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되는 일이라고는 없던 하루.
골짜기에 있는 집으로 향하는 1차선 외길을 서서히 올라가던 중
쌩~ 하고 내려오던 차를 50미터쯤에서 마주했다.
내 차를 발견했는지 속도를 줄여 내려오던 그 차를 향해 나는 더 힘껏 악세레이터를 밟았다.
오늘만큼은 비켜주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쯤 사는 듯한 젊은이는 차를 비켜서는 일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그 하얀 차인듯했다.
여지없이 계속 밀어붙여 창문을 열고 뒤로 빼라고 손짓까지 하고 30미터를 물러서는 차를 보면서 이내 미안해서 차에서 내려 5미터 뒤에 비켜설 자리가 있다고 손바닥을 내 보이며 차에 올라섰다.
헐~ 비켜갈 때쯤 손 흔드는 조수석 사람은 내게 목공수업을 받던 학교 선생님이 아닌가...
내 차 앞에는 간판처럼 나무작업실이라고 밤에 보아도 선명히 쓰여 있다.
순간 머리가 하얘지며 차에서 내려 죄송하다고.. 잘 몰랐다면서.. 다른 사람인 줄 알았다면서...
한 번은 혼내고 싶었다는 둥.. 변명에.. 거짓말에.. 입술의 발랑거림을 멈출 수 없었다.
그래도 웃으면서 다음 주 수업 때 봬요~ 하며 지나치는 흰 차 뒤로 빨갛게 비친 내 모습은 브레이크 등보다 더 빨개진 자괴감으로 출근길에 본 새끼 고양이보다 더 작아지는 듯했다.
다시는 이러지 말아야지. 절대로 이러지 말아야지.
세상을 사는 이치를 한번 더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