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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통랩 Designtong Lab Dec 18. 2023

디자이너의 생산공식

(정의 → 추정 → 실행 → 확인) + 학습 = 생산

사고방식 思考方式;
생각하고 궁리하는 방법이나 태도

디자이너의 가치; 생산성; 경제성은 디자이너의 사고방식에 의한다.
생각이 가치를 가진다는 건, 생산력으로 증명했기 때문이다. 



편집디자이너의 사회적 가치, 생산성, 경제성

우리나라 대학의 디자인 계열 분과를 보면, 지난 세기 80년대 산업디자인학과때부터 본격적으로 세분화되기 시작한 것 같다. 그 당시 TV에 '2년제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하면 100% 취업할 수 있다'는 식의 광고를 자주 봤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라에서 적극 권장하던 디자인은 90년대 후반부터 대부분의 4년제 대학교에 디자인계열 학과가 생기고 다양하게 분류되었지만, 편집디자인은 시각디자인에 포함되는 한 표현 매체로 쓸모가 더 커질 확장성도 없을 뿐더러 편집디자이너 또한 아직은 있지만 직업적 가치는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속 가능한 무게감을 가질 수 없는 결과물의 짧은 생명력이 그 원인이라는 생각도 든다. 


편집디자이너들이 디자인하는 인쇄물은 팔 수 있는 '단행본' 정도를 제외하고는 돈으로 바꿀 수 있는 어떤 제품의 보조 역할로 소장보다는 일회성이 강하다. 의뢰인 입장에서야 한번 쓰고 버려질 물건에 디자인 비용을 들이고 싶지 않을테고, 디자인을 그냥 해주는 인쇄소에 제작 의뢰를 하고 싶을 테니 인쇄소에 디자이너가 필요해 졌겠지? 이렇게 의뢰인에게 필요한 인쇄물을 위해 편집디자이너가 필요하지, 편집디자이너를 위해 인쇄 제작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디자이너를 원하는 기획사보다 능숙한 오퍼레이터 operator가 필요한 제작업체가 많을 수 밖에 없다. 


편집디자이너가 면접을 보고 싶은 디자인기획사를 발견하기 어렵고, 전공하지 않은 디자이너, 4년 동안 학교에서만 디자인을 해봤던 졸업생, 디자인기획사를 유지할 수 없게 된 디자이너와 직장이 따로 있는 디자이너까지 웹상 플랫폼에 흘러 넘쳐 보인다. 그럼에도 디자인계열 학과는 더 세분화되어 늘고 있다. 왜? 요즘 초등학교에서 코딩을 가르친다. 편집디자인도 웹용 편집툴을 이용해 디자인을 가르치는 방식으로 학습될 것이다. 의무교육에서 습득한 것으로 충분할텐데, 전문이라고 언급할 '일'이 있을까? 있다면 그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디자이너가 아니라 기획자나 새로운 형태의 '크리에이터'일 것이다.


일련의 현상들은 내가 방심 혹은 착각하고 있는 동안 조용히 작용한다. 결코 생산적이지 않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면 그건 뭔가가 아주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징조일 것이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작업자의 사고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능력의 정도에 중간이 없어졌고, 할 수 있냐 없냐의 구별이 잘하냐 못하냐로 변했다. 장수하는 수요처는 줄고 능력을 보장하지 않는 공급처는 늘었다. 여기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 고래싸움을 중지시켜야 하는 사회는 새우가 입을 방탄조끼를 만들어 팔고 있다. 


소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직업을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가 진작에 도래했는데 나는 준비를 못했다. 지금 편집디자이너를 하고 있다면, 어떤 조직과 상황에서도 자신이 해야하는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만들 수 있는 '편집디자인 기술을 가진 기획자'가 되어야 디자이너로서 생존할 기회라도 주어질 수 있다고 본다. 



