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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선우 Nov 02. 2022

어쩌다 마주친 롹밴드

어제 들은 음악 : July Talk - Guns+Ammunition

사람마다 음악 성향이 다르겠지만, 나는 좀 특이한 편이다. 내 플레이리스트에는 있는 음악은 거의 여성 보컬이거나 연주곡이 전부이다. 희한하게도, 정말 희한하게도 나는 남성 보컬의 노래를 잘 듣지 못한다. 어쩌다 남성 보컬이 들어 있는 음악을 뮤직 앱이 자동으로 골라서 나올라치면 재빨리 Forwad 버튼을 눌러 다음 곡으로 이동시킨다. 남자의 음역대를 듣기 싫어하는 병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봤지만, 그런 병이 있는지는 잘 알 수 없다.


이런 내가, 걸걸한, 아니 걸걸하다 못해 도대체 소리조차 나오지 않을 목에서 억지로 끄집어낸 듯한 남성 보컬의 노래를 듣는 것은 정말 특별한 일 중 하나이다. 10여 년 전쯤 그런 목소리의 노래를 어쩌다 마주치게 되었고 이후 출퇴근 시간에 자주 듣던 그 음악이 바로 July Talk이다.


July Talk이 부르는 노래의 장르는 얼터너티브 롹이라고 하는데, 사실 장르는 전문가가 나누는 것이지 듣는 사람이 나누는 것은 아닐 터. 내가 좋아하면 그뿐 아닌가. 내가 듣는 남성 보컬의 아주 특이한 경우들은 에어 서플라이(Air supply)의 러셀 히치콕(Russel Hitchcock)이라든지, 저니(Journey)의 스티브 페리(Steve Perry)처럼 남성 보컬이면서도 (마이클 잭슨이나 프린스처럼) 조금 높은 음역대의 가녀린 목소리들임을 감안할 때, July Talk은 정말 나에게는 특별한 밴드임이 분명하다.

 

July Talk이 재미난 것은 그런 남성 보컬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남자는 마치 동굴 속에서 걸걸한 소리를 낸다면, 또 다른 여자 보컬이 마치 꾀꼬리 마냥 목소리를 내는, 전혀 롹밴드 같지 않은 신선함이 있었다.  

남자 보컬 피터 드레이매니스(Peter Dreimanis, 라트비아 계열이라 성이 특이하다), 

여자 보컬 리아 페이(Leah Fay), 

기타리스트 Ian Docherty, 

베이시스트 Josh Warburton, 

드러머 Danny Miles(데뷔 멤버는 Eamon McGrath) 

5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캐나다 출신 밴드인데, 보컬 피터가 바에서 노래 부르던 리아를 만나 접근해서 새롭게 만든 밴드가 July Talk이라고 한다. 그 둘의 노래를 들으면 요즘 말로 티키타카의 전형처럼 들려, 어찌 보면 부조화 같으면서도 은근한 조화라고나 할까, 그런 맛이 있다. 무대에서도 둘은 실제 커플처럼 티키타카하는 모습을 많이 보이는데, 실제 커플은 아니라고 한다.


첫 음반을 내고 이후에는 좀처럼 새로운 소식이 없었는데, 4년 후에 한 번, 그리고 또 4년 후에 한 번 앨범을 낸 이후 또 조용했다. (세 장의 앨범은 그해 캐나다 주노 어워드의 올해의 얼터너티브 앨범으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한 달 전쯤 새로운 EP가 나왔다는 뮤직 앱의 알림이 있긴 했는데, 그동안 듣지 못하다 어제야 반가움을  안고 그 음악을 들었다. 신규 EP를 듣자니 이전의 처음 그들을 만났던 기억이 새록 살아나, 오랜만에 그들의 데뷔 앨범 속에 든 노래들을 들었다.


데뷔 앨범 재킷. 마이크부터 티키타카


그중에서 '어제 들은 음악'은 Guns+Ammunition이라는 곡이다. July Talk으로서는 처음 캐나다 싱글차트에 든 곡이기도 하고, 8위까지 올랐다고 한다. 이 노래가 든 뮤직비디오 또한 재미난다. 원 테이크로 찍은 듯한 영상인데, 카메라가 360도 계속 회전하고 그 화면 속으로 밴드 멤버들도 계속 나오는데, 뮤직비디오의 시작과 끝이 같아 무한 반복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재미난 영상이다. (꼭 시작과 끝을 비교해봐야 한다)


뮤직비디오마저 정말 톡톡 튀는 July Talk.


어제 들은 음악 : July Talk - Guns+Ammunition




#어제들은음악 #털보의뮤직메일 #JulyTalk #GunsAndAmmunition #AlternativeR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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