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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셔 Aug 06. 2022

재무제표 첫걸음 (사업보고서 읽기/데브시스터즈)

코리안 버핏이 되겠다는 큰 꿈을 품은 한 투자 입문자가 있다. 주식투자를 시작하는 그에게 누군가 말한다. "너 재무제표는 볼 줄 아냐? 투자하려면 그정도는 할 줄 알아야지"  꼭 필요한 것만 같아 재무제표를 검색해본다. '다트'라는 사이트에 들어가서 가장 익숙한 기업인 삼성전자를 쳐 본다. 결과창에는 소유, 출자, 특수관계인...등등 낮선 단어만 뜬다. 벌써부터 기가 빨린 입문자는 보기 편한 차트와 경제 기사들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정도만 봐도 주가의 움직임이 손 안에 있는 듯하다. 오를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종목이 눈에 들어온다. 느낌이 좋아 매수한다. 몇일 오르지 않더라도 상관없다.  장기투자는 무조건 승리할 것이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일 년이 지나도 이 년이 지나도 종목은 잔잔한 파도타기만을 계속한다. 입문자는 증시에 실망한다. 그리고 시장을 떠난다. 


있을 것만 같은 이야기이다. 누군가는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이고 이조차도 많은 투자자들 중에서 다행인 편에 속한다. 폭락보다는 파도타기가 결과적으로는 더 나은 편이니 말이다. 만약 입문자가 공부를 해서 재무제표를 제대로 볼 수 있었다면 결과는 달랐을까? 수익률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굳이 위험한 투자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입문자가 기사를 보거나 정보를 듣고 매매한 종목들 중에 절벽에 내몰린 기업이 있었을 수도 있다. 재무제표를 읽어야하는 이유는 먼 곳에 있지 않다. 바보짓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바보짓을 하지 않기 위해 입문자의 입장에서 첫 단추부터 잘 끼워보도록 하자.


1) 재무제표는 누가 왜 읽는 것일까


그저 재무제표를 읽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읽기 시작하면 낮설기가 수학책과 다른것이 없다. 우리가 지금 읽고자 하는게 무엇인지 어디에 써먹을 것인지 확실히 하고가자. 그래야 필요한만큼 써먹을 수 있다. 재무제표는 기업의 인바디 결과이다. 사람으로 치면, 키와 몸무게  근육량등이 친철하게 나열되어 있는 것이다. 그들이 어느정도의 덩치를 가지고 있는지 지방과 단백질은 어느정도인지 근육은 잘 성장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기업의 재무제표 구성요소에는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자본변동표, 주석이 있다. 이중에서 지방과 근육비율을 나타낸 것이 재무상태표이며 근육의 증감량을 나타낸 것이 손익계산서이다. 현금 흐름표는 근육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영양분이 얼마나 들어오고 나갔는지 알려주며 주석은 기업이 무엇을 먹고 지방과 단백질을 얻었는지, 근육은 어떤 운동으로 키웠는지 상세하게 설명해주는 부분이다. 이 네가지에 대한 이해로도 투자에는 충분하니 자본변동표는 이번 글에서 제외하고 가도록 하겠다. 재무제표에 대한 간단한 이해를 하였으니 이제는 쓰임새에 대해 고민해 보자. 보통 재무제표를 읽으라는 이유 중에 가치평가를 위해서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가치평가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가치평가는 기업의 진짜 가격을 말한다. 차트에 나타나는 것은 시장참여자들이 합의한 '임의의 가격'이다. 기업의 진짜 가격은 정확히 어떤 액수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기업이 보유한 자산과 벌어들이는 수익과 부채, 성장률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나오는 가격이다. 물론 차트의 가격도 비슷하게 산출되기는 하지만 차트의 가격과 진짜 가격이 다른 경우가 있고 이 차이를 알고 투자에 써먹기 위해서 가치평가를 하는 것이다. 여기까지 듣고 있자니 재무제표분석을 통해 가치평가만 잘 한다면 그 차이를 계산하여 눈 먼 돈을 먹을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러나 주의할 것이 있다. 첫번째, 개인이 기업의 진짜 가격을 계산하는 것은 틀릴 가능성이 너무 크다. 가치평가를 위한 모델중에 알려진 것들은 이론적인 것이 많고 계산식에 필요한 정보들 또한 제한적이며 추측 또한 많이 들어간다. 두번째, 혹여나 진짜 기업의 가격에 가깝게 계산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가격이 다르다면 가격의 차이가 계속될 수도 있다. 가치평가를 통한 투자를 가치투자라고 하는데 이것이 가치투자의 맹점 중 하나이다. 


