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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컬로 Nov 24. 2022

도자기로 차 맛을 살리고
하동 청소년들을 살리다

하동 청년마을, ‘오히려하동’ 최성훈 청년 이야기

“우리 때는 이런 얘기를 해 주는 청년이 없었어요.”

하동의 다양한 차 ‘맛’, 그에 맞는 맞춤형 찻’잔’
어린 나이에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하여 한동안 서울에 지내며 도자기를 계속해온 청년이 있습니다. 그러다 고향에 다시 내려와 다원이 많은 하동지역에 특성을 보아 각 다원들의 차 맛에 맞는 찻잔을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찻잔을 넘어 하동이란 지역을 하동 청소년들에게 맞는 ‘잔’으로 만드는 데 큰 목표가 있습니다.

청소년들에게 귀감이 되고자 하는 하동의 최성훈 청년 이야기입니다.

'오히려하동' 최성훈 청년

Q 어떻게 하동에 다시 오게 되셨나요?

저는 하동에서 중학교까지 살았고  후로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녔어요처음에는 도자기 배우러 밀양에  4년을 배운  서울에서 3  정도 살았어요다시 하동으로 돌아온  병역 때문이었어요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를 해야 해서 서울이나 부산에서   있는 방법을 찾았지만 결국 제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 하동으로 내려오게 되었어요복무 끝나자마자 바로 떠나고 싶었는데 막상 제대하니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도자기를 만드는 사람인데 생각해보니 도자기 만들기에는 하동이 최적화된 환경이더라고요그리고 제가 떠나 있던 7년 동안 하동이 많이 바뀌었어요이전에 하동은 프랜차이즈 가게 하나   없었고 청년들이 활동할  있는 공간들도 없었는데하동군청에 카페하동이라는  가게가 생기면서 조금 달라졌어요처음에는 ‘카페 괜찮다나도 이런  해볼까?’ 가볍게 생각했는데 그런 가게들이 조금씩 늘어나는  보고 하동의 변화를 느꼈어요

무엇보다 사회복무할   고향 친구(지금의 오히려하동 이강희 대표) 서울에서의 생활이 너무 힘들고  맞는  같다면서 마침 하동으로 내려왔어요그리고 하동에서 스타트업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계속했어요. 어떻게 보면  친구가 제가 다시 나가지 않은 가장  이유일  같아요상상하지도 못한 일들을 친구들이 도전하고 시도하려는 모습을 보면서 가능성을 보게 되고 결국 저도 정착하게 되었죠. 


어떤 모습에서 청년들의 도전과 시도를   있었나요?

하동 청년들의 친목모임이 있는데 우리 이것도  볼래저것도  볼래?’ 이런 대화들이 자주 오고 갔어요그리고 하동의 알려지지 않은 맛집들을 찾아 지도로 만드는  프로젝트성 일들을 계속했는데 여러 사람들이 모여 일들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고 도전에 대한 확신을 얻었어요특히 하동에는 회사가 없고 관광공사 공무원자영업자그리고 농업 하시는 분들만 있어요그래서 하동에서 창업을 시도한다는  자체가 저에게 충격으로 다가왔어요.


어떤 부분에서 하동이 도자기 만들기 적합한 지역이라고 느끼게 되셨나요?

부모님이 지원을 해 주셨지만 기본적으로 하동에서는 도자기 만들기에 필요한 작업실과 가마를 보다 쉽게 마련할  있었어요서울에서 생활할 때는 공방 나가서 직접 흙을 사야 되고 개인 물레도 없어서 순서를 기다리다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거든요그리고 제가 원하는 시간에 작업실을 사용하지 못했고 월세도 계속 내야 되는 부분이 있었죠만든 도자기 또한 판매할 곳이 없어서 지인들에게만 판매하는 상황이었어요

 당시 이강희 대표와 서울생활을 같이 했는데 대표가  상황을 보고 도움의 손길을 주어 사이트 하나를 만들 것을 제안했어요처음엔 준비가 되지 않은  같아 거절을 했지만 오히려  대표가 적극적으로 제가 도전하도록 옆에서 북돋아주어 결국 사이트를 오픈했어요 대표는 이렇게 저에게 항상 좋은 영향을 주는 친구예요. 저는 ‘아직이야라고 생각할    있어!’라고  주면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어요

Q 도자기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중학교 3학년 졸업할  아직   있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없어서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되지?’ 생각했어요근데 하루는 부모님 가게로 가는 길에 문득 도자기나 해볼까?’ 생각이 들어 가게 들어가자마자 말씀드렸는데 엄청 좋아하시면서 허락해 주셨어요그날로  인생이 결정되었다고   있죠


