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받았지만 내 맘대로 만든 만년 달력이다. 8개의 육면체에 숫자를 쓰고 매일 수동으로 날짜를 바꾼다. 오늘은 20230822겠지. 1과 2가 많이 필요하겠구나. 전체 개념은 빠른 기차처럼 시간은 달려가지만 자연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영원하다는 의미를 담았다.
몸체 목재는 색상이 밝은 하드 메이플이고, 월넛을 앞뒤로 배치해 무게감을 주어 시각적 완성도를 높였다. 육면체 윗면의 숫자가 날짜로 보이도록 정면에서 보이는 숫자는 메이플 판재로 가렸다. 다리는 켜가 많은 자작나무 합판을 사용해 반복되는 레이어로 달려가는 시간의 부지런함을 표현했다. 액세서리 나무는 블루베리고, 달린 열매는 메타세쿼이아 열매인데 접착제로 붙였다. 이 나뭇가지는 구멍을 뚫고 단순히 꽂아놓았기에 개인 취향에 따라 뺄 수도 있다.
한 자루씩 꽂을 수 있는 연필꽂이는 그 자체를 뺄 수 있게 했고, 날짜를 바꿀 때마다 살짝 밀거나 빼서 필요한 여유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며칠 생각한 후 정성 들여 만들었지만, 목수의 솜씨는 자연의 도움으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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