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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X 퀴즈: 당신의 실루엣은?

Stories: XOXO, Silhouette




Stories: XOXO, Silhouette

OX 퀴즈: 당신의 실루엣은?







어머, 완전 XOXO잖아.


미드 <가십 걸(Gossip Girl)> 매 화가 끝날 때마다 들리던 대사, “XOXO, Gossip Girl”. 이번 FW25 시즌을 룩을 훑어보다 보니, 절로 나온 말이다. 런웨이를 장악한 건 다름 아닌 두 가지 실루엣, X와 O였으니까. 몸과 옷 사이의 공간이 만들어내는 윤곽, 즉 실루엣은 어떻게 입느냐에 따라 몸 선을 보완할 수 있고, 분위기가 확 달라져 옷 입는 재미에 한몫한다. 그리하여 준비했다. 내 몸에 어울리는, 취향 저격 실루엣 찾기. XOXO.





외유내강 그녀들을 위한, ‘O자 실루엣’



부드럽지만 한번 보면 잊히지 않는 매력. 어깨, 소매, 허벅지를 전체적으로 둥글게 감싸는 이 O자 실루엣.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은 이 실루엣에 확실히 꽂혔다. 체형을 핏하게 드러내지 않고도 충분히 존재감 있게, ‘부드럽고도 강렬한’ 인상을 주는 덕분에 평소 외유내강 스타일은 추구하는 그녀들에게 딱이니까.



1.jpg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Cristóbal Balenciaga)의 ‘코쿤 드레스(Cocoon Dress)’ ©ewstfashion



이 실루엣의 근원을 타고 올라가면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Cristóbal Balenciaga)의 ‘코쿤 드레스(Cocoon Dress)’가 있다. 둥글게 부풀린 소매와 스커트가 지금의 O자 실루엣에 영향을 줬던 것. BALENCIAGA의 창업자이자 쿠튀리에인 발렌시아가는 여성이 옷에 몸을 맞추는 게 아니라, 옷이 여성의 몸에 맞게 완성되어야 한다는 앞서 나간 믿음으로 여성복 실루엣을 한층 모던하게 업그레이드시켰다.



2.jpg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BALENCIAGA의 코쿤 드레스 ©balenciaga.com



일상에서 O 실루엣을 시도하는 방법은 아우터를 적극 활용하는 거다. 몸을 감싸주는 오버사이즈 퍼나 코트를 통해 자연스럽게 개성을 드러낼 수 있으니 그리 어렵지도 않다. 보기만 해도 포근해지는 이 퍼 룩에서 단연 돋보이는 건 어깨 라인을 오버하게 감싼 실루엣이다.



3.jpg ©miumiu



아우터로 여성들의 어깨선을 한껏 끌어올리며 ‘여성성’을 탐구하고, 뻔하지 않은 실루엣을 새롭게 제시한 MIU MIU. 특히 퍼와 매치한 실크 슬립 드레스는 H라인으로 직선적으로 떨어지며 어깨 실루엣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들었다. 어깨에 볼륨을 주는 숄더 아이템부터 전체적으로 오버핏인 아이템까지, 패션에서 이런 실루엣은 단순한 외형이 아니라 심리적 메시지와도 밀접하다. 모든 게 불확실한 시대에 디자이너들이 시각적으로 ‘감싸주는’ 볼륨감 있는 실루엣’을 어떤 종류의 위로로 건네는 게 아닐지.



4.jpg MIU MIU FW25 ©fashionsnap.com



이 룩에서 포인트는 전체 실루엣이 과장된 건 아니라는 점이다. 어깨에 집중하면서도 허리를 타이트하게 잡아주어 균형을 맞췄다. 여기에 둥근 라인이 특징인 배럴(Barrel) 실루엣의 테일러링 코트로 또 다른 변주를 보여주었다. 마지막 터치는 컬러 니삭스! 뻔하게 핏되는 실루엣보다는 룩에 ‘선택과 집중’이 있을 때 더 흥미로운 법.



