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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MI May 13. 2023

함께 놀면서 공부하고,  함께 공부하면서 놀자.

노는 것도 수학 공부일까?

주사위 놀이를 떠올려 보자.


주사위 가지고 노는 것도 수학 공부일까?


넓게 보면 '그렇다'


어린 자녀들이 잘 가지고 노는 주사위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정육면체 모양이다.


우리 자녀가 배우는 수학 교과서에서도 정육면체를 배울까? 배운다.

 

초등수학 교과서에서도 배우지만 수학적 설명을 풍부히 다루는 것은 중학교 1학년 수학 교과서에서부터다.  그러면 중학교 1학년이 되기 전에는 우리 아이가 정육면체라는 도형을 잘 모르나?


아니다. 아주 잘 안다. 어떻게?


직관적으로 알고 있다.


주사위 던지기 놀이하면서 모든 면이 같은 모양이고, 각 면이 나올 가능성이 같다(이것은 후에 주사위의 각 면이 나올 수학적 확률을 배울 때 기본이 되는 전제다)는 것 등을 아이들은 놀이 활동 중에 어렴풋이 파악한다. 종이에 그린 전개도를 주면 가위로 오려서 주사위 모양으로 정육면체를 만들 줄도 안다. 그러면서 면 모양이 모두 같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파악한다.  


수학교육이론에서 말하는 '구성' '분석'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보자.


전개도로 정육면체를 만드는 활동... '구성'적 활동 예다.   

정육면체 모양의 주사위를 보고 세부적인 성질을 따져보는 활동..  '분석'적 활동 예다.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보자.  


질문 1: 수학에서 도형(기하)을 배울 때 '구성'이 중요할까? '분석'이 중요할까?


둘 다 중요하다.


질문을 바꿔보자.


질문 2:  수학 공부에서  '구성'과  '분석' 중 무엇을 먼저 할까?


 '구성'이다.


질문 3:  그 이유는 무엇일까?


분석적 사고는 구성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수학교육자 Zoltan Dienes(1906-1992)의 주장이다. 그가 말한 수학 학습 원리 중 하나인 '구성 원리(Constructivity Principle)'의 핵심 메시지다. 특히 어린 학습자의 경우에는 구체물에 대한 활동으로부터 직관적 구성이 먼저 실행돼야 함을 주장하는 원리다. 분석적 사고 이전에 구성적 이해가 먼저 일어나야 바람직한 수학 학습이 이루어진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정다면체를 학습하는 경우에는 전개도를 이용해 정다면체를 '구성'하는 활동을 먼저 실행한 후, 면의 모양, 한 꼭짓점에 모인 변의 개수 등을 '분석'해야 한다. 구성의 원리에 따라 ‘정다면체’를 지도한다면 먼저 전개도로 입체도형을 만들어 보게 한 후에 그 도형의 세부성질을 생각하게 하거나 어떤 성질이 성립하는 이유를 따져보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정다면체가 다섯 개뿐인 이유를 생각하는 것도 분석적 사고다.


전개도로 정다면체를 만들어보는 과정('구성')에서


정다면체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정다면체의 면 모양은 어떤가?라는 질문이 등장하고

정다면체는 몇 개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


정다면체가 5개뿐(정육면체, 정사면제, 정육면체, 정팔면체, 정십이면체, 정이십면체)인 것은 말로 전달해서 이해되는 게 아니다. 이해안된 것은 적용도 어려우며 기억에서도 사라진다.  수학 공부에서,  아동이 자신의 사고로 받아들여 내면화할 수 있는 과정을 살려야 한다.  


우리 자녀들은 학교에 입학하기 훨씬 이전부터  구체물을 가지고 노는 활동에 풍부히 노출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종이 공작에서 전개도로 입체도형을 만들어보는 활동 등은  이후 수학 학습에 밑거름이 되는 직관적 이해를 돕는다. 주사위 놀이, 종이 공작, 모형 관찰 등도 앞으로 자녀가 하게 될 수학 공부에 도움이 되는 활동임을 잊지 말자.  체육 활동에서 축구공 모양과 무늬를 관찰하는 것도 수학 공부와 관련이 있는 것이다.


구체물을 가지고 자유롭게 활동하며 놀이하는 시간. 우리 아이들은 놀이 속에서 뭔가 규칙성이 있음을, 어떤 관계가 성립함을 스스로 감지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시간 없이 종이(학습지 등) 위에 제시된 그림 도형이나 수학문제에 답해가는 수학 공부는 섣부르다. 저명한 수학교육자들이 일침을 가하고 있는 수학교육의 문제점이다.  


수학 공부의 밑거름이 되는 놀이 활동을 개발하자. 자녀가 수학을 잘 하기를 바라는 학부모라면,


함께 놀면서 공부해야 한다.

함께 공부하면서 놀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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