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에서 단연 가장 좋았던 우전. 상해에서 버스를 타고 두 시간 남짓 걸려 가야 하는 곳이라 진입장벽이 높긴 하지만 모두들 한 번쯤은 꼭 가봤으면 하는 곳이다. 나는 우전에서 하루 묵을 계획이었어서 호텔 체크아웃 후 상해 시내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에 우전으로 이동했다.
광동식 딤섬 전문점이다. 상해 내에서도 많은 지점이 있으니 가까운 지점으로 찾아가면 될 듯하다.
✔ 홍미창펀(金莎红米肠)
점도덕 대표 메뉴다. 겉은 쌀가루 반죽으로 만든 얇은 피(창펀)다. 안에 들어있는 새우가 탱글탱글하고 찍어먹는 땅콩소스랑 아주 잘 어울리는 맛이다. 겉은 쫄깃하고 속은 바삭해서 맛있다. 어디서도 먹어볼 수 없는 메뉴라 인기있는 듯.
✔ 샤오롱바오(灌汤麦汁小笼包)
내가 사랑하는 샤오롱바오. 애정하는 마음 가득 담아 초근접 사진(?) 맛있었지만 한국에서도 쉽게 먹어볼 수 있는 평범한 맛이었다.
✔ 시그니처 샤오마이(招牌烧卖)
통새우가 얹어져 있는 딤섬. 샤오롱바오랑 함께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메뉴다. 이것도 개인적으로 조금 평범한 느낌..
✔ 시그니처 새우 딤섬(招牌虾饺皇)
이게 가장 맛있었다. 밀전분으로 만든 피도 쫀득해서 맛있고 안에 들어있는 새우도 탱글하다. 새우가 많이 들어간 알찬 식감이 좋다면 샤오마이를, 쫀득한 식감이 좋다면 이 딤섬을 추천!
✔ 데친 양상추(盐水白灼生菜)
중국 와서 절대 못 잃는 채소.. 오늘도 어김없이 주문했다. 대체적으로 중국 채소 요리는 맛이 강하지 않고 심심한 느낌이라 기름진 음식이랑 잘 맞는다.
✔ 에그타르트(松化鸡蛋挞)
아마 낱개 주문은 안 되는 것 같고 한 세트(세 개)씩 주문 가능하다. 그것도 모르고 두 세트 추가해서 점원 분이 진짜 여섯 개 맞냐고^^.. 한 세트만 달라고 다시 부탁드렸다. 배려 넘쳤던 직원분..
✔ 1호선 上海南站 하차
슬슬 우전으로 이동해 본다. 우전까지는 고속열차나 시외버스를 타는 방법이 있다. 버스를 타려면 상해 남부버스터미널로 가야 한다. 버스 터미널까지는 지하철로 상해남역(上海南站)에 내려서 长途汽车客运南站(South Long-distance Bus station)만 졸졸 따라서 가면 된다.
10분 남짓 걸어서 매표소 도착!
무사히 표 구매 완료! 내 중국어 아직 죽지 않았구나..(?) 우전 서책으로 가는 가장 빠른 버스표로 구매했다. 우전역과 우전 서책역이 따로 있다. 숙박 계획이 있다면 우전 방문자 센터(乌镇游客服务中心)에서 호텔 체크인을 해야 하므로 우전 서책에서 내리는 것이 좋다✔
영어가 안 통하니 중국어가 안 된다면 번역기를 이용하자. 표 구매 시 여권 제시가 필수다.
참고) 우전 버스 시간표
근교라고는 하지만 사실 상해와 우전은 꽤나 멀리 떨어져 있다. 버스로 한 시간 반~두 시간 정도 걸렸다. 승차 시간도 길고 버스도 상당히 낡아서 많이 덜컹거렸다(..) 멀미약 챙겨가길 잘했다.
무사히 우전 도착!
내가 묵었던 통안객잔은 우전 서책 안에 위치한 호텔이다. 감사하게도 원래 예약했던 방이 차도 쪽이라 시끄러울 수 있다며 방을 바꿔주셨다(!) 우전의 야경과 새벽의 고요함을 즐기기에 좋았다.
입구에서부터 자꾸 유혹하더라.. 본고장에서 한 번은 먹어줘야지 하면서 못 이기는 척 넘어감
본격적으로 서책 구경하기. 어떻게 찍어도 절경이다.
경복궁에 가면 한복을 입고 사진 찍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는 것처럼 여기서도 이렇게 중국 전통 복장을 입고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에서 찍는다면 분명 멋진 사진이 나올 테지.
춥고 배고파서 무작정 들어간 식당이었는데 홍소육 맛집이었다(!)
?? : 싱거우면 후추 뿌려 먹어
한국인들한테 엄청 유명한 무튀김. 다들 엄청 맛있다던데 기대가 너무 컸나(..)
필름 돌아가는 소리, 주변 소음들, 그리고 영화 대사들. 우전에 와서 가장 인상 싶었던 순간. 전부 다 낭만이다.
형형 색깔의 불빛이 수로의 물 위로 반사되고 그 위로 천천히 지나가는 배들이 평화롭다. 고요한 수로를 보고 있노라면 시간이 아주 느리게 흘러가는 느낌.
기대 안 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던 조식. 특히 따뜻한 카페라떼가 맛있었다. 조식 먹으면서 친구와 나눈 소소한 대화들이 기억에 남는다. 벌써 4일차라니 시간이 너무 빠르다, 오늘 상해 돌아가면 뭐 먹을까, 에그타르트도 먹자.. 뭐 이런 이야기.
우전의 아침은 평화 그 자체다. 밤의 우전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아침의 고요한 느낌이 더 좋다. 하루 묵길 잘했다.
여유롭게 조식을 즐기는 사람들. 여기서 차 한잔하고 올 걸..
아침에 가니 이렇게 밖에서 채소랑 과일을 팔고 계시는 분들이 많았다. 어느 나라를 가든 시장 구경은 흥미롭다. 여기서조차 알리페이가 가능하다니.. 중국에서 교통수단을 포함한 모든 결제는 알리페이로 했다. 환전할 필요도 없고 확실히 편하다.
친구가 가져온 삼각대 덕분에 이런 사진도 남겼다. 카메라 각도 맞추며 열심히 찍는 우리 제법 웃겨..
차창 밖의 우전 풍경을 뒤로한 채 이제 다시 상해로 돌아간다. 이렇게 우연과 필연을 넘나들며 낯선 세계에 부딪히는 여유가 얼마나 남았는지 곱씹는다. 내일이면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오늘을 더 적극적으로, 여행자로 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