Q ‘오히려하동’ 청년마을과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차들을 돋보이게 해주는 ‘맞춤형 찻잔 제작하고 있어요하동 다원마다 대표하는 차가 있고 향과 맛이 모두 달라요그리고 잔의  종류형태 그리고 느껴지는 무게감이나 온도에 따라  맛이 다르게 느껴져요. 예를 들어 부드러운 차는 곡선 형태가 있고 입에 닿는 ‘’ 부분을 두껍게 만들어 부드러움을  부각할  있어요그래서 단순히 맛보다는 잔과 함께하는 경험이 다르다고 생각해요이번 프로그램에서 방문했던 다원에  내려 주시는 선생님이 계시는데 제가 직접 만든 도자기를 선물해 드렸더니  도자기로 먹으니까  맛이 산다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말씀을 듣고 연결 짓게 되어서 ‘맞춤형  대해 생각하게 되었어요

옛날부터 이런 일들을 하고 싶었는데 제가 내향적이어서 누군가와 함께 협업하는  어려워요지금은 제가 만들기만 하면 오히려하동 청년들이 다른 부분들을 채워줘서 가능해진 부분도 있어요그래서 도재명차 함께 협업하는 기회도 생겼어요.

최성훈 청년 찻잔

프로그램 참여하셨을  어떤 부분이 좋으셨나요?

저는 외지에서  청년들이 많이 신기했어요그림 그리는  청년이 있었는데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핸드메이드 제품 쇼핑몰 플랫폼에서 직접 그린 그림을 판매하고 있더라고요저는 상상도  했어요그리고 서울에서 비영리 단체 운영하시다가 오신 분이 계셨는데 같이 얘기하다가 생각이 너무 깊으셔서 놀랐어요젠더 이슈자립준비청년  사회이슈에 대한 고민들을 나눠 주셨어요그분이 사회 문제 관련 보드게임도 만드셨는데 너무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계셔서 사람이 달라 보였어요

반대로 참여 청년들은 저희를 신기해했던  같아요제가 ‘시간 소멸이라는 주제로 보드게임 동아리를 진행했는데 게임할 때는 재밌게 떠들고 다원에 가면 조용히 차를 내리는 저의 모습을 보며 역시 하동청년이라며 신기해했어요.  청년이 저에게 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는지 물으며 뭐든지 진행해보고 싶다고 해서 옛날부터 밤새서 영화보기 해보고 싶었다고 이야기했어요저는 이런 영화제 경험이 하동에서는 드물다고 생각하거든요그러니까 누군가는 해야 된다면 저라도 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던  같아요. 저의  한마디로 시작되어 결국 저희가 하동에 있는 청년들을 초대해 <꼴딱 영화제> 진행했는데 참여 청년들 모두 만족해해서 너무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하동 청년으로서 하동의 장점을 얘기하자면 어떤  있을까요? 

하동에서는 어떤 것을 해도  최초예요. 아이디어의지용기가 있다면  괜찮은 곳이라고   있어요하동에 있다가 나간 저희 또래 친구들도 아마 저희가 계속 도전하는 것을 보고 용기를 얻어서 다시 돌아오는 친구들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최근에 서울에서 디자인 회사를 다니던 청년이 있었어요잠시 하동에 놀러 왔는데 너무 좋아서 바로 퇴사하고 내려오셨어요. ‘하동에 가야겠다’ 결심하고 ‘하동에서 뭐하지?’ 하면서 검색했을  저희가 했던 작업들을 보게 되었다고 해요그리고 얼마   청년의 친구분도 함께 정착하셨어요.

항상 저희가 ‘하동에 청년을 어떻게 유입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는데 그럴 때마다 항상 사람은 사람이 불러오는  같다 말을 했어요어떻게 보면 하동에서의 저희의 행보가 일조하지 않았나 싶어요앞으로도 이렇게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내려올  기대하고 있어요.


Q ‘밤빵어택 대해 들었어요이와 같이 청소년 대상으로 교류한 경험이 있으신지 궁금해요. 

숲길이라는 단체에서 하동 청소년들과 교류하는 프로그램이 있었어요지리산 둘레길에 위치해 있는 어떤 마을에 가서 하루 이틀 지내며 거기 할머님분들 인터뷰하는 프로그램이었어요그러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중학교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 많이 이야기를 나눌  있는 기회가 있었어요저희가 이것저것 말해주면 신기해해요제가 중학교고등학교 시절에 지역에서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청년이 없었어요그리고  당시 지금  나이  형들은 오히려 하동을 떠나고 싶게 만들었던  같아요그래서 저희는 지금 있는 청소년들에게 적어도 그런 이미지가 되지 말자는 생각을 해요.

