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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van shim Jul 19. 2024

왜 그리 격노가 많아

(휘발유도 참는다)

 

분노조절이 말대로 쉽지는 않다

 

요즘 신문 방송에 VIP격노가 많이 들린다분노는 제조자 본인에게 향하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외부를 향한 방향성을 가진다스스로의 행동과 사고가 언제나 정당하다고 판단한 사람에게 자주 발생된다내가 그중  사람일  같다.  TV 토론을 보다라도 항상 반대성향의 패널들이 자기의 주장을 열심히 외치고 있다대화로써 자기주장을 하는 여기까지는 이성적 선이다가끔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말대신 주먹으로 싸움을 하는 지경에 이른다언론 또한 여기에 참여한다


신문 논설은 구독자들에게 그들의 판단은 언제나 정당하다는 스스로 무오류성을 가졌다고 자기 매김해 버린다그들은 직접적인 분노의 표현대신 매우 고상한 합리화로 자기의 주장을 펼친다마치 신처럼 판단하려는 거대한 오류이다개인도 그러하고 어떤 조직이나 국가 운영체계도 이에 벗어날 수는 없다분노는 도처에 보인다우리 주변에서 기사에서 방송에서 보인다실제와 달리 그들은 쇠망치를 들지 않은 것만 다르다.

 

나의 기본적인 페르소나는 타고난 성질이 급하다어릴  옆집에 계시는 아저씨  분이 나의 별명을 휘발유라 하셨다휘발유는 위험품이다스스로는 발화할 능력은 없지만 옆에서 작은 불씨와 결합하면 이내 무서운 화재로 발화된다 스스로도 문제점을  인식하지만 조절은 쉽지 않다조심하자 하면서도 그러한 기본 성향은 나이가 들어도 별로 개선이 안되었다


며칠 전 마을버스를 탔다. 운행하는 종점에서  탓에 차 안에는 나와 다른  분이 탑승하여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여기에서는 항상  10여분 정도 기다리다가 출발을 한다마을버스는  기다리는 시간에 기사님이 차 안을 내부점검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차내를 한 바퀴 돌아보며 손님들이 버린 휴지나 유실물도 체크하는 것이다그 다음에 그는 고압 공기압을 이용하여 운전석 주위를 청소를 하였다통상 공기로 먼지를 털어내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그런데 그날은 제법 오래 청소를 하는 것이었다. 


운전석 주위를 공기로 불어 먼지를 털고 운전석 주위 구석구석 모두 청소를 하였다바닥은 물론 운전석과 창틀의 먼지도 털어내는  작업이 오래 걸렸다비산하는 먼지는 눈에는 보이지 않으나 공기로 불어내는 소리가 커 상당히 거슬리게 되었다집에서도 먼지를 털려면 실내 창문을  열고 가족들이 모두 출타한 이후에 주부들이 진공청소기를 돌린다 외부로 불순한 먼지를 빼내는 통로를 만들어주고 작업을 하는 것이다.

 청소가 끝나겠지 하며 참다가 드디어 내가 참견을 시작했다.


청소를 하려면 사람이 타기 전에 하던지문을  열고 하던지 해야지요사람들이 타고 있는데 이리 청소를 하면  먼지는 어디로 갑니까” 하는 소리를 냅다 지르고 말았다 말을 듣고 기사님은 답을 했다. “앞문을 열고 하잖아요” 나도 다시  말을 받았다나도 상당히 주제넘게 선생님처럼 말한 것이다. “여보세요올바른 소리 하거든 그냥 ‘’ 하고 말하세요그럼 끝나요” 나를 향해 처다 보는 그의 얼굴이 별로 긍정적이지 않은 것이 보였다이것으로 그와의 대화는 끝이 났다


차는 이내 출발을 했다언제 그런 일이 있었는지   없이 다른 많은 사람들이 타고 내리는 작업을 했다기사님은 신호체계를 보며 열심히 안전운전을 했고 나도 차창 밖을 보며 주위와 여러 가지 생각에 빠졌다각자 자기 일을 하기 시작했다


다른 사례 하나를  첨가해 본다

나는 빌딩 주차장에서  길을 바로 주행하고 있었다그런데 갑자기 반대쪽에서 멋진 페라리 승용차가 급히 나타났다정말 깜짝 놀라서  브레이크 페달을 밟은 후에 정말  센티차로 서로 충돌을 막았다상대차는 진입해서는 안 되는 길로 들어선 그의 실책이다분노를 억제 못했다. 


바로 막말이 나왔다. “야, 이 자식아.  따위로 운전을 하고 있어” 하는 욕을 발설했다 젊은 이는 자기의 잘못은 의식하지 못하고  욕을 하느냐고 따졌다서로 나와서 삿대질을 하고 싸움 일보직전까지 갔다한참 실랑이를 하고 나니 앞뒤에 차들이 줄줄이  있었다다른 기다리는 차량들 때문에  이상 싸움을  수가 없었다

source, unsplash





어떤 책을 보니 좀 거친 상대와 말을 할 때 이래 해 보라고 충고하는 내용이 있었다. 상대가 일단 거친 말을 해 와도 절대 바로 응대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 대신 먼저 웃은 후에 말을 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직설적인 말보다 간접적으로, 의문형으로 물어보라는 것이다. “you, Just do it” 보다 “이렇게 하라는 말인가요?”라는 의문형 방식이다. 


원 내용이 영어 표현으로 있어서 그대로 영어식 표현을 보면 이러하다. 상대에게 대화를 하거나 충고를 할 때도 절대 direct 하게 표현을 말고 indirect 혹은 의문형으로 하라고 하였다.


I am thinking ---, what do you think?  나는 이리 생각하는데 당신은 어찌 생각하는지요?

How do you feel ---?  이러이러한 것을 어찌 느끼는 지요?

If I were you,---.   내가 당신이라면 이렇게 하겠습니다

What would you ---?  이것에 대해 어찌하실 생각이지요?


전술한 나의 분노 시에 상황을 복기해 보고 이렇게 했으면 싸움 일보 직전까지는 가지 않았으리라 생각이 든다. 영어식 표현대로라면 마을버스 기사님에게 먼저 웃음을 보이며 이리 말해야 헸을 것이다. “기사님, 그 먼지는 제가 다 마시고 있는데 기사님 생각은 어떠신지요?” 또는 “저 같으면 손님들 다 내리고 나서 사람 없을 때 청소 하겠습니다”


젊은이와의 주차장 분노도 달리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충고대로 따르면 이때도 먼저 웃으며 말해야 하라는 것이다. “선생이 진입로를 잘못 들어온 것 같은데, 어찌 생각하시지요?” 또는 “제가 선생 같으면 이때는 미안하다 할 것 같은데 같은 생각이시지요?”  


하하, 

하기야 이리 말하면 절대 싸움까지는 갈 수가 없을 성싶다. 반대로 생각해 보자. 지금은 분노가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 글을 쓴다. 가장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순간이다.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거나 순간적인 분노가 발생하면 과연 이 매뉴얼대로 웃으며 잘 될까. 쉽지 않은 상상이다. 그러나 세상에 쉬운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어려운 것이니까 이리 이리 하라고 advice 가 생기는 것 아닐까요.


분노는 사실 순간적 카타르시스를 찾고자 하는데 오히려 나를 더 망가뜨리는 효과를 준다. 순간을 이기지 못해 만들어서 발사한 분노는 부메랑처럼 다시 나에게 온다. 그리고 분명히 나를 피폐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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