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放开去 No holding back

lululemon의 아름다움

by 빅스몰닷

집 앞 몰에 룰루레몬 매장이 생겼습니다. 생활 체육인으로서 룰루레몬의 레깅스도 참 좋아하지마는, 매장을 지날때마다 유심히 보는 것은 새로 나온 제품이 아니라 윈도우 디스플레이 메세지에요.


'룰루레몬은 참 잘해.'


간결한 한 마디에 새로운 시즌과 새로운 제품과 이 시대의 고민과 룰루레몬이 지향하는 아름다움에 대한 철학이 모두 담겨있습니다. 아주 시기적절하게, 또 룰루레몬이 전하고 싶은 브랜드 철학을 굳건히 바탕에 깔고, 그 시즌에 나와야하는 신제품의 기능적 특징을 잘 연계시켜 한마디로 정의하는 시즌 슬로건. 늘 그 센스에 감탄하며 어느새인가 새로운 시즌의 메세지를 기다리고 있는 나.


WechatIMG3.jpg 杭州 城西银泰城 lululemon의 윈도우


이번 시즌 룰루레몬의 시즌 메세지는 '放开去' 입니다. '放开fàng kāi' 라는 건 '놓아주다, 붙잡지않고 놔버리다'라는 의미인데요. 한마디로 '놔둬' 라는 거에요. 아마도 이번 신제품의 릴렉스함과 자유로운 움직임을 제공하는 편안한 소재의 기능을 강조하면서 요즘 사람들이 가진 불안과 압박을 이야기 하려는 것이겠지요.


딱히 중국의 문제랄 것도 없이 전 세계가 겪는 일이지만,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요즘 사람들에게 '불안'이란 다 함께 극복해야 할 큰 산이 되어버렸지요. 점점 침체되는 경기, 숨돌릴 틈 없이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 사람 뿐 아니라 AI같은 기계 마저 경쟁 상대가 되어버린 시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이 사람들의 숨통을 죄어오는 때입니다.


어느 브랜드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뷰티' 분야의 브랜드에게는 '아름다움'에 대한 스스로의 정의가 참 중오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아름다움에 대한 정의와 관점이 그 브랜드의 정체성이 될 테니까요. 비단 화장품 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로 확장되고 있는 요즘의 관점에서 룰루레몬의 그것은 늘 굳건하고 한결 같습니다. 'sweat life'를 지향하며 건강한 삶에 영감을 주는 브랜드, 늘 커뮤니티와 함께 성장하는 메세지를 담고 있죠. 룰루레몬이 지향하는 '아름다움'이란 늘 어딘가 자유롭고 해방되며,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것들이에요. 룰루레몬의 레깅스처럼 말이죠.


WechatIMG4.jpg


이번 시즌의 메세지 '放开去 No holding back'을 보며 또 한번 자유로움의 영감을 가져갑니다.

'네가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얼마든지 해봐,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놔둬. 지나간 일들, 앞으로 올 걱정은 붙잡지 말고 자유롭게 말이야.' 이런 구구절절한 이야기들이 써있지는 않았지만 放开去 한 마디로 느낄 수 있죠.


최근 뉴욕타임즈 화제의 책으로 떠오르는 <Let them theory> 라는 책을 들어보셨나요? 저도 팔로우 하고 있는 유명 팟캐스트 인플루언서인 Mel Robbins의 새 책인데요. 저자는 최근 사람들이 겪는 자기 감정조절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Let them (그냥 두세요, 냅둬요)'이라는 심리 이론을 말하고 있어요. 더불어 'Let me(나에게 ~하게 하자)'라고 하죠. Let them, Let me!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지 그냥 냅둬요, 그리고 나에게 집중해봅시다. 하는 이야기에요.


룰루레몬의 放开去와 멜로빈스의 Let them. 같은 맥락으로 요즘 사람들이 추구해야할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내가 생긴대로, 내 고유의 개성을 존중하며, 다른 사람들의 시선 보다는 나에게 집중하고 싶은 사람들.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압박에 스트레스 받는 사람이 많다는 반증이겠지만 말이죠. 최근에 어떤 기사를 보았는데, 요즘 MZ세대들에게는 '성형' 보다는 '시술'이 인기라고 합니다. 유명인의 사진을 들고가 '이렇게 똑같이 만들어 주세요' 하는 사람보다는 내 생긴 모습에서 조금 더 나아지고 싶은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평론과 함께 적힌 기사를 읽으며 아름다움도 점점 '나 다움'이 중요해지는 때임을 느꼈습니다.


放开去! 오늘은 조금 넉넉해진 숨통으로 가볍게 그리고 나다운 하루를 열어 보아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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