앞서 말했듯 이번 시즌 가장 두드러진 실루엣은 단연 배럴이다.MIU MIU에 이어 PRADA에서도 미우치아 여사가 이 불룩한 병 모양의 실루엣 라인에 깊이 매료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이더 아커만(Haider Ackermann)의 TOM FORD이 선보인 구조적인 배럴 크롭탑은 우아하면서도 세련된 인상을 준다.



5.jpg PRADA FW25, TOM FORD FW25 ©fashionsnap.com
6.jpg BALENCIAGA FW25 ©balenciaga.com


O 실루엣을 일상에서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배럴 팬츠를 함께 매치하는 것. 힙과 허벅지 부분이 여유 있지만 밑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로 80년대 일본 디자이너들을 중심으로 한 실험적인 팬츠에서 유래했다가, 최근엔 스트리트 무드에 맞게 재해석되며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8.jpg 배럴 진을 착용한 줄리앤 무어(Julianne Moore), 켄달 제너(Kendall Jenner)
9.jpg TOGA FW25, Luar FW25 ©fashionsnap.com




시크한 도시 여자들을 위한 ‘X 실루엣’


한편 X 실루엣의 첫인상은 시크하다. 위의 O 실루엣과 비교해서 좀 더 신체에 핏하게 붙는 스타일링이랄까.


10.jpg 1947년 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이 선보인 ‘뉴 룩(New Look)’ ©vogue.co.kr



거슬러 올라가면 1947년 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이 선보인 ‘뉴 룩(New Look)’이 대표적이다. 쏙 들어간 허리 실루엣과 상반되게 퍼지는 스커트 디자인으로 페미닌함을 강조한 이 룩은, 여전히 디올을 대표하는 실루엣으로 꼽힌다. 여전히 여성의 강인함과 세련된 매력을 조명하는 X 실루엣 또한 런웨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파워 숄더 블레이저, 코르셋 드레스, 벨티드 코트같은 아이템들을 활용해 허리를 조여 드라마틱한 대비를 만들어내는 것이 그 특징.



11.jpg ENFANTS RICHES DÉPRIMÉS FW25 ©fashionsnap.com



이번 FW25에서 STELLA McCARTNEY은 날카로운 파워 숄더와 잘록한 허리 라인을 극적으로 강조했다. 세련된 X 라인을 통해 신체 곡선을 드러내면서도 구조적인 라인을 극대화해 여성들의 ‘자신감’을 옷으로 시각화한다. 직장에서 카리스마를 폭발시키고 싶은 그녀들에게 추천한다.


12.jpg STELLA McCARTNEY FW25 ©fashionsnap.com


아무래도 시크한 매력의 X 실루엣은 블랙이 압도적으로 많다. 거기에 레더를 곁들인. 바디 수트와 레더 재킷으로 X 실루엣의 정석을 보여준 MARINE SERRE.


13.jpg MARINE SERRE FW25 ©@marineserre_official


잘록한 허리 라인을 강조하는 만큼, 어깨-허리-힙의 선명한 대비가 체형을 보완해 주는 효과도 있다. 직선적인 체형이 고민이라면 X자 실루엣을 입으면 자연스럽게 곡선미가 생긴다. 게다가 자연스럽게 시선이 어깨 쪽으로 가서 포스 있어 보이는 룩으로 제격이다. Maison Margiela, TOM FORD, Vivienne Westwood의 룩처럼 팬츠는 스트레이트 핏으로 택하되, X 실루엣 아우터로 스타일링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


14.jpg MM6 Maison Margiela FW25, TOM FORD FW25 ©fashionsnap.com



둥글게 몸을 감싸는 O 실루엣부터 허리를 강조하는 X 실루엣까지. 나 자신을 지키려는 방패 같은 둥근 O 실루엣 그리고 드라마틱한 실루엣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대비의 X 실루엣.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하다. 우리가 입는 옷이 몸에서 만들어 내는 실루엣은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더 불어넣는다는 것.


자, 이제 남은 건 당신의 선택. 당신의 퍼스널 실루엣은? XOXO, Jente girl.






Published by jentestore 젠테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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