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5. 군대에서 만난 베프들
2013년 대망의 첫 후보생 생활과 함께 만나게 된 두명의 친구가 바로 탱자, 그리고 편백이다. AKA 탱자, 편백, 치자. 서로 간의 애칭으로 나는 치자나무, 둘은 탱자나무와 편백나무이다. 애칭이 나무라니 웃기지만 각자의 이름과 성을 마구잡이로 조합한 대학생의 풋풋함이 담겼고, 정도 들었겠다 8년이 다되어가는데도 이름보다 더 많이 부른다. 여자 셋이 모이면 싸우기도 엄청 싸우고 질투도 한다는 말이 있다던데 거짓말인가보다! 한번도 싸운적 없는 찐친. AKA 나의 평생친구들이다.
누군가 나에게 군대에서 얻은게 무엇이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돈? 명예? 취업? 전혀 아니다! 나는 단 1초의 주저함도 없이 '탱자, 편백'이라 답한다. 무거운 군장을 메고, 행군하고 훈련을 하다보면 체력과 정신력에 한계에 극도로 달할 때도 있지만 그렇기에 옆에 있는 나의 동기들과 가족만큼 소중한 끈끈한 전우애가 생긴다. 그런 전우애로 다져진 우정. 군대가 아니었다면 그녀들도 만나지 못했을테니 이 소중한 인연이 내 군생활의 가장 큰 선물이다.
"아빠! 안녕하세요 처음뵙겠습니다. 치자 친구 편백이와 탱자라고 합니다." 첫 나의 아버지를 본 그녀들의 말이었다. 아빠라니.. 누가보면 내 아빠가 아니라 우리들의 아빠인줄 알았다. 당황함도 잠시 극강의 친화력을 가진 그녀들은 나의 아빠를 처음보자 아빠라고 할 만큼 언제나 나를 웃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그녀들에게 감동받은 것았던 일이 있다. 바로 나의 어머니의 병문안과 장례식이었다.
각자의 군생활로 강원도, 충청도 등 다 뿔뿔이 흩어진 우리는 얼굴조차 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자신들의 하루하루가 소중한 휴가까지 내서 나의 어머니의 병문안은 물론 장례식까지 함께 해주었다. 친구를 만나러 잘 돌아다니지 않는 I같은 E의 성격을 가진 나를 알기에.. 한걸음에 달려와 시간을 보내기도 하였다. 그녀들에 대해 이야기하라면 고마움을 다할 수 없을 정도로 고맙고, 또 고마운 마음이 가득하다. 무엇보다 힘겨운 시기를 보내던 나에게 한마디의 말보다 있는 자체만으로 위로가 되어준 그녀들에게 이 고마움을 평생에 다 표현할 수 있을까 싶다.
여전히, 나는 친구들을 만나러 잘 돌아다니지 않는다. 만나야지 만나야지 하지만 어느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느라 주말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그럴 땐, 카톡! 카톡! "치자야 우리만나자! 너 보러갈게! 시간만 내주라" 오늘도 그녀들의 카톡에 고마움과 함께 주말이 지나간다. 힘들 때 진정으로 함께 해줄 단 한명의 친구가 있는 것만으로도 인생은 성공했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두명이나 있는 나는 성공한 삶인가 보다! 이제보니 군대 다녀오길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