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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 정규직인데 또 면접을 본다고?

구조조정이 발표되고 여러 가지 변화가 포착되었다.


전편에서 이야기한 4년 넘게 회사에 다녔던 그 분은 결국 지나치게 잦은 구조 변화 등에 환멸을 느껴서 떠나셨고 (나의 감이 맞았다, 그녀는 떠나면서 회사 욕 조차도 거의 하지 않았다. 완전 정이 떨어졌다는 의미일 거다).


다른 팀 사람이 우리 팀의 어떤 자리에 탐을 낸다는 소문도 끊임없이 들렸으며,

또 반대로 우리 팀에서 다른 팀으로의 탈출(?)을 원하는 사람의 얘기도 들려왔다.


안정감을 느끼고 싶어서 정규직 자리를 찾아서 입사했는데 1년 만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게 황당하면서도, 현재의 나에게는 마냥 나쁘지만은 않은 일일 것 같기도 했다.


1.1년간 나름 회사 생활을 잘했다는 나만의 확신이 있었고 (사람들이랑 친해지는 건 나의 주특기다).

2. 업무상으로도 나름 숫자로 보이는 성장을 만들어냈다.


또한, home & sports 이라는 컨셉은 마이너 하니까 인기가 없을 것 같았고,

그 두가지를 다해본 사람은 팀에서, 아니 이 회사에서 나뿐이니 뭔가 느낌이 좋았다.


손흥민 아버지 손웅정씨가 말했듯이, 남자는 자신감 아닌가.

위의 이유들과 나만의 근거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빠른 승진을 노려보기로 했다.


인사팀을 통해 해당 포지션에 관심이 있다고 했고, 곧 면접 일정이 잡혔다.

저녁 6시까지 업무 할 거 다하고 보는 묘한 인터뷰.


모든 과정은 물 흐르듯이 지나갔고, 차분히 왜 하고 싶은지등의 이야기를 풀었다.

회사내의 이미 나를 잘 아는 매니저와 인사팀과 형식적인 면접이니 어렵지 않았다.


왜 느낌이라는게 있지 않나.

나는 됐을 것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8월말, 매니저가 급하게 1:1을 하자고 했다 - '올 것이 왔구나'

그리고 그녀는 본래의 성격답게 바로 본론부터 들어갔다.




Min, 곧 공식적으로 발표 날 건데, 새로운 home & sports Lead 포지션 면접에 합격했어. 미리 말해주고 싶어서 잠깐 얘기하자고 했어



그녀와 했던 모든 대화 중에 가장 기분 좋은 대화였다.

운 좋게도 1년 만에 승진의 기회를 잡았다.

그녀가 새로 제시한 연봉은 상향된 포지션에 맞게 인상 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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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X 같은 급작스러운 변화도 나에게 유리하게만 작용한다면야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


물론, 그로 인해 갑작스럽게 회사를 떠나야 했던 사람들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인간은 참 간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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