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3년차, 여전히 모르는 게 많습니다
나는 지금 스무명 남짓한 규모의 스타트업에서 4년차 조직문화 담당자로 일하고 있다. 스타트업에서만 3년을 보내왔지만 여전히 부족하고, 여전히 모르는 게 많다. 그래서 자주 부딪히고, 자주 좌절한다.
스타트업에 들어온 계기는 사실 단순했다. 첫 직장에서는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고 느껴 퇴사를 결심했고, 우연한 기회로 스타트업 문을 두드렸다. 작은 회사였지만 배움의 양은 컸다. 매일 새로운 문제가 터졌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뛰어드는 과정 자체가 곧 성장이라고 믿었다. 그렇게 1년, 2년을 보내다 보니 “일 잘한다”, “열심히 한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었다. 그때의 나는 그 말이 곧 A부터 Z까지 잘한다는 뜻이라고 착각했다.
그러나 3년차가 되자 세상이 달라 보였다. 이제는 단순히 맡은 일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비즈니스를 이해해야 했다. 하지만 눈앞에 놓인 풍경은 나를 더 작게 만들었다. 흔히 ‘판교 사투리’라 불리는 스타트업의 언어, 사고방식을 이제야 80%쯤 알아듣게 되었지만, 여전히 모르는 20%는 나를 자꾸만 뒤처지게 했다. 옆에서는 이미 그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며 더 먼 미래를 이야기하는 동료들이 있었다. 그들과 나를 비교하며 올 한 해는 자존감이 바닥을 치기도 했다.
그래도 멈출 수는 없었다. 부족함을 인정하고 배우는 과정 자체가 곧 스타트업에서의 생존이기 때문이다. 나는 판교 사투리를 배우는 학생처럼, 매일 조직의 문화를 관찰하고, 동료들의 대화 속에서 새로운 단어와 개념을 주워 담는다. 때로는 틀리기도 하고, 때로는 아무도 설명해주지 않는 말들을 억지로 해석해야 하지만, 그렇게 조금씩 내 언어로 소화해왔다.
돌아보면 이 길은 나만의 기록이면서 동시에 앞으로 스타트업에 발을 들일 누군가에게 작은 길잡이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스타트업 생존기’라는 이름으로 내가 배운 판교 사투리의 단어들을 차근차근 풀어내고 싶다. 스타트업 1~2년차가 겪는 시행착오들, 조직문화 담당자로서 맞닥뜨린 의외의 장면들, 그리고 결국 자존감이 무너지는 순간에도 어떻게 버티고 성장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기록할 것이다. 완벽한 답이나 정답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아,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하고 안도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글은 나를 위한 기록이자, 스타트업 새싹들을 위한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 부족하지만 계속 배우고, 넘어지지만 다시 일어서며, 판교 사투리를 내 언어로 번역해가는 여정을 브런치에 남기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