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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뭅즤 Oct 02. 2023

삼성 SSAFY 특화 프로젝트 멘토 후기

추천 시스템, 영상 AI 프로젝트 개발 멘토링

삼성 SSAFY 9기 특화 프로젝트에 멘토로 참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되어 후기를 남겨 보고자 한다.


우선 나도 학생 때나 취준생 때 늘 정보가 부족해서 멘토라는 존재가 필요했던 기억이 있어서, 너무 반가운 제안이었다. 학생 때 현업 종사자에게 궁금해했던 것들이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떠올려 보게 되었다.


제안받는 멘토링은 SSAFY의 특화 프로젝트 중 추천 시스템 도메인과 영상 인공지능 도메인을 선택한 팀에 프로젝트 방향성 및 기술적 도움을 주는 것이었다. 7개 팀을 1, 2회 차에 나누어 사전 질문을 받고 팀 프로젝트 소개 후 사전 질문 및 추가 질문에 대한 질의응답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멘토링을 진행하며 열심히 하는 멘티분들을 보며 나도 자극을 받았고, 한편으로는 해주고 싶은 말이 많은데 시간이 짧아 아쉬웠다. 그래서 오늘은 멘티분들께 받은 질문을 보고 느낀 점과 해주고 싶었지만 못했던 말들을 적어보려 한다.


판단을 위한 근거

멘티들의 질문 중 대부분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마주하는 다양한 선택에 대한 도움을 얻기 위한 질문이다. 예를 들어 "백엔드는 ~~으로 구현하고 머신러닝 시스템은 ~~ 언어로 구현하는데 A 방식과 B 방식 중 어떤 연결 방법을 사용하면 좋을지?", "API 방식 중 A가 좋을까요? B가 좋을지?", "아키텍처 형식을 어떤 것을 사용하는 게 좋을지?"와 같은 질문들이다.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궁금한 내용이 계속 생기고 현업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처리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의문점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어떤 선택을 멘토가 대신해 주길 바라는 질문은 팀 프로젝트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팀 프로젝트의 목적은 개발 경험을 쌓고 프로젝트 내용을 포트폴리오에 담기 위함이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실제로 서비스화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다. 때문에 모든 것이 완벽할 필요도 완벽할 수도 없다. 중요한 것은 프로젝트 과정에서 여러 선택의 기로에서 어떤 선택을 어떤 근거로 했는지 경험하고 기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멘토가 "A보단 B가 좋아요"라는 답변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B라는 선택을 한다면 그 팀이 얻어갈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실제 취업 면접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받는다고 생각해 보자. "우리 멘토님이 그게 더 좋다고 하던데요?"라고 답할 순 없지 않은가. 조금 어설프더라도 여러 선택지를 비교해 보며 해당 프로젝트에 더 알맞은 선택을 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검색을 해서 유즈케이스를 조사하고 프로토타이핑을 통해 테스트를 해보며 적절한 선택을 하는 과정이 프로젝트에 포함되어야 나중에 면접에서도 모든 선택과 판단에 근거를 내밀 수 있게 된다. 좋은 선택으로 만들어진 프로젝트이지만 선택의 근거가 없는 프로젝트보다는 여러 선택의 나름의 근거를 가진 프로젝트가 훨씬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것을 알아둬야 한다. 실제로 현업에서도 특정 상황에 무조건 어떤 것을 사용한다라기보다는 여러 선택지를 비교하고 테스트해서 선택을 해야 할 순간들이 많기 때문이다.



현업에서 사용하는 것인지?

특정 언어, 프레임워크, 툴을 현업에서 사용하는지 궁금해하는 경우도 많다. 대부분은 본인이 사용하는 또는 사용하려는 언어, 프레임워크, 툴이 현업에서 실제로 사용해야 채용 과정에서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현업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기술 스택과 내가 경험한 것이 일치하면 좋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기술이 존재하고, 현업에서도 상황에 따라 적절한 것을 사용한다. 때문에 중요한 것은 기술의 종류가 아니라 얼마나 심도 있게 기술을 다루어봤는지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것을 다룰 일이 많은 개발자에게 중요한 것은 새로운 기술을 익혀 적용하는 것이고, 그 역량은 어떤 기술이든 심도 있게 다루어볼수록 성장하기 때문이다.



