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2023년 9월, 새로운 포지션으로 첫 달

2023년 9월, 새로운 포지션에서의 첫 달이 되었다.

새로운 연봉에 계약서에 사인했다 - 앞 자리가 바뀐 금액, 그때까지 살면서 본 가장 큰 금액이었다.

그리고 새 명함도 받고, 새 구조에 따른 R&R도 정했다, 이제 나만 잘하면 된다.


나는 무언가에 쉽게 질리는 타입이다.

그래서 승진 여부와는 별개로, 새로운 일을 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좀 좋기도 했다.

나름 경쟁을 통해서 쟁취한 자리 아닌가.


하지만 마음 한켠에서는 문득 이런 생각도 스쳤다.




다음에도 이런 큰 변화가 온다면, 그때도 과연 살아 남을 수 있을까.



업무적으로는 두 명이 하던 일을 한 명이 맡게 된 상황이라 예전보다 훨씬 바빠졌다.

그래도 이런 종류의 힘듦은 대부분 시간이 해결해준다.


이 즈음에 느낀 게 하나 있다.

바로, ‘나대는 자세’가 지금 시대에는 정말 필요하다는 것.


이제는 더 이상 1980년대처럼 안정성이 보장된 일자리가 널린 시대가 아니다.

정규직이든 계약직이든 프리랜서든 결국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을 브랜딩하고 어필하는 일이다.

묵묵함은 더 이상 미덕이 아니다.


N사와 H사에서의 경험이 그걸 말해준다.

누군가가 퇴사를 하면, 그건 다른 사람들에게 곧 기회를 의미했다.


84f4f2851e4f94021f5423a424036140.jpg


특히 계약직으로 일하면서 회사에 남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눈에 불을 켜고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미친 듯이 노력했다.

H사에서 이 포지션을 맡기 위해서 나도 몇주 간 대놓고 떠들고 다녔다, 이것도 나름 스스로의 브랜딩이 됐을 거라고 믿는다.


소신 발언 하나 하겠다.

사람들의 업무 능력은 어느 정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회사에는 축구의 메시나 야구의 오타니 같은 초인적인 존재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태도만큼은 가만히 있다고 바뀌지 않는다.


이렇게 보면, 사업가로 사는 것과 회사원으로 일하는 것 사이에 큰 차이가 있을까 싶다.

결국 ‘나를 파는 일’을 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세상.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회사는 사업을 연습하는 곳이라고.

그말이 슬슬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2023년 8월, 정규직인데 또 면접을 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