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회차를 기점으로 유료 구독 전환이 시작됩니다. 끝까지 읽어주셨던 분들께는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 마지막에 짧은 인사를 남겼습니다.
「그가 자리를 채워가는 중입니다」
새로운 인원이 들어왔다. 말이 많다는 소문이 따라붙어 팀 합류가 한동안 보류되었지만, 결국 우리 팀에 자리를 잡게 됐다. 팀원들과 인사를 나누는 그의 표정은 어딘가 조심스러웠고, 그걸 지켜보는 우리도 다르지 않았다. 우리는 그의 속내를 알 수는 없었지만, 기다림 끝에 조용히 들어온 사람에게 괜스레 말을 아끼게 되는 분위기였다.
그의 첫날 물량은 90개였다. 숫자만 보면 적어 보일 수도 있지만, 구역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만한 배정이었다. 특히나 그중 60개가 지번 주소였으니, 골목마다 멈춰 서서 입구를 찾는 데만도 꽤 시간이 들었을 것이다.
“괜찮으시겠어요?”
별 뜻 없이 던진 말이었지만, 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무리하고 싶지 않다는 눈빛이었다.
그 마음을 안다. 나도 그랬다. 지도는 누가 그려주는 게 아니라, 내가 길을 헤매며 내 손으로 그려야만 몸에 붙는다.
여기인가 저기인가, 지도를 들여다보며 발로 직접 걸어다닌다. 길을 찾고, 입구를 확인하고, 돌아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기를 반복한다. 그렇게 하나씩 헤매며 기억해 둔 장소들이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동네가 조금은 익숙해진다.
그도 그걸 알고 있었기에, 배정 물량을 전부 받지 않고 일부러 보류해 둔 것이었다. 그리고 그의 선택이 옳았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빨리 드러났다.
첫날부터 타이어가 펑크 났다. 시작부터 대박이 날 조짐인지, 운이 나쁜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신고식은 제대로 치른 셈이었다. 그런데 거기에 더해 비까지 억수같이 쏟아졌다. 그치지 않고 하루 종일, 줄기차게 퍼부었다.
우비를 입어도 옷이 다 젖고, 신발 안엔 빗물이 찼을 것이다. 길은 미끄럽고, 낯선 골목은 물안개처럼 흐릿해졌을 테고, 박스를 들고 뛰는 다리는 점점 무거워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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