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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죰 Mar 29. 2021

스웨덴에서 일하는 한국 여성들 - 프롤로그

반의 반줌단, 스웨덴에서 일하는 한국 여성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스웨덴에서 경제권을 가진 한국 여성들은 도대체 어디 있을까?"

5년 전인 2016년, 스웨덴으로 이주하겠다고 마음을 품게 된 이래로 한국에서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의 정보를 끌어모아도 쉽게 답하기 어려웠던 질문이 있었다. '한국인으로서, 아무런 기반 없이 스웨덴에 취업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가?'


당시 인터넷에서는 '스웨덴에서 독립적으로 일자리를 찾아 살고 있는 한국 여성' 이야기를 찾기가 정말 어려웠다. 거의 대부분 동거 파트너나 남편의 일자리와 사는 곳을 따라온 여성의 이야기였다. 이렇게 기댈 부분이 있는 사람들조차 학업도, 취업도 쉽지 않다고 했다. 혹자는 아예 경제권을 남편에게 위임하고 사는 모습이 많았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곳에 아무런 학적이나 연고가 없는 나는?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파트너가 든 없든 스웨덴 내 취업은 매우 어렵다는 좌절스러운 답변에 동기가 꺾였던 날이 수없이 많았다. 취직을 통한 스웨덴 이주를 준비하는 입장에선 스웨덴에 대한 유일한 정보를 얻을  있는 한국인 커뮤니티조차 이런 이유로 되도록 보지 않았던 날도 많았다.


 그런 과거를 거쳐 오롯이 경제력을 가진 직장인이 된 현재, 아니 사실 그전부터, 꼭 내가 해내고 나면 과거의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 '너도 마땅히 해낼 수 있다'라고 말하고 싶었다. 특히, 해외에서 새로운 도전하기를 머뭇하면서도 꿈꾸고 있는 한국 여성들에게 이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결국 이곳에 와보니, 새로운 환경에서 각자의 삶을 묵묵히 살아가는 독립적인 또래의 한국 여성들은 꽤나 많은 편이었다. 모두가 각자 조용히 살고 있었을 뿐.


 그래서 제대로 나서서 이야기하고 싶어 졌다. "여기에, 이런 사람들 꽤 많아요!"라는 메시지와 울림을 한국에 있는 우리 과거를 닮은 이들에게까지 닿게 하고 싶었다. 이젠 여기 와서는 평범해진 하루하루의 일상을 사는 친구 및 지인들이지만, 이들의 이야기가 간절함을 갖고 있는 누군가에겐 미래를 엿보게 하는 희망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리고 이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스웨덴에 정착하였는지를 이야기한다면 유용한 정보로써도 이용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코노미스트 선정 유리천장 지수 최하위 국가에서 1위 국가로 이주한 여성들의 기록

 3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한국에서는  날이 며칠인지조차 모를 정도였지만, 이곳에 오니 심심치 않게, Happy Women's Day!라는 말을 여성 동료로부터, 남성 동료로부터도 듣게 됐다. Economist에서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2021 기준)** 대한민국은 연속 9년째 유리천장 지수가 OECD 국가들중 꼴찌라 한다. 공교롭게도 내가 와있는 스웨덴은 유리천장 지수로 올해 1위를 차지했다.



이곳에서 만난 직장인 한국 여성 대부분은 위와 같은 이유를 염두에 두고 스웨덴행 이주를 선택하진 않았지만, 이 급작스런 상황의 변화를 겪는 실제 인물들이다. 이들이 전하는 이주 전후의 이야기는 한국인, 특히 일하는 여성으로서의 경험을 전달하는 기록으로써, 유리천장 지수를 만회하고자 하는 한국사회를 위한 시사점이 녹아있을 것이다.


시리즈를 기획하면서, 낯선 땅에서의 새로운 도전을 해내는 멋진 여성들의 각자의 이야기와 그들의 순간을 포착할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다음에 올 사람들에게, 작은 용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감히 꿈꿔본다.


출처: ** "Is the lot of female executives improving?", The Economist, Mar 6th, 2021 - The glass ceiling index,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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