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엔터와 함께한 민음사TV 책장 데이트
어렸을 적 더 넓은 평수에 사는 친구네 집에 놀러 갔던 적이 있다. 한쪽 방 한편에, 아빠의 서재가 있다고. 방을 둘러싼 책장에는 과학, 식물 등 좋아하는 취향이 확연히 드러나는 곳이었다. 그때 문득 나도 언젠가 저런 책방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대학원 때 지도교수님의 연구실을 보면서, 책장을 사진 찍어두고, '다음에 저 책 읽어봐야지'하면서 두근두근 설레했던 기억도 난다. 나에게 책장 구경이란, 그 사람의 취향을 두 눈으로 찰칵 찍어오는 것과도 같다. 편하게 유튜브로 책장을 구경한다면 어떤 감정과 배움을 얻게 될까? 하는 마음에 바로 재생을 눌렀다.
민음사 TV에서는 2025년 신규 유튜브 IP로 '책장구경'이라는 콘텐츠를 기획했다. 새로운 시즌의 유튜브 IP를 기획하면서 그 회의내용을 구독자분들에게 조금씩 기획의도를 전해주었기에, 두 번째 게스트가 누가 될지도 정말 궁금했다. 마성의 매력을 지닌 민팁 마케터들. 이들은 독서문화가 따분하게 알려지는 것보다, 쉽고 재미있게 오래 잔잔히 유지되길 바라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텍스트힙의 유행이라고요? 하면서 텍스트힙이라는 그 말 자체에 불안감을 표하던 분들인 만큼, 책 읽는 행위가 단순히 유행에서 그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모든 콘텐츠들에 심혈을 기울여 만들고 계신다.
다른 사람의 책장은 타인의 집에 놀러 가는 수고를 들여서 우연히 마주할 수 있다. "어? 너 이 작가 책 좋아해? 나도 이 책 집에 있는데! (아직 안 읽었지만..) 이 책 어때?" 책 몇 권 만으로, 서로 대화를 무궁무진하게 이어갈 수 있다. 초등학생 때 엄마들이 대량으로 구입하거나 물려주던 아동문학전집, 해리포터 시리즈, 세계문학, 소설 등 또래 친구들의 책장에는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세계들이 이어져 있다.
지금 우리는 기업, 브랜드보다 그 브랜드를 만든 개인, CEO,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하고 있다.
브랜드 계정의 팔로우보다, 그 브랜드의 CEO의 계정에 더 관심을 가지고 댓글을 다는 것은 어쩌면, 그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그 사람의 일상에 대해 궁금해하면서 다양한 동기부여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사랑도 책으로 배웠어요.라는 말을 수줍게 하는 찰스엔터의 김찬미 님, 그녀는 수많은 연애프로를 리액션하면서 유튜브 알고리즘을 장악했다. 연애프로를 즐겨보는 사람이라면, 연애프로 1화 보고 그다음 찰스엔터 리액션 보고 자는 것이 국룰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 그녀는 평소에 읽는 책을 자신의 다양한 경험과 함께 소개하는 것으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책의 줄거리를 하나하나 소개하는 방식보다는 그 책을 읽고 느꼈던 경험을 꼬리에 꼬리를 물며 설명하면서 친구와 함께 편하게 책으로 수다 떠는 느낌으로 대화를 이어가는 흐름을 보였다.
책장구경 편에서는 총 9권의 책이 소개되었으나, 찰스엔터님이 소개했던 책 중에서 인상 깊었던 책 위주로 후기를 담아내보고자 한다.
1년 24 절기를 따라가며 읽기 좋은 절기 에세이인 제철행복. 우리는 단순히 사계절로 4번의 계절만 느끼고 살지만, 이 절기가 바뀌는 순간의 행복을 더 깊이 느낄 수 있는 책이라고 한다. 특히 요즘 제철코어가 트렌드로 뜨면서 더 급부상한 책이기도 하다. 3월 ~ 4월에 피는 벚꽃은 아름답지만, 잠깐 피고 만다며 헛헛해하는 사람들은 주목! 벚꽃이 지고 난 뒤, 푸릇해진 온기를 더 촘촘히 느껴보는 건 어떨까? 4월에는 '청명'에 접어들었고, 또 다른 꽃들이 얼굴을 내밀고 있으니까. 형형색색 다채로운 봄을 즐겨볼 수 있는 것도 촘촘히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다. 제철행복을 누리고 싶다면 절기에 맞게 책을 조금씩 읽어내면서, 사계절 내내 제철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도 포인트인 듯.
Q. 인생에 영향을 준 책?
조아란 부장님이 찰스엔터님에게 인생에 영향을 준 책?을 물었다. 그러자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스물셋 나이 때 1년 내내 인생의 변화를 가져다준 책이 영화하는 여자들이라니? 영화하는 여자들은 영화 현장에서 활약해 온 여성 영화인 20인의 인터뷰 모음집이다. 영화를 소비하는 사람들은 배우와 감독만을 기억하지만, 그 영화의 이면에는 미술감독, 사운드, 조명 등 영화와 관련된 전 영역의 창작자들의 삶과 생각들이 집약적으로 들어가게 된다.
