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상처받지 말자는 헛소리 대신 필요한 것,
단연코 아니라고 할 수 있는 것은 10년은 훌쩍 넘은 경력란을 채우고도 여전히 지독하고 치열하게 해내야 만 하는 것이 일이다. 흔해빠진 문장처럼 '그냥 하자'라는 태도를 고수한 것도 수 년 되었지만, 영화 같은 일은 일어 나지 않고 여전히 귀찮고 싫은 것의 비율이 보람, 전우애 내지는 성취감 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사회인이다. 몇 달 전 사업자등록증을 냈으니 급여를 받고 일하는 직장인도 아닌 위치로 자릴 바꿔서도 여전히 일이란 그런 것이다.
회사에 있을 때에는 내가 나를 고스란히 받쳐도 일이 온전히 내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에 낙담했지만 그와 반대로 회사를 만들어 간다고 해서 딱히 더 만족감이 든다거나 하진 않는다. 단순히 성취감을 맛보지 않아서 그렇다고 하지는 말자 그 정도는 알만한 사람이다. 학력도 경력도 능력도 모자르지만 그저 일에 미쳐서 회사에 나를 받쳐 이룰 수 있는 것에는 장대 높이 뛰기하듯 닿아 본 사람이니 그렇게 touch 하는 것은 순간이고 다시 땅에 발을 딪는 시간이 얼마나 길어야 하는지도 알만한 나니까.
그러니 계산적으로 일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우리는 일과 싸워 이기는 입장이 될 수 밖에 없으니 자연히 자기방어적이 될 수 밖에 없고 적당히 선을 긋고 일과 나를 분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일에 마음을 뺏기는 것을 막기는 어렵다. 나는 일을 좋아한다. 잘 만든 것을 잘 팔리게 만드는 이 직업을 주어진 비용으로 최적의 효과를 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 전장의 치열함을 사랑한다.
(아직 쓸 말이 더 남았지만, 지금은 회의에 들어 갈 시간...)
그저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래봤자, 일은 일이다.
그러니 난데없이 받는 상처는 흉이 남지 않도록 밴드를 잘 붙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