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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은 인형을 사랑해

Trend: Unexpected Plus Ones

Trend: Unexpected Plus Ones

패션은 인형을 사랑해



패션 브랜드들이 선보이는 인형들이 요즘 따라 눈에 띈다. 첫눈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사랑스러운 디자인부터, 묘하게 시선을 사로잡는 독특함까지…! FW25, 패션계가 보여 준 다채로운 스펙트럼의 인형 사랑을 살펴보자.


1.jpg FW25 VALENTINO ⓒLaunchmetrics.com/spotlight


요즘 패션계의 확실한 키워드는 ‘인형’이다. 백꾸 트렌드를 위한 키링 인형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라부부까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이쯤 되니 생각나는 인물이 있으니, 바로 ‘패션과 인형의 만남’의 조상 격 디자이너 제레미 스캇(Jeremy Scott)이다. 10년간 Moschino를 이끌고 Adidas의 게스트 디자이너로 잘 알려진 그의 패션 세계에는 언제나 독보적인 키치함과 사랑스러운 상상력으로 무장한 인형이 함께했다.


2.jpg 패션계 인형 러버, 디자이너 제레미 스캇(Jeremy Scott) ©moda.ru제레미 스캇 x Adidas FW12 ©tokyodandy.com, ©hypebeast.com


2000년대 초반 Adidas와 선보였던 ‘인형 신발’은 최근 틱톡에서 젠지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다시금 소환되는 중이다. 어린 시절부터 장난감과 팝 문화에 매료됐던 스캇에게 인형은 단순한 오브제가 아니었다. 대중과 직관적으로 연결되는 가장 유쾌한 매개체였고, 대중은 그가 선보이는 인형들에 흥미로운 시선을 떼지 않았다. 아니, 뗄 수 없었다고 해야 더 정확할 거다. 패션계의 여전한 인형 사랑은 결국, 귀여움을 향한 인간의 본능적인 애정과 늘 함께해 온 셈.





다 컸어도 여전히 인형이 필요한 당신에게


Simone Rocha FW25를 보며 탄성을 지른 에디터. 모델이 들고, 두르고, 꼭 품고 있는 인형들을 보고서다. 만지는 순간 마음이 사르르 녹을 것 같은 Simone Rocha의 인형 백은 결코 전형적이지 않다. 어떤 사람은 귀엽지만, 어떤 사람은 크리피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법한, 각자의 취향에서 오는 분분한 의견 차이를 불러일으킬(?) 생김새를 지녔으니…


3.jpg Simone Rocha FW25 ©fashionsnap.com


다만 하나는 확실하다. 브랜드 특유의 고딕한 로맨틱 감성이 물씬 풍긴다는 것. 언뜻 보면 인형을 들고 있는 것 같지만 실은 ‘클러치 백’인 점도 매력적이다. 서른 초반이지만 여전히 애착 인형을 안고 잠에 드는 에디터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 백! 적당히 튀면서도 룩에 귀엽고 사랑스러운 하나의 포인트를 찾는 당신에게 추천한다.


4.jpg Simone Rocha FW25 ©vogue.co.th ©fashionsnap.com


아기자기한 인형 아이템들이 대거 등장한 FENDI FW25. 이탈리아 장인의 손끝에서 탄생한 이 인형은 실은 가방에 다는 백 참(Bag Charm)으로, 브랜드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선보였던 것이었다. 각기 다양한 인종과 개성을 가진 캐릭터로, 일단 품에 안기는 크기만으로도 룩에 확실한 포인트가 되어 줄 수 있을 듯하다.


5.jpg FENDI FW25 ©fashionsnap.com ©fendi.com





귀여움과 실용성 다 갖고 싶다면, 백 = 인형


귀여운데 실용성도 있으면 좋겠다고? 걱정 마시라. 인형 같은 백이 여기 있으니. THOM BROWNE만큼 동물 모티프에 진심인 브랜드도 없다. 디자이너 톰 브라운(Thom Browne)의 반려견인 닥스훈트 ‘헥터’에게 영감받아 탄생한 헥터 백이 그 대표 주자다. 이 가죽 백이 널리 사랑받으면서 THOM BROWNE은 곰, 다람쥐, 여우, 코끼리, 양 등 다양한 동물의 백을 선보이는 중인데, 만약 인형 백을 고려 중이라면 이들의 반려 백을 하나 들이는 것도 좋겠다.



6.jpg THOM BROWNE FW25 ©fashionsnap.com


시크한 표정의 모델이지만 야무지게 귀여운 테디 베어 미니 백 & 오리 백을 손에 든 걸 보는 순간 괜히 친근감이 들고 마는 Maison MIHARA YASUHIRO FW25. 귀여운 건 이런 힘이 있다. 심각한 상황도 유쾌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애티튜드랄까. 괜히 심각해지는 날에 인형 백을 들고 집을 나서는 건 스스로를 달래는 꽤 좋은 방법이 될 것.