고향 하동을 벗어나고 싶지 않은 청소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저희 역할은 하동에 남고 싶어 하는 청소년들이 하동에서의 삶도  다른 대안이   있도록 도와주는 거예요. 사실  친구들도 대학 문제로 어쩔  없이 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그런 친구들에게 귀감이 되고 싶어요. 어디 학교를 가는지 상관없이 저도 이런저런  하면서  살고 있으니까 용기를 가질  있었으면 좋겠어요.


Q ‘카페하동 하동에 영향을 주었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일까요?

제가 19년도 7 하동에 내려와서 ‘카페하동 발견했어요개인 찻집을 젊은 청년이 이렇게 예쁘고  하게 운영하고 있어 저에게 충격으로 다가왔어요그전에 하동에는 프랜차이즈 매장도 없었는데  후로는 조금씩 유입되더니 지금은 그래도   찾아볼  있어요그래서  카페에서 시작된 거라고   있을  같아요.

카페 사장님은 우연한 기회로 카페를 여시고 지금까지 운영하고 계시는데 저랑 감성이  맞아요내부는 원목으로 인테리어 하셔서 너무 예쁘고 아기자기해요 카페를 보고 여기 있는 오히려하동’ 청년들도 저와 같은 생각을 했던  같아요하동에서는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혹은 하려고 하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오픈한 사람을 알게 되고  되는 모습까지 보니 느끼는 것들이 많아요그분도 저희에게 귀감이  거죠.


서울에서의 삶과 여기서의 삶은 어떻게 다른가요?

저는 서울에서의 삶보다 오히려 지금  삶이  바쁜  같아요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은 뭔가 여유가  없어요사람들이 너무 많고 다들 앞만 보고 걸어가요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에서도 출퇴근 시간에 부딪히고 짜증 내는 그런 쳇바퀴 같은 생활 속에서 살았어요그래도  나름 도자기를 만들고 열심히 아르바이트하며 성실하게 살았는데 하동에 내려와서 다시 그때를 회상해 보면  그렇게 살았나 싶어요처음에 문화적인 것들을 누리고 싶어 서울에 갔는데 여유가 없어서 거의 문화생활은 못하고 계속 일과 집을 오가기만 했어요서울에 있을 때는 너무 당연한 생활이라 그게 좋지 않은 삶이라고 인지를 못했는데 하동에서 지내다 보니  시간이 후회가 되더라고요지금은 하동에서 엄청 바쁘지만 여유가 있어요. 

보통 사람들은 귀농귀촌을 하고 지역에 내려간다고 하면 쉬러 가고 힐링하러 간다고 생각해요하지만 생각과 달리 지역은 수도권에서 사는 것보다  치열해요서울은 가만히 있어도 많은 사람들을 만날  있어서 관계가 넓고 정보를 얻기 쉬워요지역은 한정적이니까 꾸준한 자기 PR(스스로의 생각이나 계획·활동·업적 등을 널리 알리는 활동) 필요해 바쁘게 지낼 수밖에 없는  같아요서울에서는 사실 그렇게까지 하지 않았고 지금 하는 것만큼 해야 된다는 필요도  느꼈어요

그래서 저는 서울에서 보다 하동에서  주체적으로 살고 있다고 확실하게 말할  있어요. 오히려하동 프로그램 참여하셨던 청년들도 저와 같은 얘기를 해요. 어차피 바쁜 마음 편한 하동에서 살자라고요그리고 주체적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사람들에게 멋지게 나만의 무언가를 하며 살아갈  있는   하나가 하동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오히려하동' 최성훈 청년

Q ‘오히려하동 한마디로 얘기해주세요.

주체적이다

여기 오시는 청년분들도 설령 본래 성격이 그런 분이 아니셨더라도 주체적으로  수밖에 없다고 말씀하셨어요용기를 한번 가져보세요로컬에서 살아도 괜찮겠다는 용기를요하고 싶은  명확하면 오히려 지역이 나은  같아요. 지역에서 시작하는  자본도 비교적  들고요.


앞으로의 계획 또는 꿈이 무엇일까요?

단기적인 목표는 작업실이 완공되면  공간에서 수강생을 모집하여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하고 개인적인 작품 활동과 판매를 하는 것이에요. 지금 주민분들이  도자기를 가게에 두고 싶다는 분들이 계세요장기적으로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서로 작품과 생각을 공유할  있는 쌀롱 형식의 모임을 운영하고 싶어요. 청년 예술가들과 전시도 같이 열고 도자기뿐만 아니라 그림 그리는 청년나무공예하는 청년 함께 콜라보도 진행할  있는 그런 예술가 집단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히려하동' 최성훈 청년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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