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3 directors with distinct tastes
확고한 취향을 가진 아웃도어 브랜드 디렉터 3인
Style: 3 directors with distinct tastes
최근 패션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아웃도어 브랜드의 대중화. 이제 아웃도어는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흐름의 중심에는 자신만의 철학과 감각으로 브랜드를 이끄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이 있다. 새로운 아웃도어 문화를 제안하는 4명의 인물을 집중 조명한다.
“달릴 때 가장 자연스러운 '나'에 도달하게 되기 때문에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러닝 브랜드 새티스파이(Satisfy)의 설립자인 브라이스 파르투시 (Brice Partouche)는 창의적인 사람이라면 달리면서 최고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달리기가 주는 황홀한 순간 즉 러너스 하이에 몰두한다.
그는 본격적으로 러닝에 빠져들면서 이틀에 한 번씩 아침 6시 30분에 파리의 뱅센 산 부아에 가서 러닝을 해, 기록이나 경쟁이 아닌 오롯이 자신에게 몰입하는 그 순간의 감각을 그는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리고자 했다.
펑크의 반항적인 에너지와 스케이트보드의 자유로움 그리고 메종 마르지엘라로 대표되는 하이패션을 모두 경험한 그에게 기존 런닝웨어 시장은 너무나 지루하고 무미건조한 공간이었다. 펑크록에서는 낡고 해진 티셔츠나 직접 커스텀한 자켓 안에는 시간과 이야기가 담겨 있어 새것보다 더 큰 가치를 지닌다. 대표적인 MothTech™ 티셔츠는 의도적으로 뚫린 구멍들을 통해 펑크의 DIY 정신과 낡고 헤진 것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이는 완벽한 통기성이라는 기능을 수행하는 동시에, 새것만이 최고라는 세상의 강박에 유쾌하게 저항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특히 그의 오랜 열정인 펑크록 문화와 깊이 연결된다. 이런 면에서 브라이스는 가장 '사적인' 감정을 담아내는 디렉터다.
satisfy의 브라이스는 옷에 사적인 감정을 담아냈다면, and wander의 디렉터 미호코 모리(Mihoko Mori)는 기분 좋은 경험을 디자인하는 사람에 가깝다.
and wander의 출발점은 단순히 더 예쁜 아웃도어웨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자연을 더 즐겁게 경험할 수 있을지에 대한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세계적인 패션 하우스 ISSEY MIYAKE에서 그녀가 익힌 것은 옷을 만드는 기술을 넘어 추상적인 감각을 만질 수 있는 형태로 빚어내는 능력이었다. 그녀는 이 능력을 자연이라는 거대한 무대 위에서 펼쳐보기로 다짐했다고.
미호코의 옷은 입는 사람을 편안하게 만든다. 눈을 피로하게 하는 화려한 색 대신 숲의 안개와 흙의 색감을 가져와 먼저 마음에 안정을 주고, 몸의 움직임을 세심하게 고려한 패턴은 걷는 내내 불필요한 방해 없이 온전히 자연에 집중하게 돕는다. 어두워지면 빛을 발하는 스티치 같은 디테일에서는 사용자를 향한 사려 깊은 마음까지 느껴진다.
'디자인도 기능성도, 그 어느 쪽에도 타협하고 싶지 않다. 나는 그런 욕심 많은 아웃도어 팬이다.'
미호코는 자신의 기준을 분명히 드러내며 and wander의 방향성을 확고히 했다. 아웃도어를 향한 팬심이 가득한 사람이 만드는 옷은, 결국 아웃도어를 향한 배려로 가득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그녀가 제안하는 즐거운 탐험의 방식에 기꺼이 동참하는 것이고 그녀는 지금도 가장 세련된 방식으로 우리에게 자연을 향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요즘 아웃도어 계의 라이징 브랜드를 꼽으라면 단연 하이킹 패트롤이 아닐까. 인스타그램 피드를 점령한 하이킹/러닝 ootd나 스타일링을 구경하다 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이름이다. 이 브랜드의 뒤에는 바로 디렉터 와이 추이(Wai Tsui)가 있다.
노르웨이 오슬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그의 인스타그램을 살짝 엿보기만 해도 자연과 도심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감각적인 라이프스타일이 느껴진다. 하이킹 패트롤의 시작은 와이 추이의 인스타그램 계정 하나였다. 그가 공유하는 감각적인 자연 풍광 사진 몇 장이 하나의 커뮤니티를 만들기 시작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시작으로 이어졌다.
와이 추이는 투박함과 과한 로고 사용을 걷어내고 대신 도시와 자연 어디에나 어울리는 세련된 스타일을 선호하는 조용한 아웃도어(Quiet Outdoors) 흐름을 하이킹 패트롤의 정체성으로 삼았다.
이 새로운 감각에 세계적인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먼저 반응했다. 하이킹 샌들의 대명사 킨(KEEN)의 신발은 하이킹 패트롤의 색을 입고 새로운 형태의 슈즈를 내보였고, 디에메(DIEMME)의 클래식한 부츠는 그를 만나 세련된 디자인으로 재탄생했다.
하이킹을 좋아하는 모두가 그의 움직임을 주목하는 지금, 와이 추이가 제안하는 다음은 무엇일지 궁금하다.
이렇게 세 명의 디렉터는 단순히 옷이 아닌 새로운 태도와 경험을 제안한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달리기와 하이킹, 그리고 자연을 향한 개인적인 애정에서 출발한 이들의 이야기는 기능성 의류 시장에 신선한 영감을 불어넣고 있다.
Published by jentestore 젠테스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