7.jpg Maison MIHARA YASUHIRO FW25 ©@miharayasuhiro_official ©fashionsnap.com





파티를 위한 유니크 아이템이 필요할 때


이번 코펜하겐 패션 위크를 빛낸 대표 아이템 중 하나인 Anne Sofie Madsen의 쥐 백! 덴마크를 대표하는 이 디자이너는 8년 만에 브랜드를 재개하며 이 광기 있는 아이템과 함께 그 존재감을 드러냈다. 존 갈리아노(John Galliano)와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을 위해 일했던 경력이 있는 만큼, 그녀의 컬렉션에서는 우아한 발칙함을 엿볼 수 있다.

8.jpg ©@annesofiemadsenstudio ©@frejawewer


크리스탈 박힌 눈에 어쩐지 광기가 느껴지는 이 백은 매끈하고 반짝이는 텍스처가 길들이고 싶은 소유욕을 자극한다. 파티에 들고 가면 시선을 한 몸에 끌 수 있을 강력한 존재감을 보시라. 어디서든 시선을 한 몸에 받아야 하는 파티걸들에게 적.극.추.천.한다. 집에 장식용으로 둬도 꽤 아이코닉한 포인트가 되어 줄 것.


9.jpg ©@frejawewer





샤머니즘 걸&보이들 모이세요


아방가르드한 남성복의 미학을 보여주고 있는 브랜드 FENG CHEN WANG. FW25 쇼를 보다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은 건 모델들의 손에 쥐어진 각양각색 크기의 특이한 인형이었다. 이는 중국 디자이너답게 2,500년 전 도서 <산해경>에 등장한 가상의 동물에서 영감받은 것이라고.


10.jpg Feng Chen Wang FW25 ©fashionsnap.com


수호신처럼 가지고 다니면 복이 깃들 것만 같은 비주얼의 이 액세서리들은 도자기 수도 징더전의 장인들과 협업하여 수공예 도자기 조각품으로 완성된 것. 백에 가볍게 달 수 있는 작은 크기부터 한 손 가득 들어오는 듬직한 스타일까지, 다채롭게 선보였다. 괜히 신화 속 동물들에게 괜히 소원이 빌고 싶어지는 샤머니즘 걸, 보이들이라면 이 남다른 액세서리에 주목해 보길.


11.jpg ©@fengchenwang ©fashionsnap.com





신박한 백 꾸미기 아이템을 찾는다면


너구리 한 마리 몰고 가세요~ Chloe FW25에 대거 등장한 너구리 꼬리! 백에 무심하게 툭 달거나, 목에 쓱 들러주는 도시 여자들의 시크한 스타일링 대가다. 런웨이에 선 캐나나 출신 포토그래퍼, 페트라 콜린스(Petra Collins)처럼 핑크 원피스와 함께 백에 무심하게 함께 툭 달아주니 보헤미안 무드가 확 산다. 레더 코트와 함께 매치해도 시크함 속 귀여움 한 끗 포인트를 줄 수 있다. 그리하여 여름이고 겨울이고 계절감 없이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


12.jpg Chloe FW25 ©fashionsnap.com


이제는 평범한 트렌드를 넘어 하나의 패션 카테고리로 자리 잡은 백꾸. 인형 하나로는 부족하다. 요즘 폼 좋은 COACH가 당근, 토끼 같은 귀여운 인형들을 여러 개 미니 백에 달아 백꾸 어떻게 하면 되는지 제대로 말아서 보여줬다. 위트 넘치는 스타일링을 원한다면 COACH의 FW25를 적극 참고하길.


13.jpg COACH FW25 ©cosmopolitan.co.kr


번외) 제레미 스캇의 아디다스 콜라보를 떠오르게 하는 테디베어, 토끼 인형 슈즈까지! 요즘 뉴욕 패션의 미래, COACH가 이렇게나 인형을 사랑한다.


14.jpg ©fashionsnap.com


아 참, 까먹을 뻔했다. 니고(Nigo)의 KENZO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슈퍼스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스트리트 패션의 트렌드를 이끌어 온 그 역시 다채로운 인형 아이템을 FW25에서 대거 선보였다. 토끼가 곳곳에서 포착된 이 컬렉션에서는 뽀송뽀송 귀여운 토끼 슈즈부터, 베스트까지… 귀여움으로 마음을 무장해제 시키는 아이템들이 가득했다.


15.jpg KENZO FW25 ©hypebeast.com


FW25에도 패션의 ‘인형 사랑’은 현재 진행 중이다. 익숙한 백에 새로운 인형을 달아 색다른 감각을 더하고, 어린 시절의 노스탤지어에 흠뻑 잠겨보는 일. 이 작고 귀여운 털 뭉치가 일상에 더해주는 재미는 언제고 유효하다. 그러니 인형은 언제고 우리 곁에 있을 거라 전망한다.






Published by jentestore 젠테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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