가치평가에도 잘 활용하지 못한다면 무엇때문에 재무제표를 읽어야 할까?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 "재무제표만으로는 투자 할 수 없지만 재무제표 없이는 투자할 수 없다"(가치투자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이며 기술적분석을 하는 투자는 재무제표 한장도 보지 않고 투자할 수 있다.) 재무제표는 기업의 상태를 알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고도 신뢰할 수 있는 정보이다. 물론 분식회계가 종종 일어나긴 하지만 기업공시는  금융기관과 법의 엄격한 통제하에 생산되는 양질의 정보이다. 왜 재무제표가 가장 기본이 되는지 살펴보자. 아까 입문자가 위험한 기업에 투자했을 수도 있다고 했었다. 여기에 관해서는 체감이 되도록 국내 주식시장의 현황에 관한 기사를 가져와봤다.


https://www.mk.co.kr/news/economy/view/2021/04/323578/


흔히들 잡주라고 말하는 주식도 그 이름만큼 만만한 것이 아니다. 코스닥에 상장하기 위해서는 300억원 이상의 시가총액과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해야 한다. 결코 동네구멍가게 같은 곳이 아니라는 뜻이다. 기업이 그들만의 경쟁력을 가지고 살아남아서 사람들의 투자를 공개적으로 받을 수 있는 시장에 입성한 것이다. 그런 기업들임에도 작년 기준 4곳중 1곳은 돈벌어 이자도 못갚고 있다. 입문자가 샀던 종목도 여기에 해당했을 가능성이 크다. 즉 이미 성장 가능성이 없다시피하다는 것이 재무제표를 통해 공개적으로 알려졌음에도 정보와 느낌만을 믿고 매수 했다면 지금 건너려는 개울이 얕은지 깊은지도 모르고 발을 디딘 것이다. 더하여 네개 중에 하나 꼴로 꽝이 있다. 재무제표를 보는 것만으로도 적어도 국내 주식시장에서 실패할 확률이 비약적으로 낮아지는 것이다. 재무제표가 가장 기본이 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며 굳이 많은 의미를 부여할 필요 없이 돌다리를 두드리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자. 수천만원 수억원이 든 보따리를 메고서 돌다리를 두드리고 지나가는 것은 걱정이 많은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2)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아무것도 모르던 입문자가 헤매었던 그 지점으로 돌아가보자. 다트(DART)는 공시검색을 하는 곳으로 재무제표가 포함된 사업보고서 이외에 여러가지 공시들을 함께 볼 수 있다. 다른 공시들은 차후에 공부를 더 하게 되면 알아보는 것으로 하고 지금 볼것은 사업보고서이다. 이제부터 '데브시스터즈'라는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찬찬히 들여다보며 이야기해보자.(딱히 쿠키런을 좋아해서 고른 것은 아니다)

1) 사업보고서는 정기공시항목이다. 정기공시항목을 체크하고 원하는 종목명을 검색해보자.

