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음악과지성사 Dec 16. 2022

현대음악 취미화 프로젝트

당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이 분석이다.

지금은 분석의 시대다


어딘가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나 부동산 혹은 주식에 투자를  때도 분석은 필수다. 우리는 삶의 아주 사소한 순간에도 적절한 분석을 통해 무엇인가를 결정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음악에도 분석의 시대가 왔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멜로디가 감동을 주는 음악의 시대는 지났다. 현재의 음악을 듣고 공감하려면 적절한 분석이 필요하다.

'음악에서까지 머리 아픈 분석을 해야 한다고?'

걱정하지 말길. 이익을 위한 분석은 실패하면 나에게 손해로 돌아오지만, 음악에서의 분석은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가 알 수 있는 것만 하면 된다. 이렇게 손해 볼 것이 없다는 점이 청자들에게 여유를 주고 '즐거운' 분석을 가능하게 해 준다.


그냥 겪고, 관찰하고, 받아들이기. (사진 출처 pinterest)


어린아이처럼 그냥 받아들여보기


'현대음악'이라고 칭해지는 음악들은 명확하지 않다. 작곡가들의 욕구가 수많은 갈래를 탄생시켰고 모든 곡은 각각 특별한 뜻을 가지고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너무 많아진 갈림길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게  청자들은 처음 마주치는 막연한 음악들에 낯을 가리기 시작했다. 알아야 한다는 부담감, 사실 접수 전의 판단으로부터 두려움이 시작된 것이다.  두려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청자들에게 분석하고자 하는 태도를 가져보길 권해본다. '분석하려는 태도'라는 것이 그렇게 거창한 것도 아니다그냥 내버려 두면 된다. 처음 겪는 게 많은 어린아이처럼, 일단 관찰해보고 그냥 받아들여보기.


시간예술 속, 감각으로 알 수 있는 매개변수 (사진 출처 pinterest)


매개변수(Parameter)


 처음 마주친 이상한 음악을  건너 불구경하듯 보고 있으면 갑자기 빨라지거나 느려지곤 한다. '느려지네'라고 생각한  순간! 그것이 바로 분석이다박자가 느려지거나 빨라지거나, 음정이 높아지거나 낮아지거나, 소리가 커지거나 작아지거나. 모두 음악에 대한 지식 없이도 감각적으로 알 수 있는 것들이다. 이처럼 부분이 변화하면 전체를 바꿀  있는 요소를 '매개변수'라고 부른다. 리듬, 선율, 화성, 움직임과 공간 등 음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것이 매개변수이다.

 하지만 시간예술인 음악에서  매개변수를 순간적으로 집어내기란 쉽지 않다. 경우의 수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청자들은 자신이 감상할 음악에 대해서 약간의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 내가 듣게 될 음악의 재료는 무엇인지, 작곡가의 의도가 무엇인지. 하지만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는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아주 작은 단서 하나조차도 음악 감상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정답이다.


 현대음악은 재미있는 퀴즈 같다. 작곡가가 어떤 매개변수를 사용해서 시간을 꾸미고 있는지 맞춰보는 퀴즈. 하지만 자신의 생각이 오답일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청자가 느끼는 것이 곧 정답이기 때문이다. 작곡가는 청자를 설득해보기도 하고 의견을 수용하기도 하며 한걸음 더 발전하게 된다. 

 이렇게 매력 있는 현대음악에 관심을 가져보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새로운 음악과 친해지도록 도와주는 선생이 되어보고자 한다. 취미를 시작할 때에도 기술 습득을 위한 공부와 연습이 필요하듯이, 새로운 음악에 즐거움을 얻기 위한 연습을 시작해보는 것이다. 어렵게 느껴진다고 해서 자신의 수준이 낮은 것도 아니고, 쉽게 느껴진다고 해서  음악의 수준이 낮은 것도 아니다. 예술은 모든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작품 자체도, 같은 작품 다른 연주도, 청자의 직관도.



글 - 예도르노


작가의 이전글 드뷔시, 라벨, 그리고 상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