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마음을 찾아 나서는
아 좋다, 코 끝에 걸려있는 프리지아의 진한 향기가
아 좋다, 커피 향기 고여있는 베란다 문 열 때마다
아 좋다, 재즈이즈 에브리왜얼 최근에 올라온 플레이리스트가
아 좋다, 오랜만에 멸치,마늘,참기름 넣고 끓인 엄마의 레시피 김치찜이 끝내줘서
아 좋다, 식사 후 곧바로 마친 설거지가 개운해서
아 좋다, 책상 한끝에 쌓아놓은 책등을 보기만 해도 똑똑해지는 느낌이
아 좋다, 웬만큼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포근한 날씨가
아 좋다, 추리닝에 슬리빠 질질 끌며 동네 한량처럼 돌아다닐 수 있는 시간이
아 좋다, 번뜩 떠오르는 아이디어 메모장에 차곡차곡 모으는 재미가
아 좋다, 미리 데펴놓은 온수매트에 쏙 들어가서 잠드는 순간이
아 좋다, 순간순간 알아차리고 소중히 여길 수 있는 오늘의 마음의 여유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마음을 자꾸만 찾아가는 연습을 해야한다.
자꾸만 뭐가 되어야 하고, 성과를 내어야 하고, 조급해지는 빠듯한 일상 굴레 속 어떤 물체를, 공간을, 시간을, 느낌을, 대상을 좋아하는 그 마음을 잃어버리면 삶이 얼마나 팍팍할까?
언제나 발뒤꿈치에 매달려 떨어질지 모르고 순식간에 잠식당하고야 마는 불안, 걱정, 초조함의 반복에 방향을 잃어버릴 때, 좋아하는 마음을 다시 따라가면 되지 않을까. 요 근래에 입술이 자꾸만 삐죽 튀어나오고 미간이 찌푸려질 때에 좋아하는 마음 저장소에 먼지가 내려앉아 있지는 않은지, 텅텅 비어있지는 않은지 점검해야 할 바로 그 타이밍이다. 지금
자꾸만 좀먹는 마음 말고, 좋아하는 마음.
아아 …
반 정도 피어난 프리지아 향기에 취한 사람의 좋아하는 마음을 찾아 나서는 사람의 애찬을 여기서 일단락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