2) 결과가 다음과 같이 뜬다. 기간을 변경하면 과거의 사업보고서 까지 볼 수 있다. 분기보고서는 4분기 각각에 해당하는 보고서이고 사업 보고서는 1년간의 보고서이며 보통 네번째 분기보고서가 사업보고서가 된다.(날짜 참고 12월은 4분기에 해당, 보통 발표일과 실제분기와는 두세달 정도 차이가 난다.) 우리는 1년간의 기록인 사업보고서를 보도록 하자. 참고로 종목명 앞에 붙는 '코'는 코스닥에 상장되었다는 뜻이다. 코스피에 상장된 기업의 경우 유가증권시장의 앞글자인 '유'가 붙는다.

3) 이 창이 뜨면 우리는 준비단계를 마친 것이다. 뉴비절단기로도 볼 수 있는 이 창을 우리는 어려워할 필요가 없다. 사업보고서를 동화책처럼 쓸 수는 없으니 정제된 용어들을 사용한 것이다. 내용은 아주 아주 간단하니 스텝을 밟아보자.


사업보고서의 왼쪽 부분을 보면 목차가 나와 있다. 모두 법적으로 포함되어야 하는 내용들이기에 우리가 읽어야 할 것은 많지 않다. 우선 우리가 해당기업과 산업의 사업보고서를 처음 접한다는 가정하에 진행해보도록 하자. 목차에서 읽어야 하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1.회사의 개요(샴푸 뒤에 붙은 영양성분표 같은 부분이다. 심심하면 읽어보자.)

2.사업의 내용(해당 기업과 산업을 처음 접하는 투자자에게는 유용한 부분 / 사업의 개요에서는 보통 산업의 특성을 설명하거나 당사의 주력제품을 안내하기도 한다. 명확히 정해진 내용은 없으나 기업의 이해를 돕는데 보통 도움이 되기에 읽어보는 것을 추천 /  주요 제품과 서비스는 재무제표에서 알 수 없는 중요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기업의 매출의 핵심이 되는 제품과 서비스를 알 수 있으며 이는 종합적인 기업분석에 유용하게 사용가능 / 원재료와 생산설비의 경우에는 에너지 기업과(정유회사 같은) 제조업 기업의 경우에 눈여겨 볼 만하다. 예를 들어 대한항공의 경우 원유가격이 비용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기에 이 부분을 참고하면 재무제표의 비용증가를 이해하는 것에 도움이 된다.) 데브시스터즈는 비제조업 기업이기에 중요하지 않은 편 / 그외 생략

3. 재무에 관한 사항(사업보고서의 주인공이다. 다른 것은 다 생략하고 이것만 보아도 좋음 / 연결재무제표,재무제표 두 가지가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자회사가 있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연결재무제표를 보는 것이 기업의 종합적인 상황을 보는데에 유리함 / 연결재무제표주석, 재무제표주석, 연결이 있다면 연결 주석을 보도록 하자. 우리가 읽은 것이 연결재무제표이기 떄문.(주석은 재무제표에 대한 해설서이다.) / 배당에 관한 사항에서는 배당의 증감량 정도를 참고 / 그 외 생략) 

4. 이사의 경영진단 및 분석의견 (요약집 같은 역할, 참고해도 좋은 정도, 안 읽어도 무방)

5. 회계감사인의 감사의견 (감사의견 항목에 적정이라는 글자가 적혀있는지만 확인하자. 혹여 한정, 의결거절, 부적정이라는 글자가 표시되는 3년 중에 보이는 경우 사업보고서를 닫고 다른 기업을 찾자. 아까 말했던 네개의 폭탄 중 하나일 가능성이 있다. 그래도 미련이 남는다면 검색을 통해 왜 그와 같은 감사의견을 받았는지 알아보자. 보통 보도기사에서 이유와 상황등을 친절하게 알려줌 / 그 외 생략)

6. 이사회 등 회사의 기관에 관한 사항 ( 해당 기업의 오너나 대주주가 아니라면 넘기도록 하자.)

