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니 Apr 17. 2024

시간여행자가 되는 방법

행복의 공식

내가 속해있는 글쓰기 모임에선 매일 아침저녁으로 편지가 온다. 오늘의 주제가 영화인 만큼 아침 편지도 영화 '어바웃 타임'의 명대사가 실리며 작가의 말이 덧붙여 있었다.

어바웃 타임은 내가 좋아하는 영화 중에서도 손에 꼽는다. 무려 5번이나 봤으니 두말할 것도 없다. 처음엔 주인공들의 러브 스토리가 사랑스러워 좋아했던 영화였다. 그다음엔 작품의 분위기가 좋았고 또 다음엔 한국 문화에서 느낄 수 없는 특유 문화가 유독 눈에 띄었다. 5번씩이나 영화를 다시 보면서 그때마다 내 관점이 달라지는 것을 느꼈다.


출처 : 핀터레스트
행복의 공식
행복을 위한 아빠의 공식을 말씀해 주셨다. 두 가지 단께 중 첫 번째는 일단 평범한 삶을 사는 거다. 하루하루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그다음은 아빠의 계획 2단계다. 거의 똑같이 하루를 다시 살라고 말씀하셨다. 처음엔 긴장과 걱정 때문에 볼 수 없었던 세상의 아름다움을 두 번째 살면서는 제대로 느끼면서 말이다.- 영화 [어바웃 타임] 중에서


어바웃 타임의 명대사로 꼽히는 아버지의 대사는 마지막으로 영화를 봤을 때 머리를 띵 하게 만들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유독 그 대사가 있던 장면이 아른거렸다. 당시엔 그러고 말았지만 오늘에서야 깨달았다. 같은 대사를 아침의 편지로 받아보고는 생각이 줄줄이 이어졌다. '하루를 그저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 그리고 그걸 반복하는 것. 그러다 보면 처음엔 느끼지 못했던 것을 알게 되리라는.' 이어지는 생각 끝에 나만의 결론에 다다랐다. 우리는 매일 똑같은 일상을 살아간다고 느끼지만, 알고 보면 소소한 행복이 숨바꼭질하듯 곳곳에 숨겨져 있을 거다. 이제까지 행복이 숨어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채 그냥 지나쳐왔을 뿐.


시간여행자가 되는 방법


나는 기록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영화 속 시간 여행이 마치 일기를 쓰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한 줄 일기를 쓰기 위해 오늘은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되돌아 본다. 이것이 마치 어바웃 타임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똑같은 하루를 한번 더 살아가는 것과 비슷하다고 느낀다. 실제로 시간여행을 해서 똑같은 삶을 사는 건 아니지만 하루를 돌아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비슷한 효과를 본다고 생각한다.

일기는 한 번 쓰면 그대로 남는 기록이기 때문에 무의식 적으로 긍정적인 이야기만 쓰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그 덕분에 안 좋은 일이 연달아 일어나 지친 하루를 보낸 날도 어떻게든 웃었던 일, 잠시라도 행복했던 일, 즐거웠던일을 떠올리며 일기를 쓰게 된다. 이처럼 영화에서 말하는 '처음엔 긴장과 걱정 때문에 볼 수 없었던 세상의 아름다움을 두 번째 살면서는 제대로 느끼면서 말이다.' 라는 대사는 내가 쓰는 일기에 그대로 반영된다.


우리는 시간여행자가 아니라 불가능할 것 같지만 잠들기 전 하루를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마치 행복의 공식을 아는 시간여행자처럼 살 수 있다. 알고보면 행복을 찾는 일은 이렇게 쉽다.

작가의 이전글 기록의 가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