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COLOR BL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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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디저트처럼 즐기는 파스텔 스타일링
어서오세요!
젠테 파스텔 파티셰가 알려주는, ‘색으로 레이어링 잘 쌓는 법’ 레슨에 오신 여러분 모두 환영합니다.
파스텔 컬러를 볼때 느껴지는 달콤한 감각! 지금부터 패션을 ‘맛있게 즐기는 법’을 소개할 거예요. 마치 케이크를 한 겹씩 쌓고, 크림과 토핑을 조합하듯, 옷도 컬러와 질감을 층층이 쌓아 나만의 달콤한 파스텔 스타일링을 완성할 수 있답니다.
자, 그럼 이번 FW25 런웨이에서 만난 달콤한 파스텔 스타일링을 하나씩 맛보러 가볼까요?
유명 말차 맛집에서 농도에 따라 1단계부터 7단계까지 판매하는 걸 본 적이 있을 터. 같은 말차이자만 컬러와 맛의 깊이 단계가 높을수록 진해진다. 이처럼 톤온톤은 스타일링도 같은 컬러 계열을 명도나 채도만 달리해 매치하는 스타일링을 말한다. 다양한 변주 속에서도 원 재료의 매력을 제대로 음미하는 느낌이랄까.
이번 25FW 컬렉션에서 두드러졌던 건 파스텔 컬러의 대표 주자, 사랑스러운 베이비 핑크의 선전이었다. 파스텔 컬러 맛집 ALL-IN. 파리의 포토그래퍼 벤자민 바론(Benjamin Barron)과 브로르 아우구스트 베스트보(Bror August Vestbø) 듀오 디자이너가 전개하는, 지금 가장 핫한 ‘업사이클링’ 브랜드다. 파스텔 핑크 캐미솔 탑에 핫핑크 쇼트 팬츠를 매치하거나, 도트 포인트가 있는 핑크 ‘파자마 티셔츠(pajama t-shirt)를 선보이며, 딸기 우유맛처럼 달콤한 핑크 스타일링을 보여줬다.
팝스타이자 이 시대의 대표 핫걸, 찰리 XCX(Charli XCX)가 ‘party 4 u’ 뮤직비디오에서 다른 컬러의 파자마 티셔츠를 입고 출연하기도 했으니… 파스텔 핑크 핫걸이 되고 싶다면 눈여겨 보길.
남자라면 핑크라는 걸 증명하듯, MAGLIANO는 핑크 슈트 셋업에 상쾌한 파스텔 핑크 베스트를 매치했다. 모델의 표정은 시크 그 자체지만, 상큼한 스타일링 덕분에 마치 한 입 베어물고 싶은 복숭아 캔디 향이 느껴진다. 다만 올 핑크 착장이 부담스럽다면 Dior Men을 참고할 것. 매듭 디테일의 핑크 재킷과 통일감 있는 이너를 입고, 팬츠는 무난한 블랙으로 선택해 룩에 달콤한 균형을 맞췄다.
룩 전체를 따스하게 감싸주는 버터 옐로 컬러를 활용한 AURALEE의 톤온톤 스타일링. 아래로 갈수록 채도가 높아지는 이 매력적인 룩은 마치 한 겹씩 다른 맛을 더해 쌓아 올린 레몬 치즈 케이크처럼, 캐주얼함과 적당히 꾸민 멋이 공존한다. 사바토 데 사르노(Sabato De Sarno)의 GUCCI 역시 다채로운 파스텔 컬러 룩을 선보였는데, 라일락 백과 그린 계열의 탑, 스커트를 함께 매치해 마카롱 세 가지 맛을 한 접시에 올린 듯 조화로운 무드를 완성했다.
KIKO KOSTADINOV, Vivienne Westwood 모두 남성 모델에게 파스텔 컬러를 입혔다. 상쾌함이 느껴지는 민트 컬러 재킷에 올리브 컬러를 곁들이고, 셔츠·넥타이·가디건까지 베이비 블루 계열로 통일한 모습은 마치 민트 초콜릿에 피스타치오, 그리고 블루베리 크림을 층층이 얹은 파르페처럼 세련된 톤온톤 스타일링의 완성판 그 자체.
빙수 위에 팥, 말차 아이스크림, 치즈케이크 한 조각까지 얹어 먹는 순간을 떠올려 보자. 각각의 맛은 다르지만, 한 숟가락에 섞이면 의외로 조화롭게 어울린다. 톤인톤 스타일링도 마찬가지다. 서로 다른 컬러를 하나의 룩에 담아내면서도, 전체적으로 어긋나지 않고 어울리도록 조율하는 고도의 센스를 요한다. 잘만 매치하면 다채롭고 세련된 무드를 완성할 수 있다.