7. 주주에 관한 사항 (재밌는 연봉 이야기들을 볼 수 있다. 임원쯤 되면 얼마나 버나 궁금하면 볼 것)

8. 계열회사 등에 관한 사항 (생략)

9. 대주주 등과의 거래내용 (생략)

10. 그 밖에 투자자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 ( 기업이 과거 잘못한 것이 있는지 기업활동을 계속해서 영위하는데 문제가 없는지 알려주는 친절한 항목이다. 경험상 대기업의 경우 재판와 제재항목은 있는 경우가 많았으며, 해당 정보들은 보통 이벤트로서 주가에 대부분 반영된 상태이다. 눈여겨 봐야하는 것은 제재에 관한 사항이며 특히 거래소로부터의 제재내역은 투자자로서 믿을 수 없는 기업이라는 뜻이므로 투자에 유의해야함 / 그 외 생략) 

11. 그 외 생략


여기까지 언급한 내용들은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것으로서 주관적인 의견이다. 어디까지나 권장사항이고 입문자를 위한 가이드라인 정도로 생각하면 되며, 얼마든지 다른 방법으로 읽을 수 있다.


3) 본격적인 재무제표 읽기


준비과정은 끝났다. 주인공을 만나러 가보자. 재무제표를 읽을 때는 세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으면 충분하다. 

3-1) 기업이 지금 잘하고 있는가

3-2) 특이점이 없는가

3-3) 특이점을 설명할 수 있는가 / 기대되거나 유의할 사항이 있는가


각각의 질문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에 앞서 보다 쉬운 이해를 위한 원칙을 세우고 가자. 우선 각각의 재무제표들은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있다. 손익계산서가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라면 재무상태표는 그 다음편인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으로 이어지는 식이다. 한 해의 손익계산서의 손익이 다음해의 재무상태표에 반영이 된다. 현금흐름표는 이름대로 그 해의 현금흐름을 보여주는데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재무제표에서 기업활동을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기업은 포괄손익계산서와 재무상태표에서 어느정도의 눈속임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현금흐름표는 솔직하다. 있는 그대로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주석은 재무제표의 해설이라고 했었다. 재무제표를 읽는 동안에 든 궁금증을 해결해줄 수 있는 역할을 한다. 이제 재무제표를 읽기 시작하면 매출이 변화했다거나 비용이 증가했다는 사실들을 알 수 있다. 이 때 재무제표의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세가지 과정은 필수적으로 거쳐야 한다. 첫번째는 과거 기업 자신과의 비교이다. 재무제표는 3년간의 기록을 한 번에 표시한다. 따라서 과거와의 비교를 통해 기업의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 두번째는 다른 기업과의 비교이다. 우리는 간단한 노력을 통해 산업별 평균 성장률과 이익률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세번째는 "왜"라는 질문이다. 만약 이익률이 상승했다면 기분좋게 고개를 끄덕일 것이 아니라 이유를 알아야 한다. 이 과정이 핵심으로, 질문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하여 깊은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 "왜"라는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수록 좋지만 어느순간 막히는 때가 있다. 지금은 한 번의 질문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이제 질문에 대한 답을 해보자.


3-1) 기업이 지금 잘하고 있는가

기업이 잘하고 있다는 것은 돈을 잘 벌고 있느냐라는 말이다. 여기서 '잘 번다'라는 표현은 여러 해석이 가능하다. 단순히 매출이 올랐는가, 이익률을 높였는가 등의 해석이 있다. 이 부분은 손익계산서를 통해 확인하고 현금흐름표를 통해 신뢰할 수 있다. 우선, 손익계산서를 보자.