일머리 없는 나에게 이렇게 할 말이 많은 이유

https://www.instiz.net/pt/6650996  일머리가 없다는 것은 일을 못한다는 의미다. 일을 못하는 것은 옆에서 일하는 동료에게 민폐고, 그 동료조차 일머리가 없다면? 감당할 자본과 이유가 있는 조직이 아니고서야 조만간 폐업을 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일을 못할 경우, 가장 크게 민폐를 끼치는 대상은 바로 자신이다. 안다고 확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일'을 대하는 나의 태도는 생산적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만큼 다양하고 다르다'라는 의미로 자주 사용하는 옛말에 '집마다 오이 먹는 법도 다르다'라는 말이 있다. 디자이너들이 일하고 있는 조직마다 같은 분야의 일을 하더라도 업무 흐름과 작업 과정이 다르게 정해져 있다. 따라서 소속된 조직의 작동원리를 알아차리는 업무센스 + 조직이 의뢰받은 일의 중요도를 가늠할 수 있는 작업센스 = 일머리는 '무엇을 얼만큼 언제 해야하는 지 아는 것'이라고 해야 한다. 다시 생각해보면, 누구나 무엇을 해야 하고 얼마나 중요한지 안다. 다만 일머리가 없는 경우는 누구와 조직이 판단하는 중요도가 다르고, 누구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전부라고 믿기 때문일 수도 있다.


편집디자이너로서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다양한 종류의 일은 기술뿐만 아니라, 어떤 일을 처리하든 대처할 수 있는 지식을 갖게 해주기 때문에 마다하지 않기를 권한다. 해본 적이 없다고 회피하는 태도를 회피해야 한다. 무엇을 얼만큼 해야하는 지 파악할 수 있다면, 처음하는 일도 성공할 수 있는 생각과 예측이 가능하다. 


2018년 평생학습&북페스티벌 행사포스터 

5년 전, 이 일의 범위는 행사를 기획하고 집행까지 포함한 전체였다. 포스터를 비롯해 부스 안내 현수막 등 행사장 안에 필요했던 시각물 디자인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에 집중했고, 항목별 외주업체 선별해 진행을 맡겼다. 그리고 일머리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 


의뢰한 측에선 좀 더 특별한 이벤트를 원했는데, 우리는 그 정도를 만족시키지 못했고, 구색만 갖춘 행사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처음하는 일이고, 해 본적 없는 일을 받아온 것이 문제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능력치가 된다'는 의미, '일머리가 있었다'면 해 본적 없는 일도 잘 해낼 수 있었음은 확실하게 알게 해 준 일이었다.




내가 '일머리 없다'는 말을 듣게 된 원인을 찾으면서, 처음엔 '무엇이 얼만큼 중요한 지'의 물리적 값인 순서와 시간 배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보다는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 무엇, 의뢰인의 요구인 '무엇'을 몰랐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렇게 일머리는 '무엇'으로부터 시작되며, 업무 과정의 생산력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에 나는 일의 구성요소인 업무와 작업을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집에서 출발해서 귀가하기까지 직업상 행하는 모든 일을 '업무'라고 본다. 그 업무 중에 의뢰받은 일을 생각하고 데이터화 하는 '작업'이 포함된다. 조직의 작동원리에 따른 업무의 중요도 기준을 따르되, 객관적으로 수집한 나의 능력치로 작업의 순서와 시간을 배정하는 것이 '일머리'라고 할 수 있다. 조직에 따라 다른 무엇을 얼만큼 언제 해야하는 지 아는 것은 어디에서든 통하는 강력한 기술이 된다.

일을 구성하고 있는 업무와 작업


업무 > 작업;  

"해야만 하는 한 가지씩 순서에 따라 이 정도 한다

한 가지(항목)와 이 정도(순서와 시간)는 다음 3가지 질문으로 알아낼 수 있다.

1. 지금 해야하는 업무는 알고 있나?

2. 내가 속한 조직의 작동원리를 알고 있나? 

3. 나의 능력치를 알고 있나? 






처해진 상황은 불가항력적 개인사정으로 치부되고, 운運으로 원하는 조건이 자신에게 그저 오기를 기다리면서 무기력하게 사회에 묶여있는 삶, 다시말해 우리의 삶과 직업의 작용원리는 같을 수 밖에 없고, 시간이 더하면서 형성된 우리의 습관은 업무에 투영되기 마련이다. 처한 상황의 본질은 생각할 틈도 없이 찰나에 드러나는 자신의 사고방식에 휘둘려 서서히 자멸하는 선택을 하지 않도록 질문해야 한다는 의미다.



본질 本質; 
어떤 사물과 현상 안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변할 수 없는 요소들의 주인 主因

생산도구 5가지 + 4단계 실행공식 production formula

일머리가 있고 없고가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은 소수다. 대부분의 우리는 자신의 생산성을 꾸준히 보여주지 못하면 도태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어쩌다 지금'인 사회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이렇다. 바람직한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사고방식으로 내 뇌의 '자세잡기'를 돕는 것이다.


