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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띵시 Dec 07. 2023

사파이어를 닮은 도시, 스페인 산탄데르

빌바오에서 산탄데르 당일치기로 여행하기 

 스페인 또는 중남미 여행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산탄데르(Santander)’가 적힌 간판 또는 광고를 자주 보셨을 거예요. 많은 스페인어권 국가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은행 중 하나인 산탄데르, 이름은 많이 들어보았더라도 이 브랜드가 동명의 도시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산탄데르는 스페인 북부 칸타브리아 지방의 아름다운 해변 도시입니다. 하얗고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푸르고 청량한 바다가 만나 이온음료를 연상시키는 청량한 풍경을 자아내죠. 며칠간 휴식을 취하며 ‘물멍’을 즐기기에도 완벽하지만, 당일치기 여행지로도 안성맞춤이었어요. 한여름 푸른빛이 무르익은 산탄데르, 놓쳐서는 안 될 특별한 장소 네 곳을 소개해 드릴게요! 



여유 가득, 페레다 수변 산책로

 산탄데르 주민의 일상과 관광객들의 휴식이 공존하는 페레다 수변 산책로(Paseo de Pereda)는 부두와 평행하게 이어지는 긴 통행로입니다. 왼편으로는 잔잔히 빛나는 산탄데르 만이, 오른편으로는 18세기말에서 20세기 초에 지어진 건물들이 화사하고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냅니다. 


 페레다 산책로는 요트 선착장, 그리고 페리 선착장과 맞닿아 있습니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즉석에서 페리 탑승권을 구매해 칸타브리아 만을 돌며 고즈넉한 산골 마을을 구경해 보세요. 


 시간이 촉박한 당일치기 여행자라면 산책로의 벤치에 앉아 평화로이 떠다니는 요트를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온해질 거예요. 



스페인 북부에서 손꼽히는 문화 공간, 보띤 센터

 다음으로 소개해 드릴 장소는 보띤 센터(Centro Botín)입니다. 산탄데르 은행 회장의 이름을 딴 미술관인 보띤 센터는 2017년 6월 개관되어 칸타브리아 지역 사회의 문화예술 진흥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건물 하부를 공중에 띄워 주민의 쉼터를 제공함으로써 ‘만남의 장소’ 역할도 수행하고 있죠. 


 컨템포러리 아트 '덕후'들에게 추천하는 갤러리, 보띤 센터. 보띤 재단은 문화공간을 운영함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적으로 예술가들을 발굴하고 후원함으로써 공간과 대중, 그리고 아티스트를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 말인즉슨, 스페인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신진 예술가들의 상설 전시 등 새로운 볼거리가 풍성하다는 뜻이죠.


 더불어, 많은 작품에 작품보호선이 없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예술작품에 가까이 다가가 제작 의도를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슨트의 안내에 따라 몇몇 작품들을 직접 만지고 심지어 그 위에 앉아볼 수도 있었습니다. 관객 참여형 아트센터를 좋아하거나, 작품과 교감하는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분들께 보띤 센터 방문을 적극 추천 드려요.



프라이빗 비치, 까메요 해변

 스페인 북부 휴양지에 왔는데, 당연히 멋들어진 해변 하나는 보고 가야 하지 않겠어요? 보띤 센터가 있는 시내에서 차를 타고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까메요 해변(Playa de Camello)에 들르지 않는다면 섭섭하죠. 


 스페인 동부, 남부 휴양지와 달리 푸릇하고 시원한 느낌이 한 겹 덧대어진, 습하지 않아 좋은 까메요 비치. 그런데 왜 이름이 까메요(Camello)일까요? 


 까메요(camello)는 스페인어로 ‘낙타’를 뜻합니다. 해변의 왼편에 큼직하게 자리하고 있는 바위가 낙타의 혹을 연상시키지 않나요? 바람과 파도로 인한 침식으로 멋들어진 작품이 만들어져, 평화로운 해변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스페인의 유명 해변도시들과 비교하면 피서객이 붐비지 않아, 물속이 훤히 들여다보일 만큼 깨끗했습니다. 물빛을 배경 삼아, 까메요 비치를 마주한 치링기또(노천 바)에서 레몬을 섞은 맥주 한 잔을 들이켰습니다. 안주가 필요 없는 이 뷰,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넓고 광활한 해변보다는 기암괴석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을 즐기고 싶다면, 까메요 해변에 들러 이국적인 풍경과 사파이어 빛 바다를 만나 보세요! 



스페인 왕족의 피서지, 막달레나 궁전

오늘의 마지막 행선지로 이동하기 위해, 카메요 해변의 오른편으로 난 언덕을 따라 걸어 봅니다. 미니 기차가 우리를 맞이하고 있는 이곳은 막달레나 궁전(Palacio de Magdalena)의 입구입니다. 


 이 궁전은 1911년 완공되어 스페인의 알폰소 13세 왕과 그의 가족들의 여름 거주지로 사용되었으며, 현재는 회의장과 결혼식장, 박물관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고 있습니다. 


 제가 방문한 일자에는 건물이 방송 촬영지로 이용되고 있어 건물 내부로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안을 구경할 수 없어도 막달레나 궁전을 방문할 만한 가치는 충분했는데요, 그 이유를 아래에서 확인해 볼까요? 


 막달레나 궁전은 왕족의 여름 별장답게, 화사하고 아기자기하게 건축된 외관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잘 가꾸어져 제철 꽃이 만개한 정원과 건물 풍경이 어우러져 동화책의 한 장면 같은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주민도 이곳에 들러 스페인 북부의 여름 공기를 만끽하는 듯했어요. 


 절벽 위에서 바라보는 탁 트인 전경이 막달레나 궁전 구경의 하이라이트입니다. 하얗게 빛나는 모우로 등대(Faro de Mouro), 저 멀리 보이는 칸타브리아 해수욕장들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최고의 ‘전망 맛집’이었습니다. 


 더운 날씨에 언덕을 오르기 힘들다면, 미니 열차를 타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즐기며 막달레나 궁전과 멋들어진 뷰를 눈에 담아 오기를 바라요.




 저는 빌바오에 숙소를 두고, 차를 타고 산탄데르에 방문해 당일치기 여행을 즐겼습니다. ‘산탄데르’하면 스페인 은행만을 떠올렸기에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방문했지만, 예상외로 청량하고 밝은 도시 분위기에 흠뻑 취해 언젠가 오래 머물고 싶을 정도로 반해버렸답니다. 


 클래식하고 빈티지한 기존 스페인의 이미지가 아닌, 푸른빛 가득 눈이 시원한 새로운 면모를 보고 싶은 분들에게 200% 추천하는 산탄데르, 언젠가 무더운 여름을 틈타 사파이어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이 도시에 방문해 하늘보다 더 푸른 바다를 만나고 오세요! 



*더 많은 여행기는 띵시의 블로그를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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