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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영화계 출신 인사와 커피 챗!

나는 대학 졸업 후 부터 링크드인을 열심히 했다.

그때부터 얼마나 커리어에 집착했으면 그랬을까 싶지만,

아무튼 나라는 사람을 어필하기에 좋은 플랫폼 중의 하나인 것은 맞으니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다.


H사 정규직 프로베이션을 통과해 마음의 여유가 생긴 나는 또 딴짓을 하기 시작했다.

링크드인에는 꽤 자주 그룹 커피 챗 같은 포스팅이 올라오곤 한다.

생판 모르는 사람이 올린 글이지만 호기심이 생겼다, 또 나는 사람 좋아하는 E 아닌가.


강남역의 한 카페에 가니 몇 명이 모여있었다.

솔직히 그 자리 자체는 별로였다. 내가 얻을 수 있는 정보도 별로 없었고, 미안하지만 사람들 자체도 지루했다.


대충 마무리하고 집에 가려는데 어떤 사람이 말을 걸었다.



제가 아는 분 중에 성민 님이 일하고 싶은 분야에서 오래 일하셨는데, 한번 커피 챗해 보실래요?


이렇게 기회가 연결되는구나 싶었다.

나는 좋다고 했고, 카톡을 받아 연락했다.


50대 초반 정도의 남자분이셨고, 지금은 영화 산업군이 아닌 패션 쪽에서 일한다고 했다.

그도 사람 만나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 성향 같았고, 금방 약속을 잡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한국 영화 배급사 Big 3 중, 두 군데에서 영화 마케팅을 한 사람이었다.

나는 그에게 나는 이런저런 경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쪽으로 이직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영화계는 배타적이라, 아예 이쪽에서 시작하지 않으면 중간에 진입이 어려워요.


다 아는 말이었지만, 남의 입에서 들으니 더 실감이 났고, 그때 제대로 단념했다. 힘들겠구나.

그러고 그는 덧붙였다.



회사를 가야 지만 영화 쪽 일을 하는 건 아니잖아요. 나도 지금은 다른 쪽에서 일하지만 부업으로 계속 영화 마케팅 일하고 있어요. 성민 님은 일단 영화 쪽 글부터 써보는 건 어때요?


역시 산전수전 다 겪은 어른들의 말은 대부분 들을 가치가 있다.

그리고 그는 블로그와 브런치를 추천해 줬다.

일반 영화 리뷰 같은 건 지겨울 수 있으니, '영화, 드라마의 언더독 캐릭터' 또는 '무지성으로 영화들 비판하기' 등 참신한 아이디어도 덧붙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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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챗을 끝내고 나는 바로 글을 써보기 위해 시작했다.

내 장점 중 하나가 한다면 한다는 거다.


새로운 길이 보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벚꽃이 피는 봄이 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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