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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초하 Aug 31. 2024

하루 한 줄이라도 쓰자

4. 예림당


어릴 때

지방의 작은 소도시에 살았었다.

일곱 살에 아빠가 돌아가시면서 어째서인지

이상하리 만큼 5살~8살 정도의 기억이 없는데

그 와중에 또렷이 기억하는 장면과 이름이 있다.

바로 예림당서림.

여섯 살 때의 어린 나의 가장  행복했던 기억.



매주 수요일.

나는 엄마와 나 그리고 언니,

이렇게 셋이 걸어서  우체국에 갔다가 예림당서림에 갔었다. 초등학교1학년이 된(당시는 국민학생) 언니의 저축습관을 키워주기 위해 엄마는 수요일마다 우체국에 들러 천 원을 저금하고 예림당에 들러 책을 둘러보거나 사게 했다.

내가 매주 따라갔는지는 알 수없지만, 정말 확실하게 기억하는 것은 예림당의 어린이 서적코너의 불빛.

쌓여있던 수많은 책 속에서 나는 신나 하며 그림책들을 뒤적이던 나. 그리고 사이좋았던 엄마와 언니.

내가 지금 이렇게 책을, 책방을, 도서관을 좋아하게 된 건 이 기억 때문일지도 모른다.



오늘 우연히 대구박물관에 가다가 발견한 그 이름 예림당.

그때 그 소도시의 예림당 서림은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뭉클해졌다.

그리고 지금은 없는 엄마가 보고 싶었다.

저축과 독서는 습관이야라고 했던...

그 목소리가 또렷하게 떠올랐다.

어떤 기억은 정말 각인되나 보다-라고 감탄한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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