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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무엇에 미쳐있나요?

Interview: Marching Drums




Interview: Marching Drums

당신은 무엇에 미쳐있나요?





6호선 이태원역을 나와 오래된 가구 거리를 지나 보광동으로 향할 때면 늘 가는 곳이 있다. 보광동 어제의 카레와 헬 카페. 그리고 이제는 그 두 장소에 더하고 싶은 장소가 생겼다. 보광동에서 거리를 걸으며 흘깃 쳐다보기만 했던 곳, 진열된 부츠들의 아름다운 자태에 다음에 꼭 들어가 보리라 다짐했던 곳. 빈티지 샵 마칭드럼스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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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괴짜를 찾아 인터뷰하고 있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2020년부터 빈티지스토어 마칭드럼스를 운영하고 있는 양이길 이라고 합니다. 평소에는 전혀 관심 없는 분야였다가 꽂히면 (변태처럼) 집착하는 성향을 가졌습니다. 이런 모습들이 괴짜의 성향을 지녔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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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자면, 음악을 하고 있는데요. 기타 페달의 원리가 궁금해져서 페달을 뜯어보기도 하고, 납땜도 해봤어요. 온몸으로 다 느껴야 해소가 되는 그런 순간들이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이런 습성이 있었던 것 같아요. 주로 음악이나 패션에서 이런 면모가 드러나요. 에디 슬리먼(Hedi Slimane)을 좋아해서 Dior Homme 첫 쇼부터 다 보았고, 그를 통해 패션에도 빠졌습니다.



Q2. 빈티지 샵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샵의 이름이 마칭 드럼스인 이유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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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에 건강이 크게 나빠져서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당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그때 제가 가장 좋아하는 빈티지에 연관된 직업을 찾다가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마칭드럼스는 개인적으로 작곡을 하다가 떠오른 이름인데 음악적인 테마를 꼭 상호에 반영하고 싶었습니다.



Q3. 웨스턴과 컨트리, 펑크, 히피 등 서브 컬처에 기반한 스타일을 두루 취급한다는 문장을 보았습니다. 마칭드럼스의 영감이 되는 서브 컬처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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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좋아하는 스타일이고 하나를 특정해서 입기보다는 여러 가지 스타일을 나에게 맞게 입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영감이 되는 서브컬처는 70~90년대 일본과 영국의 음악씬인데 제가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소리를 보여주고 있고 문화적으로나 스타일, 당시 뮤지션들의 애티튜드 모두 저를 투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Parálisis Permanente - Adictos a la lujuria



FLAMIN' GROOVIES ON Slow Death



70~90년대 밴드음악과 당시 라이브 실황 영상을 많이 참고하는 편입니다. 당시 뮤지션들의 정점에 이른 의상들을 보면서 많은 영감을 받아요. 스페인 밴드인 Parálisis Permanente의 Adictos a la lujuria 또는 FLAMIN' GROOVIES ON Slow Death 영상을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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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6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폭넓은 시대의 아이템을 큐레이팅하는데, 상품을 셀렉하거나 바잉하는 본인만의 기준이 있나요?


기준을 정해두고 큐레이팅하지는 않고 제가 가진 안목을 믿고 본능적으로 끌리는 아이템을 선별합니다.



6.jpg 알록달록한 땡땡이 무늬가 인상적인 1960년대 코트
7.jpg 몬드리안의 작품을 닮은 1970년대 반팔 탑, 택의 형태와 박음질을 보아 70년대 의류임을 유추함
8.jpg 화려한 비즈로 장식된 1990년대 집시 스타일 볼레로 자켓
9.jpg 마칭드럼스의 분위기를 잔뜩 머금은 술 장식 베스트로 피팅시 핏이 재밌는 크롭 베스트 (라지 사이즈), 1990년대 의류
10.jpg 2000년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핸드 프린팅 탑



Q5 . 제품 바잉을 할 때 특별히 좋아하는 시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레더자켓 입는 계절의 시기를 좋아합니다.




11.jpg ©@marchingdrums_official




Q6. 마칭드럼스의 뼈대가 되는 브랜드 세 가지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실제로 자연 속에서 레퍼런스를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장 사실적으로, 또 자연스러워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같아요.