결국엔 포트폴리오

프로젝트는 결국 취업에 사용할 포트폴리오의 소스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물론 프로젝트를 통해 얻는 경험 자체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결국 취업을 위해선 포트폴리오에 프로젝트 경험을 잘 녹여내야 하며 면접에서는 프로젝트에서 경험한 내용을 잘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때문에 프로젝트는 기업 채용담당자가 보기에 매력적이어야 하며, 본인이 개발한 내용이 명확해야 한다. 하루에도 수십 개의 서류를 검토하는 채용 담당자에게 지루하고 정리가 안된 포트폴리오는 스킵의 대상이 될 뿐이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자체는 팀워크와 팀의 공동의 목표가 중요하지만, 포트폴리오 차원에서는 프로젝트에서 개인이 기여한 바가 명확해야 한다. 팀워크를 해치며 이기적으로 하고 싶은 것을 하라는 뜻이 아니다. 프로젝트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며 보인의 역량을 드러낼 수 있는 포인트를 프로젝트에 적절히 포함시켜야 서류 과정도 통과하고, 면접에서도 할 수 있는 말이 많아진다. 때문에 프로젝트가 잘 흘러가고 있다고 방심하면 안 된다. 



발표 능력

흔히들 개발자, 연구원 같은 직업은 사람을 대하는 일보다 기계와 일하는 경우가 많기에 글을 쓰거나 말을 하는 능력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공대생들이 문과 계열 학생들에 비해 언어 능력이 뒤쳐지기도 하고, 직무적으로도 발표와 같은 말하기 능력은 문과 계열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기도 하다. 


하지만 개발자도 결국 직장인이고, 직장인은 조직 사회의 구성원이기에 내 생각을 남에게 전달하는 능력은 꽤 중요하다. 주간 보고에 본인의 업무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문제가 있을 때도 자료와 말로 설명을 해야 한다. 이런 능력은 직장에서 연차가 높아질수록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말을 달변가처럼 잘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고 결국 중요한 것은 의사소통이기에 소통을 잘하는 사람이 대우받는다. 때문에 채용 과정에서도 지원자의 소통 능력을 보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멘티분들은 말로 표현하는 능력이 아직 많이 부족했다. 개발자는 개발만 잘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결국은 개발자도 직장인이기에 대한민국 직장인에게 요구되는 대부분의 능력을 갖추는 것은 분명 도움이 된다. 때문에 발표 자료를 보기 쉽게 정리하고 공유할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하는 연습도 기회가 될 때마다 해두는 것이 좋다.



현재 실력으로 취업할 수 있을까? 

꽤 많은 멘티들이 취업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비전공자이거나 개발 실력에 자신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 같다. 취업을 위해 부족한 부분을 고민하고 성장시켜 나가는 건 좋은 습관이지만, 사실 개발자의 취업 문턱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예전에는 컴퓨터 관련 학과를 졸업하거나 프로그래밍을 배웠으면 실무적인 것은 취업 후 업무를 하면서 배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실무 관련 역량을 쌓지 않으면 취업하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또한 다른 사람들의 포트폴리오는 늘 휘황찬란해 보이기 때문에 지레 겁이 나는 것도 사실이다. 


해주고 싶은 말은 개발자도 결국엔 직장인이고, 회사는 신입사원에게 많은 것을 바라진 않는다. 간혹 그런 곳도 있긴 하지만, 신입사원에게 많은 업무 경험과 능력을 바라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지 않을까. 그리고 지원자 입장에서 다른 지원자들보다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부분들이 채용담당자 입장에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부분일 수도 있다. 대부분의 신입 채용의 경우 기본을 갖추었으면 소프트 스킬도 중요하게 보기 때문이다.


취업은 하더라도 내가 과연 일을 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멘티분도 있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좋은 개발자가 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게 아닐까 생각한다.




멘토링을 진행하며 멘티분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내게 부족한 부분도 많다는 것을 느껴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또 기회가 생긴다면 더 많은 것을 전해줄 수 있는 멘토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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