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숨쉬는공간 Oct 09. 2023

나를 잡아준 건 바람에 흔들리는 하나의 나뭇잎이었다.

죽음을 피할 수 있었다.


인간관계도, 내 현실에도, 내 미래의 삶에도 아무런 확실성을 느끼지 못한 5월.

허무하고 복잡했다. 이런 나를 붙잡는 사람 또한 없었다.

사실 아무도 모른다. 나의 망가진 뇌를.

하루하루를 눈물로 지새운 날이었다.

두려움과 무서움의 반복된 나날들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지?

혼자 끙끙 앓다가 이대로 죽는 것을 아닐까?

난 사실 미래의 불확실성을 느껴서 스트레스 바에야 죽는 걸 택하고 싶었다.

그것을 진심으로 행하기 위해 검색하고 또 검색했다.

나의 삶은 모든 게 의미가 없었다.

꿈은 참 많은데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스스로의 한계치를 정해두고 괴리감을 느끼는 나를 어리석다고 말하겠지.

이런 나를 이해 못하는사람들도 참 많을 걸 알기에 어느 누구에게도 속앓이를 하지 않는다.



그 날도 똑같았다. 평범하게 눈물을 흘리던 날이었다.

집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국민대학교를 지나고 있었다.

버스를 타고 창문으로 바깥 풍경을 보면서 가고있었다.

그때, 나뭇가지에 매달려서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을 보게 되었고

그냥 그냥 눈물이 뚝뚝 흘렸다.

나를 보는 것이었을까? 나뭇잎에 동길감을 느꼈던 것이었을까?


아무도 걱정하는 누군가도 없고, 그냥 혼자 남겨진 채

살려달라고 외치는 하나의 자그만한 나뭇잎이

나의 마음을 완전히 어루어만져주었다.


그렇게 나는 사람이 아닌, 사물에게,

아니 이렇게 부르지 않겠다.

살아있는 생물에게 위로를 받은 것이었다.

작은 나뭇잎이 고귀한 존재였다.


말할 수 없을 정도의 큰 위로를 받고

난 다시 태어났다.

나를 온전히 믿을 수 있는 작용점이었다.

고맙다.

나를 살려주어서.


미안했다.

포기할 뻔 했던 내 자신에게도.


나뭇잎에게 다 보여주었다.

나의 마음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무향-살냄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