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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드리 Mar 14. 2024

반짝이는 오늘 되세요


3월은 헤어짐과 새로운 만남의 연속입니다.  떠나가는 선생님은 벌써부터 헤어짐의 슬픔보다 새로 가게 될 직장에 두려움으로 걱정이 많답니다. 그런 선생님을 위해 작은 메모를 남겼습니다.


'무지개색 비눗방울처럼 빛나는 선생님의 능력으로 둥실둥실 새로운 곳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토닥토닥 늘 응원할게요. 힘들 때 언제든 연락해요.'


메모를 보고 울컥울컥 한 마음으로 저를 바라보며 고마웠다고 안아주며 퇴사를 합니다.  1년 동안 함께 한 교사가 떠나도 가슴이 아픈데 올해는 입사동기 선생님이 퇴사를 하셨습니다. 교사들에게 말 못 할 고민도 입사동기선생님은 늘 괜찮다. 더 잘하려 하지 마라 말해주었습니다. 내 마음의 공기청정기 같던 입사동기 선생님을 이제 만날 수 없다는 생각에 직장에 가는 즐거움이 반으로 줄어든 것 같습니다.


새로 오는 선생님과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선생님으로 내 마음은 횡단보도에 켜진 초록불 앞에 걸어가지도 뛰어가지 못하고 멍하니 서 있는 것 같습니다. 어디까지 선생님들에게 진심이어야 할까 늘 고민되기도 합니다.  경력이 쌓여 무뎌질 법도 하지만 마음은 늘 그렇지 않나 봅니다. 이런 마음을 표현하지 않아도 나이 지긋한 선생님은 느껴지시나 봅니다.


"원감님 신학기라 힘드시죠. 간식으로 삶은 계란 좀 가져왔어요. 먹고 힘내세요!"


계란 한판만한 걱정을 이제는 내려놓으라고 말씀해 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나이가 들면 대나무처럼 마음이 단단해질 거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잊은 게 있었나 봅니다. 대나무는 높이 자랄 수 있게 단단하지만 바람에 쉽게 꺾이지 않도록 유연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나무의 유연함과 단단함을 함께 지낼 수 있는 마음을 올해는 만들어보아야겠습니다.


선생님 덕분에 반짝이는 오늘이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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