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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도 Mar 10. 2024

죽고 싶어 했던 적이 있었다

돈 걱정 한번 해본 적 없던 나는

준비할 새도 없이, 중간 단계 없이

갑자기 가난을 직면했다.


그 일련의 과정들에 정신이 쏙 빠져 경황이 없었기에,

삶이 벅찬 듯한 한숨이 집안을 가득 채우고 나서야

내 눈앞에 펼쳐진 현실을 제대로 마주했다.


당시 중학교를 막 졸업한 어린 나이였던 난

딱하게도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고,

가족들이 내게 부담을 지우려 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렇다고 덜 힘들었던 건 아니었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야 할 날이 더 많았기 때문에.

나는 그려지지 않는 미래가 너무 암울하고 무서웠다.


평생 벌었던 돈보다 더 큰 액수의 빚을 졌다고 했다.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다.


어려워진 집안사정도 버거웠지만

그로 인한 가정불화가 더 힘들었다.


나는 어디 의지하기는커녕,

어느 날 갑자기 가족 중 누군가 내 곁을 떠나면 어쩌나

그런 현실적인 걱정을 품고 하루하루를 버텨야 했다.


차라리 지금 삶이 끝난다면

캄캄한 내 미래와 우리 가족들을 걱정하느라

울며 지새우지 않아도 될 텐데.


죽는 방법을 찾아보고, 머릿속으로 그려보고,

갑자기 덜컥 무서워져 울어도 보고,

그렇게 고민하며 울기를 며칠이었다.

겁도 많고 아프기도 싫어하는 나는

그런 무서운 생각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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