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아이들은 다 착하고 순수하다?
제가 아는 사회복지사 선생님 중의 한분은 지방의 시설에서 오래동안 근무하고 계십니다.
그 선생님이 근무하고 계신 곳은 발달장애인 시설로 넓은 땅의 단독2층건물로 시설도 훌륭하고 주변환경도 아주 좋습니다. 그곳은 1층주간보호소와 2층단기보호소로 되어있습니다.
주간보호소는 주로 성인발달장애인들이 낮시간동안 이곳에 와서 여러활동을 하며 지냅니다.
단기보호소는 근처 특수학교에 다니고 있는 여학생들이 머무는 곳입니다.
보통 10여명의 여자아이들이 그곳에서 숙식을 하며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이 단기보호소는 선생님들도 전부 여성분입니다.
그 선생님이 늘 입버릇처럼 하시는 말씀이 "우리아이들은 다 착하고 천사같다."라는 말씀입니다.
그곳의 아이들을 저도 좀 알지만 다들 정말이지 착한 아이들입니다.
저희 첫째 딸도 이곳에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평일에 이곳을 이용하고 주말에는 집에서 지내는 식이었습니다.
그러다 몇달동안 안가게 되고, 그러다가 다시 이용하게 되고, 또 안가게 되고 그런식의 반복이었습니다.
그런 이유는 제딸이 여러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난동을 피운거죠...소리지르고 욕을 하고 문짝을 부수고...
그러면 제가 집으로 데리고 오고 그러다 다시 보내보기도 하고 그런 반복이었습니다.
솔직히 쫓겨나도 할말은 없죠. 다시 받아주는것만으로도 감지덕지였습니다.
그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우리아이들은 다 착하고 천사같다"라는 말속에 저희 아이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어쩜 그곳의 아이들은 하나같이 다들 착하고 말도 잘듣는지...
저녁 9시면 얌전히 잠자리에 들고 아침 6시면 잘들 일어나 밥먹고 학교를 갑니다.
어디나 마찬가지이겠지만 발달장애아들도 통제가 안되는 아이는 받아주는 곳이 없습니다.
저희 딸아이같은 경우가 기피대상 1호에 해당하죠.
문제행동과 돌발행동이 있고, 공격적인 성향이 있는 발달장애아이들은 다닐곳이 많지 않습니다.
학교건 복지관이건 치료실이건 다닐수가 없습니다.
아이가 문제행동을 일으키면 부모님을 호출합니다. 그럴수밖에 없구요.
저도 여기저기 딸아이를 데리러 많이 다녔습니다. 저희아내는 전화만 울려도 심장이 내려앉는다고 합니다.
아내의 상태가 심각해져 학교건 복지시설이건 연락은 다 저한테로 해달라고 부탁해놓았습니다.
저도 전화를 받을때는 심호흡을 크게 하고 다리에 힘을 꽉주고 받습니다.^^
문제행동이 심한 발달장애인은 착하고 천사같지 않습니다.
난동을 일으킨 후 딸아이는 아무곳도 안나가고 집에 있게 합니다.
딸아이에게 전 늘 말하죠...
"선생님들도 좀 쉬어야 될거 아냐.."
딸아이가 등교하지 않는날은 그 반의 평화가 찾아올겁니다. 선생님도 쉴수 있구요.
그게 사실입니다.
복지관이건 치료시설이건 꼭 물어보는게 문제행동과 공격성입니다.
그래서 어떤 곳은 가려받는다는 인상이 큽니다. 한마디로 다루기 좀 쉬운, 덜 어려운 아이들을 선호한다는
겁니다. 이해는 가죠...
그런데 그러다보니 손이 많이가는 중증발달장애인이나 제 딸아이와 같은 문제행동을 일으키는 아이들은
갈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그리고 교육의 기회도 줄어듭니다. 교육기관이나 보육만하게 됩니다.
제딸아이가 다녔던 특수학교는 바리스타 공부를 하고 교내카페에서 일해볼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딸아이도 바리스타를 좋아해서 공부도 하고 연습도 했지만 결국 졸업할때까지 교내카페에서 일할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딸아이가 가장 부러워하고 바라던거라 매번 신청은 하지만 기회는 없었습니다.
이유를 물어보지도 않았습니다. 알고있으니까요...위험성이죠.
딸아이가 혹시라도 난동을 피면 그곳엔 유리컵도 많고 사람들도 많아서 위험하니까요.
그리고 학교에서 제어할 능력도 없고, 그누구도 책임지고 싶지 않으니까요.
그러니 담임선생님도 추천하기 힘들고, 카페담당선생님도 선발할수가 없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화제가 되고, 그러면서 발달장애인의 무해와 유해에 대한 얘기가 잠시 나왔었습니다. 우영우는 귀엽고 무해한 발달장애인이기에 전혀 거부감없이 사회에 받아들여지는거라고...
우영우를 본 첫소감은 옛날순정만화에 나오는 귀엽고 깜찍한 스타일이라는거 였습니다.
먹는것도 안흘리고 입에 안묻는 김밥만 먹으니 더할나위없는 청결함까지 갖췄더군요.
저에게는 3화에 나오는 자폐스펙트럼의 아이가 더 친숙하고 현실감 있었습니다.
키도 크고 덩치도 크고 힘도 무지 쎌거 같은 아이..제가 본 자폐증의 남자아이들은 그런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저도 가까이 가기에 조금 겁이 날정도의 그런 아이들입니다.
그런 아이들중에는 엄마나 할머니 등을 때리는 아이들도 제법 있습니다. 그아이들은 폭력을 행사한다는 생각이 없겠지만, 그냥 떼쓰고 자기가 원하는거 안해준다고 화를 내는거지만, 상당히 위험성이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한테 맞는 엄마나 할머니는 멍이 들고 가끔은 정신을 잃기도 할 정도입니다.
저도 몇번 본적이 있고 아마 발달장애부모들이라면 한두번씩은 목격한적이 있을겁니다.
이런 아이들을 보고도 천사같다거나 우영우를 떠올릴수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