일단은 습관이 되어버린, 잘 알고 있다고 믿는 자신의 태도; 사고방식을 습관에서 분리하는 것부터 해야 한다. 현재 자신의 사고방식을 점검해야 본질; 내 사고방식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수정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어디서 일하든 적용할 생산적 업무 태도로써 '사고방식'을 설계하고, 이 사고방식이 뇌에 안착될때까지 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체험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실행하는 모든 과정이 훈련을 용이하게 하는 '도구'가 될 것이다.


생산도구 5가지; (정의 → 추정 → 실행 → 확인) + 학습 = 생산

정의;  상황파악  '본질은  힘을 가져야 한다' 

맡겨진 일의 결과가 가져야 하는 쓸모를 구성하는 속성 중 핵심 알아내고,  핵심의 생산성을 재설정한다. 

추정;  가설구축  '본질이 힘을 얻는 과정은  같다' 

결과에 기대하는 역할을 기준으로 선별한 여러개의 과정을 시뮬레이션해보면서, 가장 생산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과정을 선택 설계한다.

실행;  형태구현  '본질의 힘은  형태를 가진다' 

설계한 과정을 실행하면서, 의도한 생산성을 갖추도록 구체적인 유기체를 생성하고 배포한다.

확인;  의미해석  '본질의 형태에 따라 힘의 정도; 가치가  달라진다' 

결과에 대한 사용자 반응을 수집해서, 지속될 수 있는 생산성이 얼마나 되는 지 측정한

⑤ 학습;  연료충전  '본질의 힘; 가치는  지식을  적용했는지에 의한다'

목적을 가지고 뇌에 정보를 체계적으로 축적하는 훈련이다. 과정 중에 체득하는 경험이 포함된 '사용할 수 있는 지식'을 생성하는 활동인데, 지식은 뇌에 있는 프로메테우스의 '시계'를 멈추지 않게 해주는 연료가 된다.

프로메테우스의 시계


4단계 실행과정에 적용할 공식;

step1. '정의'단계, 

전체를 부감하다 look down the whole

step2. '추정'단계, 

과정을 설계하다 design the process

step3. '실행'단계, 

형태를 부여하다 give shape to

step4. '확인'단계, 

반응을 수집하다 collect customer feedback



생각은 생산성을 가져야 의미가 생긴다. '생각'이 형태를 갖추게 된다면 꼭 프로메테우스의 '시계'와 같을 것이다. 수직적 혹은 수평적이지 않은, 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시계와 같지만 결코 같은 시간을 가르키고 있지 않은 시계 말이다. 생각이 생산성을 갖게 되고 지속하려면, 멈추지 않는 뇌의 활동 효과를 얻고 확인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다. 내가 알고 있는 '생산도구'는 더이상 외부에 있지 않고 각자의 뇌에 있다. 


2024년 버전, 평생학습&북페스티벌 행사

18년도 행사를 지금 다시 한다면, 시안?이 아니라 계획안을 작성할 것이다.  


step1. 정의; 

기술적 조건;  실행 날짜와 예산이 정해진 연중행사로 그동안 치뤘던 행사결과 확인 가능하다.

조건의 의미;  진행 경험자료와 관련 업체정보를 검색할 시간을 벌 수 있고, 의뢰인의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아이디어에 시간을 배려한 '계획안'을 통해, 의뢰인이 확실하게 선택한 후 준비할 수 있다.


step2. 추정; 

행사를 내용에 따라 혜택형, 체험형, 강의형으로 나누고, 각 형식과 예산에 맞는 업체 및 강사를 선정한다. 2일간 치뤄질 행사의 핵심인 기념식을 돋보이게 할 이벤트와 혜택형 이벤트 2건을 하루에 1건으로 방문자수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간에 배정한다, 체험형에 속하는 각 부스 운영자들의 요구사항과 준비정도를 협상하고 참여자들이 체험에 적극적일 수 있도록 내용을 준비시킨다. 강의형은 평생학습 지원사업으로 자신의 사업을 성공시킨 업체 사장님과 지자체와 관련있는 책의 저자를 강사로 섭외해 하루에 1건씩 진행한다. 최종 정해진 참여 업체와 방문하는 시민들을 기준으로 시뮬레이션하고 그 예상안을 진행 참여자 모두와 공유한다.  


step3. 실행; 

진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들을 나열해 가능한 모든 상황의 대처안에 대한 매뉴얼을 준비한다.


step4. 확인; 

참가자들에 대한 연령대, 성별 등에 따른 반응을 수집할 수 있는 설문지와 작성 유도 방법을 준비하고 다음을 위해 수집한 정보는 행사 결과보고서로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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