손익계산서는 위에서부터 아래로 내려가며 보면 된다. 영업수익에서 영업비용을 차감한 것이 영업이익이 되고  영업이익에서 기타손익, 금융손익, 지분법손익, 법인세를 더하고 차감하면 우리에게 익숙한 당기순이익이 나오는 식이다. 여기서 항목이 음수(-)가 되는 경우에는 괄호()를 쳐서 표현한다. (수익에서 비용을 차감한 것이 이익이다. 헷갈릴 수 있으니 기억하고 가자.) 손익계산서 밑으로 내려갈수록 생소한 이야기들이 많지만 우리는 재무제표의 모든 숫자를 볼 필요가 없다. 중요한 것만 볼 것이다. 손익계산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매출과 영업이익이다. 앞서 말했던 원칙을 기억해서 우리는 매출과 영업이익의 비교를 해보도록 하자. 앞으로는 영업수익을 매출이라고 부를 것이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매출액의 증가이다.13,14기와 비교해서 15기에는 자리수가 바뀌었다. 두번째로 눈에 들어오는 것은 영업이익의 변화이다. 이번에는 부호가 바뀌었다. 이는 기업에 있어 아주 의미있는 포인트이다. 여기있는 정보로만은 알 수 없지만 데브시스터즈(데브)는 근래 몇 년 이상 이익을 내지 못하던 기업이었다. 때문에 15기는 기업에게 놀라운 시기였을 것이다. 이와 같은 극적인 변화는 드물다. 다른 기업의 재무제표를 볼 때에는 정도의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여기서 의문점이 든다. 데브는 어떻게 흑자전환에 성공했을까? 구글에 '데브시스터즈 실적'이라고만 검색해도 어느 정도의 답이 가능하나 기업분석리포트라는 더 전문성 있는 방법도 있다. 아래에 표시한 링크는 내가 이용하는 국내기업분석 리포트 사이트이다. 

https://markets.hankyung.com/consensus

여기에 데브시스터즈를 입력하고 검색기간을 조정하면 애널리스트들의 리포트가 뜬다. 리포트를 읽어보면 데브의 신작이 국내외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리포트에는 보통 목표주가가 적혀있는데 여기에 큰 비중을 둘 필요는 없다. 미래의 가격은 누구도 알 수 없는 정보이고 리포트에서 매도를 추천하는 경우 또한 별로 없기 때문에 기업과 산업의 정보를 얻는것에 중점을 두자. 재무제표로 다시 돌아가면 데브의 극적인 성장이 이제 이해가 된다. 데브는 돈을 잘 벌기 시작했다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손익계산서의 날것의 숫자만으로 파악하는 것이 어렵다면 지표를 이용하면 된다. 네이버 금융에서 종목을 검색하고 종목분석- 투자지표로 들어가면 수익성, 안정성, 성장성, 활동성에 해당하는 지표들을 볼 수 있다. 지표는 직관적이며 비교가 용이하고 이해하기에도 편하다. 각자 개인적으로 지표들을 공부해서 유용하다고 생각되는 지표들을 이용하면 되겠다. 


다음으로 현금흐름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데브가 진짜 돈을 잘 벌기 시작한 것이 맞는지 확인해보자. 현금흐름표는 항목이 많아 사진으로 못가져왔지만 중요한 항목이 따로 있기에 그것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현금흐름표는 세가지 큰 부분으르 나뉘어진다. 기업활동이라는 큰 뿌리에서 영업활동, 투자활동, 재무활동이라는 가지가 나온다. 현금흐름표에 대한 이해는 세세한 항목들은 다 제쳐두고 지금은 이 세 현금흐름의 방향과 규모만 비교해보자. 영업활동은 기업이 이윤을 만들어 내는 주된 활동이다. 투자활동은 기업이 미래의 가치창출을 위해 투자하는 것으로 자산의 구입이 여기에 해당한다. 재무활동은 기업의 영업활동과 투자활동을 위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다. 각각의 현금흐름은 양수나 음수가 되는데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영업활동현금흐름 : 기업의 매출과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보통 방향과 정도를 비슷하게 한다. 영업활동현금흐름에 대한 계산의 시작이 당기순이익이기 때문이다. 당기순이익과 영업활동현금흐름의 부호가 다른 경우가 있는데 매출채권이 매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과 같이 서류상의 이익이 많을 때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 '흑자도산'도 이런 상태에서 발생하곤 한다. 투자활동현금흐름, 재무활동현금흐름과 다르게 영업활동은 '무조건' 양수인 것이 좋다. 

