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일기예보대로 날씨가 정말 추워졌다. 바깥 기온계는 영하 5도를 가리키고 있다. 어젯밤 길고양이 반반이 때문에 현관문을 조금 열어두고 그 틈에 박스조각을 덧대고 아래에 고양이 구멍을 만들었는데, 이 녀석이 밤 12시가 넘도록 나가지 않아 중문만 닫고 현관문을 열어둔 채로 잠자리에 들었다. 나갈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고 날씨가 추워지니 여기서 자겠거니 하며 먼저 잠을 청한 것이다. 꼭 이 녀석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깊은 잠을 못 자고 새벽 5시에 깨어나 현관으로 가니 이미 나가고 없다.
고양이 구멍만큼 열려 있는 곳인 데도 현관 안은 거실과는 달리 매우 춥다. 추운 날씨에 이곳 현관보다 더 따뜻한 곳도 없을 텐데, 결국 나간 것을 보면 반반이에게도 귀가해야 할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나도 예전에는 그랬다. 아무리 늦어도, 술에 취해도 집에는 꼭 들어갔다. 밖에서는 잠을 잘 수가 없었다.
II. 며칠 국물 요리를 해 먹었더니 다시 빵과 커피가 생각난다. 찐빵을 데우고 계란 프라이 1개를 부친다. 바나나 1개, 요구르트 1개를 꺼내고 커피를 내리면 아침 준비가 끝이다. 간단하지만 든든하다. 커피를 들고 거실 밖 정원과 용진진, 문수산을 바라보면 행복감이 밀려온다. 평화로움도 함께.
실제 바깥 기온은 매우 낮지만 유리창을 통해 보이는 잔디밭의 햇살은 따뜻하다.
평소 흉물처럼 보이던 염하강 건너편 태양광 발전 패널들도 오늘은 햇빛을 받아 그렇게 괴기스럽지 않고 그런대로 괜찮아 보인다.
엊그제 가져온 기타로 테스형을 좀 더 연습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