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10초 안에 꽂히지 않으면 스쳐 지나가는 콘텐츠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스크롤 한 번에 새로운 자극이 펼쳐지고, 알고리즘은 끊임없이 “더 빠르고 더 센” 도파민을 들이 민다.
그런 세상에서 굳이 책을 펼친다는 건 사실 작은 저항에 가깝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위한 선언 같기도 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책을 읽는 사람은 즉각적 쾌감 대신 내면의 고요함과 지연된 행복을 선택하는 사람이고, 타인의 언어 속에서 자기만의 세계를 천천히 구축해 나가는 사람이 아닐까. 빠른 답 대신 사유의 여백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사람이기도 하다.
짧고 강렬한 것만이 살아남는다고 할지라도 활자를 읽는 것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사려 깊게 ‘살아가려는’ 태도 때문이다. 책을 읽는다는 건 세상에 휘둘리기보다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맥락으로 삶을 이해하려는 움직임에 가깝다.
숏폼은 그 나름의 리듬과 즐거움을 주기도 하지만. 깊은 문장 한 줄이 만들어내는 변곡점과 읽고 난 뒤 마음속에 남는 미세한 흔들림은 대신할 수 없다.
이 시대에 책을 읽는 사람을 정의해 보자면,
흔들리지 않기 위해 기둥을 세우는 사람이고, 생각의 뿌리를 가꾸는 사람이며, 자신만의 언어를 쌓아가는 사람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숏폼 시대에도 책을 읽고 사유하려는 사람들을 귀하게 생각하고, 더없이 소중하게 생각한다.
AI가 인격을 대체할 수는 없듯이 사람의 깊이 있는 주체적인 사고도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미래에 더더욱 필요한 사람들은 스스로 콘텐츠를 '선택'해서 보고, 자신만의 생각과 관점을 구축하여 나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깊이 있는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