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집돌스토리 Jan 11. 2023

어른들과 떠난 하와이

하와이 story.1 - 여행의 이유

 하와이를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돈도 시간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다. 그냥 떠나기만 하면 된다. 그렇게 나는 하와이로 떠났다.






하와이로 날아간 이유


 2015년 여름. 신혼부부들만 가는 곳인 줄 알았던 하와이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해외여행 경험이 많지 않았던 터라 인천국제공항의 공기만으로도 들뜨기 충분했다. 심지어 목적지가 환상의 섬이라 상상했던 하와이라니,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결혼도 하지 않은 내가 왜 수많은 여행지 중 신혼여행지로 유명한* 하와이로 떠나게 된 걸까? 하와이로 가게 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누구와 함께 갔는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하와이라는 목적지에 걸맞게 당연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였다. 나는 엄마와 함께 하와이로 향했다.

* 2022년 여름 기준, 신혼여행 예약건 중 30%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더 정확히는 엄마가 활동하던 국제 봉사활동 단체와 함께했다. 그 단체는 매년 여름 한 도시에 전 세계 구성원들이 모여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2015년의 개최지가 마침 하와이였고, 나는 아들의 자격으로 임시 멤버가 되어 페스티벌에 참여를 핑계로 하와이로 향했던 것이다. (2023년의 도시는 미국 보스턴이라 한다.)


하와이로 떠나기 1년 전, 2014년 행사는 캐나다에서 개최되었다. 행사 참여 겸 캐나다를 다녀온 엄마는 그 기억이 행복했는지 2015년 행사도 참여하기로 했다. 캐나다에는 엄마와 같이 활동하시는 분들의 아들 딸들이 많이 동행했었다고 했다. 그것을 본 엄마가 하와이 여행 기회를 나에게 제안해준 것이다. 하와이가 가보고 싶었던 나는 하! 와! 이! 세 글자에 ‘좋아!’라고 대답했다. 그렇게 나는 하와이로 떠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상상했던 하와이. 다시 가고 싶다. [출처 - Unsplash]



시간이 흘러 하와이로 떠나는 날 공항으로 향하는 리무진에 올랐다. 하지만 리무진에 20대는 물론 30대도 보이지 않았다. 빈자리가 하나 둘 채워질수록 어딘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은 확신이 되어갔다. 마침내 모두 탑승완료했으니 출발한다는 슬픈 소식이 들려왔고 그와 동시에 여행기간 동안 내 친구는 엄마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당시 여행 멤버는 우리 엄마가 막내일 정도로 나이대가 높았다. 즉, 마흔 밑으로는 나뿐이었다는 말이다. 20대였던 나는 숨 막히고 불편해 보이는 리무진이 출발하기 전까지 이 사실을 몰랐다. 참가 여부를 결정할 때 이 사실을 알았다면 가지 않는 선택을 쉽게 했을 수도 있다.


그렇게 나는 수십 명의 (유일한) 아들이 되어,

젊은 피라는 막중한 역할을 맡은 채 꿈의 여행지였던 하와이에 도착했다. 


누구랑 여행을 함께하는지는 그 여행의 추억이 만들어지는 형태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지금부터 풀어나갈 이야기는 내 머릿속에 그려진 하와이다. 신혼여행과 같은 로맨틱한 그림은 아니다. 엄마의 아들로, 그리고 수십 명의 아들이 되어 떠났던 하와이 여행기다. 막내의 입장에서 경험한 하와이 여행기가 과거 꽃보다 할배처럼 재미있게 들리길 바라본다.



일기조차 잘 쓰지 않던 그때는 상상도 못 했다. 8년 후의 내가 글을 쓰는 사람이 되어 기억을 더듬어가며 막내로 떠난 하와이 이야기를 풀어낼 줄은 말이다. 글감은 특별한 경험에서 찾아진다. 캐주얼한 글감을 고민하던 나는 걱정이 가득했던 8년 전 나의 일주일 남짓한 여행 경험을 찾아냈다. 오래되어 생동감은 부족하지만 에세이를 위한 주제로는 손색이 없다고 생각해 기억을 끄집어 본다.



당시 묶었던 호텔의 창밖 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