(양수일 경우) 기업이 영업활동이 현금창출을 잘 하고 있음 

(음수일 경우) 기업의 영업활동이 현금창출을 잘 하지 못하고 있음 / 영업활동 자체가 원인인지 현금흐름에 문제가 생겼는지 파악할 것


투자활동현금흐름 :  투자활동은 기업의 성장단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성숙기업인 경우 투자활동에 사용할 수 있는 돈을 유보하거나 배당으로 주는 경우가 많으며(성장동력이 크게 남아있지 않기에) 성장기업의 경우 때때로 벌어들인 돈보다 더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 


(양수일 경우) 기업이 자산을 매각하여 돈을 벌었다는 의미로 향후 가치창출을 기대하기보다 효율적인 기업활동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 기업 스스로 성장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 않다는 뜻이기에 현금이 유입되었다는 것이 마냥 긍정적인 것만은 아님.

(음수일 경우) 기업이 자산을 구입하여 미래의 가치창출을 꾀한다는 의미로 성장을 하고자 하는 것. 성장 자체는 긍정적인 가치이나 무리한 투자를 하는 것은 아닌지, 지금하는 투자가 효과가 있을 것인지를 따져야함. 


재무활동현금흐름 : 재무활동현금흐름은 쉽게 말하면 돈을 빌렸다는 의미이다. 주식발행도 투자자에게서 돈을 빌리    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이익을 기대하고 투자하기 때문) 기업이 돈을 써야하는 상황일 때 최고의 경우는 자신들이 벌어서 모아둔 돈을 쓰는 것이다. 은행에서 대출하는 것과 채권을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그 다음이고 주식발행은 기존주주의 가치가 훼손되기 때문에 마지막 경우의 수라고 할 수 있겠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은 기업의 규모와 관련이 있다. 기업이 우량할수록 여유자금이 많기 때문에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적고 반대로 여유자금이 적은 기업은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비교적 크다.


(양수인 경우) 기업이 채권발행이나 주식발행을 통해서 자금을 조달했다는 의미로 조달한 자금은 어디에 사용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

(음수인 경우) 기업이 채무상환을 했거나 배당금을 지급했을 경우 음수가 됨. 우량기업의 경우 이익유보금이 충분하여 따로 자금조달할 필요가 없고 보통 배당급 지급을 하기 때문에 음수인 경우가 있음.

데브시스터즈의 현금흐름은 다음과 같다. 2021년 기준으로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크게 개선 되었고 성장규모에 맞추어 투자 또한 늘렸다. 이에 대한 재원 조달을 위해 재무활동현금흐름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2021년의 손익계산서와 현금흐름표를 놓고 보면 마치 성장을 시작할 때의 아마존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전형적인 성장기업의 모습이라는 뜻이다. 중요한 것은 성장의 지속성이다.

3-2) 특이점이 없는가 / 3-3)  특이점을 설명할 수 있는가 / 기대되거나 유의할 사항이 있는가

특이점을 보는 기준은 간단하다. 재무제표에서 큰 숫자만을 골라 찾는다. 생소한 계정과목들이 많지만 값이 큰 것을 골라내고 나면 얼마 남지 않는다. 값이 크다는 것의 기준은 개인적인 기준으로 나는 보통 10~20%로 본다.  여기서 비율은 비교대상 혹은 포함대상에 대한 것이다. (ex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유동자산 대비 재고자산) 

