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는 아니지만 내 가족의 일이라 옆에서 지켜본 내용을 토대로 글을 적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동생은 어릴 적부터 시력이 좋지 않았다. 초등학생 때부터 안경을 썼는데 사춘기가 지나고 성인이 되고 나서는 렌즈도 자주 착용했다. 렌즈의 편의성을 알아버린 건지. 렌즈를 자주 착용하게 되면서 눈에 다래끼가 자주 생겼다. 안과에 가면 수술을 권할 정도로 다래끼가 자주 심하게 반복되자, 스마일라식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스마일라식은 일반 라식수술과는 다르게 회복기간이 짧고 통증이 없다고 한다. 통증에 두려움이 있기도 했고, 근무하는 회사에 긴 휴가를 쓸 수 없어 이 방법을 선택했다. 주변에 수술을 받은 친구들이 대부분 성공적으로 시력을 회복했다는 후기를 듣고 안심을 했던 것 같다.
그러나 문제는 병원 선정부터 시작됐다. 주변에 성공적인 케이스가 많이 있는 병원을 선택해야 했는데, 보호자인 누나의 편의를 위해 누나의 집 근처 병원을 선택한 것이다. 인터넷으로 홍보도 잘 되어있고 잠실 중앙, 유명 건물에 있는 안과라 의심 없이 선택한 것이다.
안과에 수술 대기 중인 손님이 정말 많았고 보호자인 내가 같이 가서 설명을 듣기도 했다. 다만 동생도 성인이니 주의사항에 대한 안내를 함께 듣지는 못했는데 이게 정말 아쉽고 후회스럽다.
보통 안구건조증이 있는 사람이면 그 정도에 따라 정밀검사를 실시해야 하고 충분한 상담이 이루어져야 한다.
수술 전 안구건조증이 있음을 얘기했고, 추가 요금 몇십만 원을 더해 안구건조증 완화 치료까지 더해서 수술비를 결제했다.분명 검사도 했고 상담도 받았고, 추가 치료까지 받았는데 결국 문제가 터졌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했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도, 세 달이 지나도, 여전히 시력은 회복되지 않고 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시력이 회복됐는데 잘 안 보인다. 시력은 괜찮은데 난시가 심한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물체가 여러 개로 보여서 모든 상이 선명하지 않다.
심지어 숫자 관련된 일을 하는데 컴퓨터 화면은 빛 번짐까지 더해지니 숫자가 중복되어 보이며 한 번에 명확히 읽히지 않는다. 인공눈물을 넣고 화면을 보라는데, 인공눈물을 넣으면 그때만 반짝(1~2초 정도) 초점이 맞춰졌다가 다시 흐려진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이지?!
다음 진료에는 보호자까지 대동해서 병원을 찾아갔다.
설명을 들어보니 보통 시력 회복에 한 달 반 정도가 소요되고, 사람마다 조금씩 기간이 다를 수 있다고 했다. 기다리자, 기다리자... 그렇게 몇 달이 지난 지금도 수술 직후 그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다. 기다려보라는 말은 뭐였을까.
담당 의사는 수술에 잘못된 점이 없고, 우리가 얘기한 증상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시력이 나쁜 게 아니니 안경으로 교정할 수도 없고 그저 기다려보라는 말만 계속했다. 시력검사를 할 때에도 문제가 많았다. 상이 선명하지 않아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하면 인공눈물을 넣어주고 다시 읽어보라고 한다. 이게 보이는 거 맞아?
한 달 반 뒤, 최종 진료를 받을 때에는 안구건조증 때문인 것 같다며 인공눈물과 오메가 3를 처방해 줬다. 물론 효과는 없다.
지금 내 동생은 상이 여러 개 맺히는 채로 인공눈물을 달고 살며, 안경을 쓸 수도 없이 맨 눈으로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만약 스마일라식 수술 하기 전으로 돌아간다면?이라고 묻자, 그러면 다신 시도하지 않겠다고 한다.
애초에 안구건조증이 심한 사람이면 이런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조금 더 명확히 강조해서 이야기해 줘야 하지 않을까. 안구건조증은 거의 평생을 치료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고 심지어 몇십만 원짜리 안구건조증 케어는 한두 번 받아봤자 거의 효과도 없다. 시력이 개선될 것을 기대하며 약 270만 원짜리 스마일라식 수술을 받았지만 오히려 안경 쓸 때보다 불편한 생활을 하고 있다.
가장 억울한 점은 내 눈이 평생 치료할 수 없게 됐는데도 수술한 안과에서는 해결책을 줄 수 없고, 알아서 안구건조증부터 치료해 보라는 식인 거다. 직접 선택한 병원이고, 수술에 동의했으니 부작용은 환자 스스로가 책임져야 한다. 돈 내고 억울함을 느끼고 싶지 않다면 부작용에 대해 정말 꼼꼼히 따져보길 바란다. 다른 건 몰라도 안구건조증이 심한 편이라면 백만 번 다시 생각해 보시길.
동생은 무던한 성격이고 가족을 배려하기 때문에 크게 티를 내지는 않는다. 하지만 속으론 얼마나 괴롭고 자신의 선택이 원망스러울까. 나였다면 세상이 떠나가라 울고불고 악을 쓰며 여기저기 소문냈을 텐데. 조용히 이겨내고 있는 동생을 볼 때마다 안쓰럽고 화가 나서 브런치에라도 내 심경을 토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