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뜬다.. 나만 알고싶은 감다살 브랜드
STYLE: STRONGTHE
이거 뜬다.. 나만 알고싶은 감다살 브랜드
STYLE: STRONGTHE
패션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 '미니멀리즘'. 흔히 단순하고 깔끔한 디자인, 무채색의 조화로 설명되곤 한다. 하지만 태국 방콕을 시작으로 현재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브랜드 STRONGTHE는 이런 익숙한 미니멀리즘에 완전히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STRONGTHE2021 Collection ⓒRaphael Bliss미니멀리즘 속 맥시멀리즘을 찾아서
Less is more라는 상투적인 문장으로는 이 브랜드를 설명하기 어렵다. STRONGTHE는 약함 속에서 드러나는 강함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운다. 디자이너 스트롱 테베티바라크(Strong Theveethivarak)의 그가 살아오며 겪은 경험과 태국의 전통문화에서 비롯되며 브랜드의 서사가 시작되었다.
어린 시절 투병 경험에서 영감을 얻은 비대칭 실루엣, 끈과 매듭의 배치, 일부러 드러낸 봉제선과 러프한 마감은 빛 좋은 개살구처럼 보기에만 좋은 '멋'을 추구하지 않는다. 천식으로 인해 청소년기의 절반을 병원에서 보낸 그는, 신체적 불편함을 겪으며 편안함과 안정감이 주는 옷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특히 2019년, 병원에서 암 투병 중이던 고모를 간호하며 건강과 웰빙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았고, 이 경험은 'LUCKY'라는 컬렉션의 직접적인 영감이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방콕에서 나고 자라며 접한 전통문화와 신앙심을 디자인에 녹여냈다. 예를 들면, 태국은 부적과 타투(สักยันต์, 삭얀트)를 행운의 상징으로 삼는다. 이 문양을 쇼 인비테이션에 새긴다던가.
또, 태국에서는 나무에 영혼이 깃들어 행운과 보호를 가져다준다고 믿는데, 이 믿음에 따라 소원을 빌며 나무에 알록달록한 천을 묶는 전통이 있다. 이 매듭을 묶는 방식을 살려 가방을 디자인하기도 했다. 단정함을 추구하는 전통적 미니멀과는 결이 다르지만, 이러한 서사 덕에 더 설득력이 생긴다. 결과적으로 STRONGTHE의 옷은 한 벌의 물건이 아니라 문화와 감정의 매개가 된다.
이 브랜드는 제품 나열보다 이야기 전달에 능하다. 룩북과 컬렉션 사진이 단순한 카탈로그를 넘어 작은 단편영화처럼 작동한다. 모델의 포즈, 표정, 카메라의 거리감이 전부 옷의 감정선을 대변하고, 그 결과 옷의 서사가 바로 체감된다. 대규모 운영이나 공격적인 SNS를 하지 않는 편이라 후기나 사용자 데이터는 많지 않지만, 그래서 오히려 한 번 접촉한 이들에게 깊게 남는다.
디자이너 스트롱 테베티바라크의 이름, '스트롱(Strong)'과 태국어로 '재단하다, 짓다'를 의미하는 '테(The)'를 결합하여 '강함을 짓다'라는 의미가 브랜드 철학이라고 한다. 실제로 늘 이름 때문에 사람들은 그가 강할 것이라고 기대했고, 이런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아왔다고 한다.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강함이 무엇인지를 역설적으로 이야기하고 탐구하는 것이 이 브랜드를 운영해 나가는 목표이지 않을까 싶다.
OUR LEGACY가 일상의 캐주얼을 세련되게 비틀고, THE ROW가 완벽한 재단과 럭셔리 소재로 절제된 우아함을 추구한다면, STRONGTHE의 시장 포지셔닝은 선명하다. 불안정과 내러티브를 통해 의미 있는 불편함을 보여준다. 옷을 완결된 답으로 제시하지 않고 질문으로 두는 태도다. 이들은 80년대 일본 미니멀리즘에서 분명한 영감을 받지만 그대로 복제하지 않는다. 미니멀한 골격 위에 개인사와 문화적 상징을 얹어 고유의 톤을 구축한다. 표면은 차분한데 안쪽은 서사가 넘친다. 보이는 것보다 느끼는 것이 더 많은 옷이다.
태국에서 탄생한 브랜드지만, STRONGTHE는 K-POP 무대와 화보에서 많이 보인다.(특히 SM 아이돌) NCT WISH, NCT DREAM, RIIZE, TWS, Yaeji 같은 스타들의 콘텐츠에 등장했고, 특히 무대와 뮤직비디오에는 비대칭 실루엣과 끈 디테일이 퍼포먼스에 힘을 더해 스타일리스트가 반복 선택하고 있다.
단순히 유행을 좇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을 꾸준히 유지하며 그 가치를 인정받는 브랜드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이 던지는 미니멀 속 강함의 메시지가 어떻게 진화할지,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Published by jentestore 젠테스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