아까봤던 손익계산서에서 큰값을 골라내보자 큰 값이라고 볼 수 있는것은 영업비용 정도이다. 당연하게도 값이 큰 항목이 중요한 항목이며 값이 작은 것은 중요도가 떨어지므로 무시하자. 다만 각 항목의 값들은 매년 달라지므로 중요한 값도 다를 수 있다. 영업비용이 손익계산서에서 중요한 값이라고 정했다면 이제 왜 값이 큰지 알아보자. 재무제표의 해설서는 주석이라고 했다. 재무에 관한 사항에서 연결 재무제표주석을 눌러보자. 우리가 수학공부를 할 때를 생각해보면 해설서를 읽는 순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 왜 틀렸는지 알기 위해서 보았었다. 주석 또한 마찬가지이다. 주석은 사업보고서 대부분의 분량을 차지하기 때문에 원하는 정보만 골라서 보는 것이 중요하다. 영업비용에 관한 항목은 보통 주석의 마지막 부분에 있다. 스크롤을 끝까지 내려보자. 

그럼 다음과 같은 표를 확인할 수 있다. 이제 왜 비싼지 따져보자. 여기서도 큰 값을 찾으면 된다. 급여, 지급수수료, 광고 선전비가 남는다. 급여는 어느 기업에서나 비용에서 비중있는 부분이다. 특이한 것은 지급수수료와 광고선전비이다. 지급수수료의 큰 비중같은 경우에는 모바일 게임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모바일게임은 마켓과 같은 중간 플랫폼에서 판매수수료를 떼어간다. 이것이 비용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광고선전비도 마찬가지로 게임산업의 특징이다. 리니지를 서비스하는 엔씨소프트의 경우 작년 한해에만 2700억원을 광고선전비로 사용하였다. 매출액 대비 영업비용이 비싼이유를 알았다. 다른 원칙도 적용해보자 과거 자신과 비교해보는 것이다. 큰 값들을 기준으로 매년 변화량이 명백한 것들을 살펴보자. 아까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급격한 상승은 기업분석리포트를 참고하여 이해하였다. 영업비용 또한 급격하게 상승하였으나 이는 매출액의 증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므로 유의할 점을 찾아본다면 이익률의 증감 정도이다. 특이점을 찾고 질문하는 과정을 정리해보자. 

1) 큰 값을 찾는다.

 2) 왜 큰지 살펴본다. 

3) 큰 값들 중에서 변화가 명백한 것들을 찾는다. 

4) 왜 변화했는지 알아본다. 

5) 질문들에 대한 답을 종합하여 현재 기업이 어떤 상태인지 정리한다.

이렇게나 간단하다. 그리 복잡하지 않고 그저 단순한 법칙만을 가지고 보았는데도 우리는 데브시스터즈의 현재 상황을 명료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과정을 재무상태표와 현금흐름표에도 적용한다면 그때서 우리는 재무제표를 읽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쯤에서 우리가 재무제표를 읽었던 이유를 상기해보자. 감당하지 않아도 되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 였다.  이와 관련해서는 지표와 같이 개인적인 공부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번 글을 통해서는 위험을 볼 수 있는 방법만을 제시하고 어떤 것이 위험인지는 다루지 않을 것이다. 재무제표에서 발견할 수 있는 위험은 산업마다 다르고 기업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4) 재무제표에 익숙해지기

기업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이 보기에 내가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에는 부족한 점이 많이 보일 것이다. 하지만 과거 재무제표 공부를 시작할 때, 나는 이런 가이드라인이 너무 절실했었다. 결국에는 모르는 것을 하나하나 혼자서 깨쳐가며 익숙해지는 길을 걸었기에 다른 입문자가 이 글을 보고 투자공부를 좀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으면 한다. 재무제표를 재미로 읽기 시작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대부분이 경제적 자유를 쟁취하겠다는 목적만으로 시작한 재무제표읽기 일테지만  또 읽다보면 재미가 붙는다. 한 두편 읽고 재무제표와 거리를 두기전에 투자공부를 시작한 목적을 항상 마음속에 품고 있으면 재무제표는 계속 읽을 수 있다. 기업을 알고 산업이 친숙해지는 정도가 되면 정말 많은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그런날은 분명히 오니 기꺼이 읽어보자. 그때는 아무것도 모른채 폭탄을 안고 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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