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실
세상은 모두가 특별한 실로 연결되어 있다.
노랑, 빨강, 파랑, 깜장, 고동, 초록, 연두, 주황… 연한 색, 진한 색, 두꺼운 실, 가는 실… 수많은 색과 굵기로 연결되어 있다.
세상에 연한 노란색 실이 있었다.
두껍지 않아도 무엇보다도 강해보였다.
이 일은 한 남자에게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조용히 노란 실을 감아 나아갔다.
실의 끝에는 한 아이가 있었다. 조그맣고 사랑스러운 여자 아이는 작은 눈으로 그의 눈을 한잠동안이나 바라보다가 이윽고 조용히 품에 안겼다.
그는 따뜻한 옷을 입혀주었고, 작은 입에 음식을 넣어 주며 미소도 주었다.
세상 이야기를 들려주고, 두 손엔 사랑을 쥐어주며 함께 웃었다.
그렇게 노란실은 찐하게 서로를 잇고 있었다.
세월이 흘렀고, 아이는 어느덧 혼자서 신발 끈을 묶을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그는 실을 더 움켜쥐었다. 아이에게 세상은 아직은 커 보였고, 세상은 여전히 위험해 보였기 때문이다.
아이의 키는 자랐고, 웃음은 더 깊어졌고, 눈빛은 단단해졌다. 그리고 성인이 된 아이는 마침내 도시로 떠났다. 낯선 빌딩 숲 속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친구들과 울고 웃으며 세상을 배웠다.
하지만 남자는 여전히 노란 실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세상 어디에서도 아이가 상처받지 않기를 바랐고, 실이 끊어질까 밤마다 조심스레 감았다. 그러던 어느 날. 성인이 된 아이는 조용히 그의 곁에 앉았다. 그리고, 자신을 묶고 있던 실을 스스로 풀었다. 말없이 실을 풀던 아이는 고개를 들어 눈을 맞췄다.
그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감은 눈에 흐릿한 미소 하나, 그리고 그리운 눈물 한 방울.
이제 그 실은 아이와 묶여 있지 않지만, 마음으로 단단히 묶여 있다.
보이지 않아도, 끊어지지 않는 그 노란 실.
사랑이란, 그렇게 이어지는 것임을 그들은 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