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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니킴 Aug 22. 2023

4 아이와 영국에 한 달 다녀올게요.

4. 런던 살이, 그래서 얼마예요?

  주변 사람들에게 아이와 한 달 런던에 가겠다고 알렸다. 부럽다는 좋겠다는 말과 동시에 제일 먼저 오는 질문은, “얼마나 들어요?” 사실 이 시대 모든 것의 시작은 얼마예요 부터가 아닐까 싶다. 대자본주의에 따른, 옹호나 힐난이 전혀 필요 없는, 그것은 누구나 그냥 가장 궁금한 현실이다. 나는 부자가 아닌지라, 남편의 지지와 함께 없는 돈을 긁어모아 적당하게 평범한 런던 살이를 계획했다. 그래도 예산을 최대한 많이 아껴야 하는 입장이기에, 나의 한 달은 알짜베기 고농축 액기스 한 달 살이다.


  일단, 6개월 전 예약한 비행기 값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최저가였다. 또, 숙소로 예약한 에어비앤비 두 곳에서는 아침을 준다. 10년 전, 아일랜드나 영국에서 거리를 지나며, B&B(Bed&Breakfast)라는 문구를 많이 봤었다. 우리는 너에게 방을 제공하는 동시에 자고 일어나면 먹을 것도 주겠다는 이 얼마나 정겨운 영국 문화인가. 그 문화가 남아있으리라 생각 못했었는데, 에어비앤비 서치를 하다가, 집주인의 아침제공(Breakfast included)이라는 한 줄이 참 정감 있게 느껴져, 두 곳을 예약했다. 물가 비싼 런던에서, 아침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큰 위안이다.


  런던은 대중교통 인프라가 정말 잘되어 있는 만큼 교통비가 비싸다. 대신에 11세 미만 아이들에게 모든 대중교통이 공짜다. 어른과 동행만 한다면, 무료로 모든 곳을 다닐 수 있다. 그 밖에도 유명한 박물관, 미술관은 대부분이 무료관람이고,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무료 워크숍들이 많다. 결혼 전에 홀로 다녔던 런던인지라, 얼마나 아이들에게 우호적인 나라였던지에 대한 기억은 사실 없다. 이번에 가면 모든 것이 아이중심이 되기에, 아이와 함께 런던을 다녀온 사람들이 왜 하나같이 아이 친화적인 문화라 일컫는지, 꼼꼼히 살펴봐야겠다.


  승무원으로 일하던 시절. 여행을 우습게 알았던 적이 있었다. 열심히 일만 하다 보면 세계 이곳저곳을 척척 도착해 버리니, 여행 한번 하는데 큰돈이 들어간다는 개념도 없었고, 여행의 즐거움을 딱히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남들은 신혼여행으로 한 번 간다는 몰디브도, 세 번째 갔을 때는 아예 호텔 밖을 나가지도 않았으니(^^;)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아쉽고, 기가 찰 노릇인지… 승무원을 그만두고 알았다. 평범한 사람들, 직장인들이 유럽 여행 한 번을 가기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의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엄마가 되어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 이제는, 다시 없을 우리의 소중한 시간과 돈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그 감사함으로 모든 순간을 온 몸으로 가득 담고 기록해보려 한다.


  아, 그래서 예산이 얼마 들어요?

 ‘지금 시세, 샤넬 클래식백 하나 살 수 있는 정도입니다’라고 얘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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