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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굿파 Nov 14. 2022

최고의 육아는?

육아 지침서 20% + OOO 70%


아이들을 위해 발버둥 치며 살아봐도

결국 돌아오는 것은 점점 나이를 먹어가는 내 육체와 흘러버린 시간 그리고 아이들에 대한 책임감.


나는 첫째 아이가 태어나고 육아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나름대로 책도 읽고, 유튜브를 보면서 공부를 했던 것 같다.

바로 그다음 해 연년생 둘째 아이가 태어났다.

아빠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뒤로하고, 역시나 기대와 설렘이 가득 찼다.

하지만, 이런 나와 다르게 내 아내는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첫째를 출산하고 회복이 덜 된 상태에서 바로 이어진 임신과 첫째에 대한 육아는 아내의 몸과 마음을 더욱 지쳐버리게 만든 것이다.


이런 마음을 그때 같이 깨달았다면..

 

그렇게 다른 마음과 생각으로 연년생 아이들을 돌봐오면서 우리 부부는 육아로 인한  갈등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갈등은 아이들이 점점 성장해가면서 더 두드러졌고, 결국 서로에게 상처를 남겼다.

하지만, 더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은 우리 부부의 갈등을 바라보고 있는 두 아이들의 시선이었다.


아이들을 위해서 매일 육아에 최선을 다해 살았다고 자부했지만, 결국 육아를 실패한 것처럼 모든 것이 무너지는 기분이 들었다.


아이들의 시선을 느낀 이후에 아이들은 점점 어수선해지고 산만해져 가는 것 같았다. 더 말은 안 듣고 고집을 피우며 떼쓰는 것이 심해졌다.

아이들이 우리 부부의 갈등을 느꼈는지, 우리 눈치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면서 나는 엄청난 죄책감을 느꼈다.


아이들 앞에서는 절대 부부싸움을 하지 말아야지..라고 약속했던 지난 다짐들이 이제야 떠올랐지만, 나 스스로 감정조절이 되지 않았던 지난 내 자신도 미워졌다.


도대체 내가 뭘 그렇게 잘못한 것일까?

스스로 되묻고 또 되물었다. 남들보다 성실하고 근면하게 살았는데, 그 누구보다 아이들의 아빠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육아시간을 활용해서 아이들을 돌보았는데..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시간이 지나서야 조금은 알게 되었다. 아이들을 위하기 전에 내 옆에 아내 마음을 먼저 돌봐야 했다는 것을.. 육아와 집안일로 지친 전업주부로서의 아내의 마음, 연년생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로 점점 불안 속에 미래를 고민했던 아내의 마음..


그리고 어느 날, 아내와 화해를 했다.

아내와 화해하는 모습 속에 포옹하는 우리 둘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첫째 딸아이의 그 행복한 표정은 절대 잊을 수가 없었다.


아이 앞에서 화해를 통해 보인 우리 부부의 성숙한 모습은 아마 아이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아내와의 화해 이후로 아이들은 더 밝아졌고,

차분해졌으며 온 집안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아이들을 위해 이것저것 발버둥 치며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작 전업주부를 하고 있는 아내의 마음을 존중해주면서 부부관계가 친밀해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어쩌면 아이들에겐 최고의 육아법이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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