특히 찰스엔터는 윤가은 감독이 영화에 입문하게 된 계기를 읽으며 '미디액트'라는 단편영화 제작 아카데미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120만 원의 거금들 들여, 수료를 하고 영화감독이라는 꿈에 도전하게 된다. 1년 동안 조연출, 편집 등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아, 영화는 내 길이 아니다..' 하면서 영화에 대한 꿈은 접게 되었다고 한다. 그때 이후 어떤 영화를 보더라도, 나쁜 영화라는 말을 할 수 없었다고. 그 작품 하나를 위한 다양한 사람들의 노력을 알기에 쉽게 입 밖에 못 내놓게 되지 않았을까?
이 장면을 보면서, 나는 내가 하고자 하는 꿈을 위해 이렇게 시간을 들여 길게 노력한 적이 있었나? 하고 돌아보게 되었던 것 같고, 나의 인생에 영향을 주고 있는 책은 무엇인가? 고민하면서 책장을 넘겨보기도 했다. 민음사 TV로 찰스엔터 책장을 구경하고 나니, 괜히 이 분들의 친구가 된 기분도 동시에 들면서 여러 도전들을 해나갔던 찰스엔터의 진취적인 모습에 또 한 번 감탄했다.
인생에 로맨스가 없어서 사랑 책을 더 열심히 읽었다던 그녀. 이 책을 읽고 사랑에 대해 한 발짝 더 가까이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사랑 전문가(?) 찰스엔터의 로맨스 소설 추천 = 드라마로도 큰 인기였던 '사랑의 이해'.
직급이 다른 네 사람의 연애 사각관계를 다룬 이 책은, 현실과 사랑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가 많은 책이다. 결혼적령기되면 주위에서 하는 고민들 중 하나. 경제적인 조건 다 빼고 감정적인 사랑만으로 모든 것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사랑의 이해는 인물 내면의 심리와 감정선을 깊게 그려내어, 상수, 수영, 미경, 종현의 입장을 표현했다.
내가 상수라면 어땠을까? 내가 수영이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수영이 너무 여우 아니야? 별 생각을 다 들게 했던 드라마. 아직 책으로는 읽지 못했지만, 드라마를 보면서 고구마 가득 먹은 기분도 들고, 애처로운 마음도 들끓었던 시기가 있었다. 찰스엔터는 어떤 행동이던 그 행동을 하기까지의 그 사람 안에 많은 소용들이 와 이유가 있다고 느꼈다고 한다. 나 너 좋아! 에서 그치지 못하는 어른들의 사랑의 복잡성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책. 사랑의 이해를 읽거나, 드라마로 접하게 되면 공통적으로 드는 생각이 있을 것이다. '아 사랑, 어렵다. 복잡하다..'
유튜브로 찰스엔터의 책장을 편하게 구경하고 느낀 점
무언가에 대해 갈망하는 사람들은 책을 집어서 고민하게 된다. 공부하고 싶었던 분야, 위로가 되는 에세이, 사랑 이야기, 철학적인 고민들. 누구보다 사랑에 대해 궁금했던 소녀가 자칭타칭 연애프로 박사가 되는 것처럼, 찰스엔터의 리액션과 다양한 콘텐츠들은 단순히 그냥, 찰스엔터라는 인물이 재밌어서 친근해서만이 아니었다. 사랑을 잘 몰랐기 때문에 끊임없이 사랑을 관찰하고 사랑이 무엇인지 궁금해했던 그녀의 생각들이 자연스레 녹아져 나왔던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그리고 "사랑에서 떨어져 있는 사람만이 진짜 사랑을 잘 표현할 수 있다." - 사랑 장인 민음사 박혜진 편집자
의 쇼츠를 보고 입. 틀. 막 감동을 받은 찰스엔터.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 둘만 바라보기 때문에 언어가 필요 없고, 그 안에서 느낄 수가 있지만, 사랑의 바깥에 있는 사람들이 사랑 밖에서 사랑을 관찰하고 더 깊고 예리하게 사유하게 된다는 말에 공감하는 장면이 나온다. 2개월 전 무려 67만 뷰의 조회수를 기록한 쇼츠인데,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더불어 <출근길 책 추천> 콘텐츠에 더 관심을 끌게 했던 영상이다.
"요즘 너무 바빠서 책 읽을 시간이 없죠?"라는 민음사 조아란 부장님의 질문에, "다 핑계죠 뭐"하면서 겸손한 미소를 보이는 그녀. 그녀의 책장을 구경하면서 나 또한 시간이 있음에도 책을 멀리했던 시기를 돌아보며 다시 기록하는 새로운 일상을 펼쳐보려고 한다.
사진 출처 및 영상 원본 ��
[공식] '찰스♥아부', 바쁜 와중에도 서로 책 추천해 주며 책장 데이트 즐기는 모습 포착...|홍학의 자리, 회복기, 영화하는 여자들, 우정 도둑, 천년의 사랑
https://www.youtube.com/watch?v=OLN2HN04ZjI
출처 : 민음사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