이번 25FW 시즌 가장 에디터의 눈길을 사로잡은 ‘톤인톤’ 룩은 바로 AURALEE의 일명 ‘무지개 떡’ 스타일링이다. AURALEE 디렉터 이와이 료타(Ryota Iwai)는 “각 아이템을 조합했을 때 개성이 드러나는 스타일링의 중요성을 전달하는 것”라고 컬렉션의 의도를 밝히기도 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려 보면, 사실 무지개떡은 색은 다르지만 다 같은 백설기 맛이었다. 왠지 노란색은 바나나 맛, 핑크색은 딸기 맛이 날 것 같았는데 말이다. 톤온톤 스타일링도 비슷한 지점이 있다. 다른 컬러를 섞어도 한 룩 안에서 조화로워야 한다는 것. 핑크 가디건에 블루, 노랑 탑을 레이어드해 룩에 다채로우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조화롭게 다가온다.
25FW 런웨이에서 많이 포착된 믿고 입는 조합이 있다. 바로 핑크 + 그레이 조합! 화사한 베이비 핑크가 마치 딸기 케이크 크림처럼 상큼함을 더하면, 회색이 은은하게 눌러주는 효과가 있어 서로 보완하는 궁합이다. MSGM처럼 핑크 셔츠에 그레이 슈트 셋업을 입거나, AURALEE처럼 그레이 재킷과 팬츠에 핑크 셔츠와 버터 옐로우 컬러 이너를 살짝 보여주면, 룩이 마치 레이어드 케이크처럼 한층 다채로워진다. 옷 입는 재미는 바로 이런 달콤한 조합에서 오는 법.
여기 완전히 다른 무드의 두 남성 룩, KENZO와 LOUIS VUITTON이 있다. 도련님처럼 단정한 KENZO 룩과 장난기 있는 LOUIS VUITTON 룩 모두 핑크를 적극 활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서 한 가지 깨닫는 사실! 그레이, 베이지, 핑크는 언제나 찰떡궁합이라는 것. 마치 바닐라, 캐러멜, 딸기 맛이 한 접시에 어우러진 디저트처럼, 각자 개성이 달라도 함께하면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딥 그레이 원피스에 파스텔 핑크 포인트를 더한 KIKO KOSTADINOV. 다소 칙칙할 수 있는 룩도 넥 라인 하나만으로 마치 딸기 시럽을 살짝 얹은 초콜릿 케이크처럼 생기가 돈다. 한편, 셔츠와 타이의 단정한 조합 위에 라일락 톤 가디건을 매치한 GUCCI는 사랑스러운 무드를 완성했다. 파스텔 컬러의 진짜 매력은 바로 보는 순간 마음을 부드럽게 무장 해제시키는, 달콤하게 녹이는 힘에 있다.
도쿄에서 스케이트 보이들이 입고 있을 법한 KAMIYA의 25FW. 베이비 핑크 셔츠를 가디건과 재킷에 레이어드한 두 룩을 보며 결심했다. 이번 가을엔 나도 이 컬러 셔츠 하나 장만해야겠다고. 아, 안에 살짝 레이어드한 그레이 반팔까지 곁들이면, 마치 딸기 크림과 부드러운 바닐라 케이크를 함께 즐기는 듯한 달콤한 룩 완성.
베이비 핑크의 활약은 여전히 계속된다. 그중에서도 특히 눈길을 끄는 건 핑크, 라일락, 그린의 컬러 조합! 마치 딸기 마카롱에 라벤더 크림, 올리브 피스타치오 가니시를 얹은 디저트 같은 무드다. SANDY LIANG과 CASABLANCA는 이 색 조합으로 페미닌한 무드를 선보였다. 베이비 핑크 원피스만으로 다소 심심하게 느껴진다면, 밝은 올리브 컬러 베스트를 레이어드해 색다른 ‘토핑’을 더해보자.
MIU MIU 25FW 컬렉션은 그야말로 톤인톤 스타일링의 향연이었다. 특히 돋보이는 건 파스텔 핑크와 브라운의 조합. 마치 딸기 밀크 초콜릿을 한 입 베어문 듯 달콤하면서도 의외로 잘 어울린다. 무엇보다 파스텔 톤 니삭스는 룩에 완성도를 높였다. 마치 케이크에 체리 하나를 얹으며 마무리하듯.
달콤한 디저트처럼 즐기는 파스텔톤 스타일링. 어떤 날은 한 가지 맛을 깊게 음미하며 톤온톤으로 즐기고, 또 어떤 날은 이것저것 섞어 톤인톤으로 새로운 조화를 만들어 보자. 마음에 쏙 드는 옷을 입고서 집을 나섰을 때의 달콤한 기분은 좋아하는 케이크를 한 입 베어 문 순간과 쏙 닮았으니까.
Published by jentestore 젠테스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