뼈대가 되는 세 가지 브랜드는, 자체적으로 제작한 마칭드럼스만의 제품과 바잉 제품인 Rockmount Ranch Wear, East West Musical Instruments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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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칭드럼스 자체 제작 상품

옛날부터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어요. 스크랩해둔 것도 많고, 오랜시간 쌓여온 것들을 참고하여 독학으로 포토샵과 일러스트도 배워 로고도 만들고 자체 제작 상품도 만들었어요. 현지 공장과 협업한 제품들이 꽤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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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턴 잡화류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미국의 현지 공장과 협업하여 만든 웨스턴 스트로 햇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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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칭드럼스 뮤직 아카데미 시리즈로 생산된 로고 볼캡은 미국 뉴욕의 햇 메이커 브랜드 뉴 해튼과 함께한 프리사이즈 코튼 캡입니다. 음악적인 것을 녹이고 싶어서 노력했던 시기에 만든 모자입니다.


Rockmount Ranch Wear

해당 브랜드는 미국의 웨스턴 브랜드입니다. 아래 아이템은 음악적 테마가 반영된 옷으로 음표가 직관적으로 보여서 마칭드럼스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제품입니다. 자수 디테일을 가진 웨스턴 스타일의 클래식한 자켓이죠.



16.jpg Rockmount Ranch Wear


East West Musical Instruments

가죽을 패턴화해서 꽃을 형상화한 아이템을 좋아하는데, 이 아이템 또한 그러합니다. 매장에도 오렌지빛이 나는 브라운 가죽 재킷이 있는데, 해당 아이템이 참 매력적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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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jpg 70's USA 커스터마이즈드 패턴의 빈티지 레더 자켓



Q7. 상품 셀렉 판매를 진행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귀여운 곰돌이 인형도 있더라고요.

마칭드럼스의 테마에 벗어나지않는 한에서 매장에 진열했을때 가장 재미있는 상품들을 가져오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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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8. 마칭드럼스에서 나를 가장 닮은 것 같은 아이템은 무엇인가요? 이유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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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하는 제품은 아닌데, 매장에 걸려있는 99년식 리켄 베커 360 기타를 언급하고 싶습니다. 곡 작업을 할 때나 매장에서 제 곁에 변함없이 있어 주는 친구이고, 마칭드럼스를 시작하면서 보여드리고 싶었던 샵의 음악적 테마를 가장 잘 반영해 주는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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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9. 샵 내에 음악적 요소가 많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요즘 특히 빠지신 음악이 있으신가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음악을 했어요. 밴드 활동도 하고 있고요. 어릴 때 캐나다에 다녀왔는데, 그때 사촌 형이 소개해 준 린킨 파크(LA 출신 록 밴드)의 음악에 빠지게 되면서 음악에 발을 들였죠. 그래서 샵에도 해당 무드가 같이 자연스레 녹아드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50년대 현악기로만 구성된 음악인 Percy Faith의 Summer Place라는 곡에 꽂혔어요. Percy Faith는 기존에 있던 유명한 곡을 현악기로 바꿔서 하는 오케스트라 뮤지션인데요. 들어보면 다들 아시는 노래일 거예요.


하나 더 추천하자면, 일본 밴드인 Les Rallizes Dénudés의 Enter the Mirror도 추천합니다.



Q10. 어떤 사람들이 마칭드럼스를 찾아줬으면 좋겠나요?

다양한 형태의 삶의 낭만들을 존중하는 자유로운 사람들이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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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1. 빈티지 입문자들에게 주고 싶은 팁이 있다면? 해외 빈티지 샵 추천도 좋아요.

제 경우를 빗대어 얘기하자면 기회가 되는 만큼 많이 여행해 보고 세계의 여러 빈티지 스토어들을 돌아보면서 그 나라의 사람들의 애티튜드와 입는 방식들을 참고했던 것들이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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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시모기타자와에 있는 jarmusch는 마칭드럼스랑 비슷하기도 하고요. 에디 슬리먼 베이스로 확장된 샵이에요. 그리고 하나 더 추천하자면 오사카의 Furugiya Samantha. 60-70년대 수트 큐레이팅이 좋아요.




Q12. 이길님에게 삶의 낭만이란?

무언가에 미쳐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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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3. 마지막으로, 마칭드럼스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락앤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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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by jentestore 젠테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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