에서는 보다 일반적인 consider를 선택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동사 선택이 달라도 as의 사용으로 의미는 충분히 전달되며, 현대 영어에서는 큰 문제없이 사용된다.

· They considered the plan as risky. (그들은 그 계획을 위험하다고 간주했다.)


이렇게 consider 동사로 사용했음에도, 한국어 해석은 regard처럼 “간주하다”로 하는 것이 더 어감에 적절하다.


다만 consider는 기능적으로 좀 더 일반적인 판단 동사이기 때문에 regard를 대신해 쓰이기는 해도, 기능이 분명한 분류 동사인 regard가 consider를 대신해 *regard A to be B*와 같은 형태로 쓰이는 일은 좀처럼 없다. 이는 다르다와 틀리다의 경우나 覚える (오보에루)와 学ぶ (마나부)/勉強する(벤쿄-스루)의 경우에도 하나가 다른 쪽의 의미로 혼용이 되기는 해도 그 반대로는 잘 쓰이지 않는 것과 역시 비슷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수험 공부에서 문법문제를 푼다고 하면 consider A B나 consider A to be B가 맞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실제 회화나 기타 다양한 영어 공부나 사용에선 consider A as B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전향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 judge로 확장하기


judge는 무표지 (생략), to be, as가 모두 쓰일 수 있는 대표적인 동사다. 하지만 consider보다 의미가 훨씬 강해 판정이나 결론을 직접 내리는 힘이 동사 자체에 들어 있다.

· The court judged him guilty. (법원은 그를 유죄로 판결했다.)

→ 판결 결과 자체를 강하게 전달


· The court judged him to be guilty. (법원은 그가 유죄라고 판단했다.)

→ 판단 내용을 보고하는 느낌


· The court judged the contract as invalid. (법원은 그 계약을 무효로 판정했다.)

→ 계약을 ‘무효’ 범주로 분류


무표지의 경우, 동사 자체의 “판결”이라는 의미가 강하게 해석된다. guilty는 속성 설명이 아니라 판결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법원에서 유/무죄를 판결하는 경우 이렇게 무표지로 쓰이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to be가 붙으면 판결 자체보다는 판단 내용을 보고하는 느낌이 강해진다. 속성이 유죄라고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as가 쓰인 경우, invalid는 계약을 분류하는 기준으로 작동한다. 계약 관련한 법률 문맥에서 자주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예문들의 무표지, to be, as를 섞어 써도 judge라는 동사의 어감 때문에 크게 결론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즉 연결자에 따라 결과 자체, 판단 과정, 분류 기준 중 어디에 초점을 두느냐가 달라질 뿐, 핵심 결론은 동일하다.


■ as + 형용사


as 뒤에 형용사가 오는 경우는 형용사가 상태 설명이 아니라 범주 라벨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전통 문법 설명과 실제 사용 사이의 괴리가 가장 크게 느껴지는 지점인데, invalid가 쓰인 마지막 예문에서 invalid는 상태 설명이 아니라 ‘그런 성질을 가진 부류’라는 범주 역할을 한다. 그래서 as와 자연스럽게 결합하고, 굳이 바꾸어 이해해 본다면 다음과 같다고 할 수 있다.


· The court judged the contract as invalid.

→ The court judged the contract as an invalid one.


명사가 쓰여야 할 자리에 형용사만 쓰이는 경우는 영어에서 흔히 있으며, 많은 경우 적절한 명사가 생략된 경우이다. 좀 더 확장하면, 단어의 품사적 역할이 의미에 우선하는 것이 아니라, 단어는 의미에 따라 다양한 품사적 역할을 하는 것이다. 결국 단어의 품사는 의미에 따라 유연하게 기능한다.




■ 정리


· 동사가 중심이며, 동사의 의미가 연결자 선택을 결정한다.

· to be는 속성 판단, as는 범주·역할 부여를 담당한다.

· 혼용 사례는 대부분 동사의 의미 확장에서 비롯된다.


결국 to be와 as의 선택은 문법 암기 문제가 아니라 단어의 의미 이해의 문제다. 동사가 어떻게 쓰이는지를 먼저 보면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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